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구두 신영배 버려진 날에는 집을 지나 더 걸었다 발은 백지가 되었다 물을 건넜다 구름을 딛고 나무에 매달렸다 몰에 빠져 죽은 여자를 오래 들여다 보았다 새들을 따라 날았다 모래 언덕 위에 앉았다 백지를 읽었다 더 걸었다 뒤꿈치가 부풀었다 다 갈었다 물집을 키웠다 밤을 기다렸다 떠올랐다 신영배는 2001년 『포에지』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그녀의 시세계는 여성성의 섬세한 세계를 독자들에게 제시했었다. 여성적인 감각과 상상력은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거느려 왔던 것이다. 그녀의 시에 나타나고 있는 키워드는 물, 그림자, 몸, 소녀, 달 등이다. ‘달 구두’는 달과 구두라는 의미다. 달은 여성성의 상징으로서 걷고 있거나 날아다니거나 앉아 있어가 들여다보는 시적화자를 비추는 역할로서의 달이다. 달은 어둠을 밝히는 신성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달빛 아래 드러난 물에 빠져 죽은 여자는 죽은 자의 모습이 아니라 잠든 자의 모습으로 읽힌다. 시적 화자의 다른 모습인 것이다. 구두는 여자를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역할로서의 구두다. ‘더 걸었다’는 문장은 뒤꿈치가 부풀었다는 문장을 이끌어낸다. 걷는 것이 운명인, 물집을 키우는 여자는 자학의 고통을 즐기는 여자다.
[용인신문] 정치란 상대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행위이다. 그래서 정치는 정쟁까지는 할 수 있어도 전쟁까지 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누군가가 반드시 죽어 나가야 끝나는 곧, 이긴 자가 진자를 죽여야 속이 시원한 전쟁의 시대로 돌아갔다. 지금은 아얏 소리도 못하는 이정현이라는 국회의원이 있다. 흔히들 탄핵 대통령 박근혜의 복심으로 불리는 그런 자였는데 그가 한창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없고 뭐라도 된 양 안하무인격으로 나설 때 이런 말이 뉴스에 떴다. “내손에 장을 지진다.” 그러나 우문인지 몰라도 손가락에 장을 지졌다는 말은 아직 못 들었다. 요즘에는 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께서 느닷없이, 그것도 뜬금없는 죽을 각오로 단식 투쟁을 한다고 한다. 국민을 위해서 할 일이 산같이 많은 이때에 한가롭게 밥이나 굶겠다니 물론 죽을 각오까지는 할 수 있다. 그보다 더한 각오인들 못하랴마는 문제는 실천이다. 전에 김 아무개의원인가는 뭐가 그리 억울했던지 씨도 안 먹히는 일로 단식투쟁 어쩌고저쩌고 하며, 눈먼 강아지 지푸락 잡아당기듯이 호들갑 떨었다. 혹자가 보기에 그런 모습이 오죽 꼴사나웠으면 툭 쳤다고 한다.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테러
최은진의 BOOK소리 155 어느 사이코패스의 사랑 무니의 희귀본과 중고책 서점 ◎ 저자 : 캐럴라인 케프니스 / 출판사 : 검은숲/ 정가 : 14,300원 [용인신문] “좋아하는 건 소유해야 하는 거야. 단순하고 당연한 사실이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너(You-원제)”에 대한 사랑. 한 사이코패스의 집요한 집착을 매혹적으로 그려낸, 섬뜩하리만치 치밀한 이 소설은 자연스럽게 영화 「미저리」를 떠오르게 한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것이 진리이건만, 한 방향으로 늘 넘치는 것이 또 사랑 아닌가? 집착과 스토킹으로 타락해 버리는 사랑의 부작용은 살인이라는 범죄로까지 이어진다. 정점의 순간에 숨막히게 스토리를 끊어주는 저자의 밀당 실력 덕에 숨 쉴 틈없이 읽힌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토리 전개와 책에 대한 지적 유희가 가득하다. 뉴욕 맨해튼의 ‘무니의 희귀본과 중고책 서점’에서 일하는 조.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는 벡에게 한눈에 반하고, 조를 둘러싼 모든 세계가 벡를 중심으로 돌기 시작하면서 공포와 비극은 시작된다. 벡의 스마트폰과 SNS를 파헤치고 이메일 도용을 통해 그녀의 모든 것을 알아내는 조. 그녀도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어버리는 착각과 상
[용인신문] 내 어릴 적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지만 지금은 27년 째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현재는 국공립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나는 장애아통합반을 개설한 후 유아교육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처음엔 장애아동 6명을 일반 아이들과 함께 통합보육을 시작했다. 운영에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벌써 8년이 지나가고 어느 새 나는 장애아통합 교육의 전도사가 되었다. 해마다 신입생 부모님들과 기존 부모님들이 모여 간담회를 하면서 학기를 시작한다. 