[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51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싶을 땐 죽음을 생각하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저자 : 김영민 / 출판사 : 어크로스/ 정가 : 15,000원 민족 최대의 명절을 지내면서 스트레스 심한 건 주부만은 아니었을 터. 진작 전 국민이 읽었으면 하는 멋진 글이 있어 소개한다. 바로 김영민 교수의 칼럼인 <“추석이란 무엇인가”를 되 물어라>. 취직은?으로부터 시작해서 결혼, 자녀 계획, 하다못해 남의 살덩이까지 다이어트 운운하며 관리하려 드는 친척들에게 멋지게 한 방 날려 줄 수 있었을 텐데. 반문과 비틀기, 날렵한 유머와 자유로운 사유로 일상의 진부함을 타파하며 본질을 향해 다가가는 김영민 교수의 첫 산문집. 책 제목이기도 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부터 ‘새해에 행복해지겠다는 계획은 없다’, ‘결혼을 하고야 말겠다는 이들을 위한 주례사’, ‘추석이란 무엇인가’까지. 신선한, 동시에 묵직한 질문들이 일상을 파고든다. 하루의 시작을 여는 아침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라니? 얼마나 심각하고 무거운 설교를 하려는 거야?라는 생각은 접어두시라. 지루할 것만 같았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햇 빛 유이우 모두 다 손을 잡고 뛰어내렸다 얼굴 가득히 고개가 아픈 옥상 호시절이 저 멀리 기차처럼 지나가고 청바지 같은 하늘 속으로 기적이 걸어나가지 않아도 산책이 많은 몸이었습니다 도착할 거라 믿었던 발도 없이 우리들은 늘 세상 속이었고 커지며 사라지며 세상을 고요하게 살아내기 시작했다 유이우 시인의 첫 시집『내가 정말이라면』은 독자를 당황하게 한다. 그녀의 시는 다르다. 달라도 한참 다르다. 그 다른 것이 이 시인의 매력이다. 그녀의 시에는 시론의 어느 덕목도 숨어 있지 않다. 시론의 낡은 틀에 얽매이기를 거부한 시, 기존의 시집과는 다른 곳에 놓여지기를 꿈꾸는 시가 그녀의 시세계다. 제목을 향해서 시문이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녀의 시는 서로 엇나가는 이미지들을 보여준다. 이미지와 이미지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메시지가 형성되게 마련인데 그녀의 시에는 그러한 운동성이 없다. 어디에서 감동을 건져 올려 신문지면을 채울지가 문제다.「햇빛」은 그나마 작은 감동이라도 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어린 날의 기억은 옥상에 머문다. 내려다보면 뛰어내리고 싶은 옥상에서는 저 멀리 호시절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그 시절, 하늘은 청바지처럼 진한 코발트빛이었을
[용인신문] “독서. 20 vs 80의 사회. 리처드 리브스. 상위 20%가 기회를 ‘사재기’하며, 하위 80%와의 격차를 넓히고, 그것을 세습하는…, 그런 미국사회를 진단하며, 처방을 제시. 고민하며 읽습니다. 국내에 이미 소개된 로버트 퍼트넘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 이낙연 국무총리가 9월 13일 SNS에 올린 글입니다. ‘미국사회’를 ‘한국사회’로 바꾸어도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황윤미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용인시가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용인8경 선정자문단’을 구성, 올해 2월부터 자문단 회의와 현장답사·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용인8경을 재정비했다. ‘용인8경’ 재정비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환영한다. 이제 ‘용인8경’은 △1경:석성산 일출(동백동) △2경:광교산 사계(신봉동) △3경:기흥호수공원(공세동) △4경:용인농촌테마파크와 연꽃단지 △5경:용인자연휴양림(모현읍) △6경:조비산 조망(백암면) △7경:가실벚꽃(포곡읍) △8경:어비낙조(이동읍)로 새롭게 태어났다. 본 기자도 참여한 선전자문단은 오랜 시간 토론과 현장답사 등을 거쳐 기존 8경 중 곱든고개와 용담조망, 선유대 사계, 비파담 만풍을 제외지로 결정했다. 대신 새 후보지 가운데 기흥호수공원, 농촌테마파크와 연꽃단지, 용인자연휴양림 등 세 곳을 추가 지정했다. 용인8경은 2003년 처음 제정되었으니 16년 만에 재정비된 것이다. 용인은 전국에서도 가장 빠른 도시환경 변화를 겪었다. 인구는 무려 3배 이상 급증했고, 지도가 수차례 바뀔 만큼 변화를 거듭했다. 그 결과, 재정비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제기되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관광자원들도 많이 생겨났다. 용인8경을 처음 기획했던 2002년 당