다양한 사연으로 장애아가 되었다는 이야기와 그 어려움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서로의 모습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통합어린이집 운영에 더욱 정성을 다하게 된다. 미국의 어느 작은 마을은 장애아이가 태어나면 온 마을이 움직인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 용인시는 전국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장애아통합시설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단언컨대 전국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 우리 용인시이기에, 모두 부러워 한다. 솔직히 교육자들조차 장애 영유아의 교육엔 관심이 없다. 갈수록 발달 지연이나 자폐 성향의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아울러 장애아동과 비장애 아이들이 함께 교육을 받으면 장애를 바라보는 아이
[용인신문] 21대 총선이 불과 1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대내외적으로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무례한 방위비 인상 압박과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 등 한미일 공조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중국과의 갈등도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 동맹국이라고 자처했던 미국과 일본의 치졸한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의 압박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진퇴양난 국면이다. 그럼에도 머리를 맞대고 국난을 극복해야 할 국회는 여전히 공전 중이다. 과연 우리나라에 국회의원들이 필요한지, 왜 젊고 능력 있는 국회의원들이 쇄신을 요구하며 출마 포기를 선언하는지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용인의 정객들도 많지만 국민과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은 별로 없는 듯하다. 20대 국회에서 당선된 4명의 국회의원 중 이미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한 상태고, 민주당 표창원 의원마저 불출마를 선언해 21대 총선 출마 현역의원은 2명으로 줄었다. 이 두 사람도 경선에서 이겨 공천이 확정되었을 경우에 출마할 수 있다. 21대 총선에 출마하여 용인시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국
[용인신문] 국민권익위원회는 매년 전체 27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패방지 시책을 평가한다. 지난 2002년부터 매년 공공공기관의 반부패 활동노력과 성과를 평가하는 이 제도는 국가 및 공공의 반부패 청렴실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현대 사회의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임과 공공기관의 청렴 및 그 노력의 중요도를 나타내고 있다. 청렴(淸廉)은 사전적으로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 정의하고 있다. 과거나 현재의 중요한 의제로 조선시대엔 ‘청백리’ 제도를 통했고 현 정부에서는 대한민국 청렴로드맵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 법) 등을 통해 청렴실천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임직원의 비리나 부패행위를 24시간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레드휘슬 헬프라인’ 운영과 전사적으로 내부직원 청렴교육을 통해 자체 청렴활동을 강화해왔다. 또 구성원의 반부패인식 제고 및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해 9월을 청렴의 달로 운영하고 청렴시민감사관 감사 참여 및 제도개선 권고사항을 적극 수용하는 등 청렴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관협력형 부패방지체계를 강화했다. 그 결과 국민연금공단은 앞서 말한 국민권익위원회가 평가하는 ‘
[용인신문] “신하인 탕이 천자 걸을 추방했고, 신하인 무왕이 천자 주를 토벌했다고 하던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라며 제나라 선왕이 물으니 맹자가 “옛 문헌에 그렇게 쓰여는 있지요.” 라고 답한다. 그러자 선왕이 의아해 하며 이렇게 말한다.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는 것이 가능합니까? 여기서 맹자는 군주필부론을 펴는데 인을 해치는 사람을 적賊이라 하고, 의를 해치는 사람을 잔殘이라 하는데 잔적한 자를 일개 필부라 말하지요. 일개 필부인 주를 주살했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임금을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지요.” 양혜왕장구하8문장의 이 기록은 군주라도 군주 노릇 제대로 못하면 필부로 죽어갈 수 있다는 그 옛날 호랑이 담배 물던 시대에도 그 정도는 했다는 말인 셈이다. 불과 몇 해 전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현직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그 이면에는 국민을 위해 써달라고 부여한 권리를 올바로 사용하지 못한 결과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인 것이다. 임금과 신하 위 아래가 각각 자기의 직분을 다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의 출발점이라고 맹자는 명토박는다. 어떤 정치인이 있었다. 맹자가 “지역구를 돌봐야하는데 지역구는 버려둔 채 중앙 정치판에 가서
빛에 관한 연구 하재연 초가 완전히 녹아버린 후 촛불의 빛은 어떻게 되었는지 일요일의 흰빛이 월요일 쪽으로 사라져갈 때 빛이 사라진 지구가 혼자 돌고 있는 밤을 생각한다. 지구는 그때부터 처음의 방식으로 고독해지겠지. 굿바이, 하고 인간들에게 인사를 하고 정말로 우주적 회전을 하게 될 것이다 빛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묻지 않고 빛이 어떻게 사라지는지 연구하는 사람들을 사랑한 적이 있다. 그도 빛과 함께 사라져서, 우주적인 안녕을 해야만 했고 나는 다시 먼지처럼 이곳저곳에 묻어 있다가, 쓱 닦이곤 했다 흘러넘쳤던 빛의 입자들은 공중으로 높이 올라가다 생각난 듯 한 번 반짝였다. 그리고 나서는 영원히 보이지 않는 음이 되어 세계의 투명한 공기를 짙게 한다 하재연은 2002년 문학과사회 제1회 신인문학상으로 문단에 나왔다. 그녀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시공간 개념을 끊어내고, 그 사이에 벌어진 틈 속으로 세상의 모든 것들을 흡수하거나 뒤섞는 것으로 작은 우주를 완성한다. 그녀의 세계에서 ‘안녕’을 우리가 본래 알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녀만의 ‘우주적인 안녕’이기 때문이다. 하재연이 독자들에게 건네는 ‘안녕’은 전혀 다른 의미들을 불러들이며
[용인신문] 용인시민청원은 용인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두드림’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용인신문 편집국 자체 검토를 통해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용인신문사에 보내준 민원성 글도 게재 가능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용인 포곡 삼계리에 거주하는 주민입니다. 용인시 지역 중 유독 포곡읍 발전이 굉장히 더디고, 주변환경이 우리아이가 살기에 너무 개탄스러워 글을 남깁니다. 현재 포곡읍 지역은 환경이 매우 어수선합니다. 도로는 확장 공사로 인해, 먼지와 교통이 굉장히 불편하고, 주말에는 에버랜드 이용하는 시민들로 더더욱 교통이 복잡 한 상황입니다. 특히 삼계리는 항공대 까지 있어 정말 서민들이 살기에 너무 열악한 환경입니다. 시장님 공약중 하나인 삼계리 관광발전 사업이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으며, 역대 시장님들이 똑같이 해 왔던 항공대 이전 공약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오래된 관행처럼 시장님들마다 공약사업으로 내걸어 온 항공대 이전 사업이 이번에는 실현될 수 있는지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두 아이의 아버지 입니다. 자식들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지만, 제 형편은 넉넉하지가 않습
양꼬치와 쯔란 환상궁합 엄지척 ‘미가 양고기’ [용인신문] 숨은 맛집을 찾아내 소개하는 것도 즐거움이지만 이번에는 용인 맛집, 수지 맛집이라고 하면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 있어 소개합니다. 용인시 수지구에 줄 서는 식당이 몇 군데 있기는 한데 그 중에서도 점심, 저녁, 평일, 주말 상관없이 웨이팅을 피할 수 없는 곳 중 하나. 너무나 유명해서 서울에서도 맛보러 찾아온다는 ‘미가 양고기’입니다. 언제 오픈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2008년도에 첫 방문을 했으니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지금은 새로운 길이 생기고 대단지 아파트도 들어선 풍덕천2동 수지초등학교 근처 뒷골목에 나지막한 단독 건물에 위치해 있었어요. 그곳에서 입소문이나면서 인기가 많아지더니 2014년도에 지금 위치로 이전하고, 얼마 뒤 맞은편에 별관까지 오픈했어요. 그런데도 두 곳 모두 웨이팅이 심해 방문하기 쉽지 않은 곳이 되었습니다. 오래전 매장은 평범한 보통의 식당 모습처럼 양 꼬치도 밖에서 구워 가져다주었어요. 지금의 ‘미가 양고기’는 테이블마다 자동으로 구워주는 기계도 구비되어 있고, 중식당 특유의 멋진 인테리어로 바뀌었습니다. 양 꼬치는 설명할 것도 없이
[용인신문]
[용인신문] 한국의 김장김치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수도권의 김장담그기는 이번 주가 가정마다, 시설마다 피크일 것 같습니다. 축제처럼 즐거운 김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은 최정화 작가의 '무의 열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