[용인신문] 한 달 전 이 공간에 이렇게 썼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과 단절하는 조치(장관 지명철회 또는 자진사퇴)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게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구호에 어울리는 행동이다. 그걸 못한다면 대통령의 ‘정의’는 가짜일 뿐이다.”(8월26일자 칼럼 ‘문재인의 정의, 조국을 피해 간다면 가짜다’의 한 대목) 조국의 위선과 표리부동에 국민이 얼마나 큰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하는지를 전하면서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칼럼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민의를 배반하는 결정을 했다. 조국의 불법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궁색한 논리를 내세워 지난 9일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대통령이 주장해 온 공정과 정의가 거짓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광고하는 우매한 선택을 한 것이다. 대통령이 민심을 우습게 여긴 데 따른 후과(後果)는 독이 되어 그에게 돌아가고 있다. ‘문빠’로 불리는 맹목적 지지층을 뺀 다수의 국민 사이에선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거냐. 이번엔 결코 묵과할 수 없다”는 등 분기탱천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국민 분노의 온도계가 올라가는 것은 여러 여론조사로도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그에 대한
[용인신문] 추석이 지났다. 어스름이 일찍 내려앉기 시작했다. 탄천을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어느덧 횟수로 3년. 늦은 나이에 단국대학교 대학원을 다니기 위해 용인으로 이사를 왔다. 7년 전.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공부하던 중이었다.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병 때문에 5년이라는 시간을 병과 싸워야 했다. 다행히 약으로 치료되었지만, 약의 부작용은 사람(여자)으로서 견디기 힘든 심적 고통을 안겨주었다. 얼굴은 호빵맨이 되었고, 머리카락은 다 끊어졌다. 건강과 함께 나의 40대가 사라졌다. 나의 배움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시간이었다. 가을 단풍이 예쁘게 내리는 날. 딸 아이가 내 손을 잡았다. “탄천 걸어 볼까, 엄마.” 밖의 공기는 시원했다. 천천히 아이의 손을 잡고 걸었다. 탄천 변으로 내려가는 길의 벚나무에서 단풍 비가 내리고 있었다. 붉은 노을과 함께하는 용인의 탄천은 장관을 연출했다.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피어 있었고, 매미 소리가 조그맣게 들렸다. 하천에는 물고기들이 가득했고 유유히 걷고 있는 왜가리의 모습은 여유로웠다. 산들바람에 갈대와 억새풀이 하늘거리고, 창포, 애기부들, 줄 등 수생식물이 즐비했다. 탄천 변에는 이름 모를
[용인신문]얼마 전 부산에 살고 있는 용인 출향인사들을 만났다. 이따금 고향 용인을 찾아올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했다. 자가용보다 고속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그들의 한결 같은 소망은 기존 공용버스터미널 이전과 버스노선 개선 요구였다. 부산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목적지인 집은 처인구에 있는데, 왜 기흥구 수원·신갈IC를 거쳐서 되돌아와야만 하느냐는 볼멘소리다. 대부분의 상행선 버스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다. 그런데 서울방면 기흥IC를 지나 수원·신갈IC로 나오기 때문에 무려 1시간 이상을 되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상하행선 진출입로인 수원·신갈 IC 옆 신갈오거리 인근 버스정류장도 간이버스정류장에 불과하다. 그나마 만들어진 임시정류장도 고속도로 밑이라는 웃지 못 할 진풍경이다. 100만 도시의 교통인프라라고 하기엔 믿지 못할 일들이다. 기존 처인구 용인공용버스터미널에는 공항·고속·시외·시내버스까지 4종류가 수십·수백 개의 도시와 마을을 오가고 있다. 다행히 서울과 수도권을 드나드는 광역버스는 명지대, 단국대, 경희대 등 대학캠퍼스 부지를 터미널 겸 종착지로 이용 중이다. 반면, 서부권의 분당선 연장선 전철과 경전철 환승으로 미흡하나마 전철시대가 개막됐다. 이
[용인신문]
[용인신문] 용인시민청원은 용인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두드림’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용인신문 편집국 자체 검토를 통해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용인신문사에 보내준 민원성 글도 게재 가능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10년 전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아이들을 키우고자 지금 사는 수지구 신봉동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풀 내음을 맡으며 잘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전기톱을 사용해 멀쩡한 아름드리 나무을 베어내더니 산을 깎아내어 힐스테이트란 이름의 아파트를 짓고 있습니다. 용인시는 이 아름다운 광교산을 깎아서라도 아파트를 짓는 부지로 이곳을 팔아야했을까요. 절대 하지 말았어야합니다. 나무를 심어 가꾸기에도 부족한 우리인데 이런 산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다니... 산새소리와 풀 내음은 없어지고 이제는 아침에 눈도 뜨기전에 공사소음과 분진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더구나 이제는 산 아래의 돌을 폭파하는 발파작업까지 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는 것인가요? 진짜 용인시가 사람중심이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저를 비롯한 저희 주민들은 용인시와 삼호. 현대건설을 강
[용인신문]춘추시대 진(晉)나라 영공(靈公)은 7세 나이에 제위에 올랐으나 실권은 조(趙)씨 집안에 있었다. 20세가 되었음에도 조 씨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던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방탕이 고작이다. 자신을 권좌에 앉혀준 1등 공신 조돈은 상국의 지위에 있으면서 간언을 넘어 통제 하려고만 했다. 분노한 영공은 조돈을 죽이고자하나 번번이 실패한다. 영공의 끊임없는 살해 음모에 위기를 느낀 조돈은 마침내 국경까지 도망하는데 성공한다. 국경만 넘으면 더 이상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으리라 하고 넘으려는 순간 병권을 쥐고 있던 사촌 조카인 종제(從弟) 조천(趙穿)의 역모로 영공을 복숭아밭에서 살해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국경을 넘을 이유가 없어진 조돈은 궁궐로 돌아와 상국으로서 업무를 보는데 태사(太史) 동호(董狐)가 국가 기록 문서에 이렇게 필주(筆誅)<붓으로써 벌을 내림>한다. 조돈(趙盾) 도원(桃園)에서 주군 진영공 이고(夷皐)를 시해하다. 조돈이 기겁하며 삭필을 요구하자 동호 왈, “대감께서 직접 영공을 시해하지는 않았지만 대감은 상국의 지위에 있었고, 국경 안에서 있었으며 영공이 살해 됐다는 소식을 듣고 궁에 와서는 범인도 처벌하지 않
[용인신문] 역사적 경험은 모두 다르다. ‘진상’과 ‘왜곡’은 경험을 말살시킨다. ‘나의 경험은 역사지만, 너의 경험은 사건이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객관화된 역사가 아니다. 그러므로 기자들도 알리라. ‘진상을 조사 중이다’라는 기사는 ‘밝힐 진상이 없다’는 것을. 콜링우드는 역사를 ‘가위와 풀의 역사’라고 정의했다. 과거에 관한 모든 것이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처럼, 역사적 사실은 역사가의 선택과 해석의 과정을 통해 비로소 역사가 되는 주관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기사화된 모든 글도 각각의 위치에서 쓴 것이다. 쓰인 모든 글이 진리도, 진실도, 사실도 아니다. 글은 소비재일 뿐이다. 간직해야 할 보물이 아니다. 사용자인 독자가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도구로 이용된다.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지식을 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장차 사는 대로 생각한다.”라는 폴 발레리의 생각에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다. 목적을 분명하게 밝힌 글이든, 정치적 목적이 없는 듯 쓴 글이든, 정치적 목적이 존재한다. 글을 쓴 이유는 효과를 위해 쓴 것이다. 데스크의 압력이든, 쟁이의식 이든 간에.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한 확인은 뒷전으로 갈
[용인신문] 서울에서 분당으로, 분당에서 용인 수지로 이사 온지 벌써 20여년이 다 되어간다. 타지에 살면서도 친구들과 또는 혼자 드라이브하면서 봄이면 호암미술관 벚꽃길을 찾았고 가을이면 에버랜드 단풍길을 찾았었다. 가까운 곳에 이토록 아름다운 갈 곳이 많다는 것에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돌아오는 길에는 어김없이 용인의 다음을 기약하곤 했던 것이다. 산과 숲이 많은 아름다운 용인의 자연환경은 팍팍한 도시에 살던 사람들에게 영원히 살고 싶은 곳으로서 끌리는 매력이 대단하다. 이런 자연 환경은 나의 삶도 크게 변화 시켜놓았다. 들어 올 때는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들어왔었지만, 가부장적인 가정의 아내로 살아오는 동안 잃어버렸던 자아와 열정을 돌려주고 수 십 년을 거슬러 올라가 나를 깨우쳐 온전하고 큰 의미인 문학과 시를 찾아주고 나의 감성을 따뜻하게 품어 준 곳이다. 그 중심에는 잠깐 바람만 쏘이고 와도 좋을 곳, 발길 닿는 곳곳의 명소인 에버랜드 가는 길과 갖가지 테마파크와 휴양림,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자작나무 찻집 가는 길 등의 서정적인 풍광과 도시하고 가까우면서도 옛 고향에 돌아와 있는 듯, 인정과 배려와 따뜻함이 몸에 밴 따뜻한 용인사람들이 있다. 용인수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