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우린 국물… 진하고 깔끔한 ‘순댓국’ [용인신문]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찻길가에 평범하게 자리 잡은 '탑골 순대국'은 낮 시간에도 늘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입니다. 운이 좋으면 웨이팅 없이 입장할 수도 있는데 크림은 세 번 방문, 모두 꽤 기다렸다 식사할 수 있었어요. 평범해 보이는 ‘탑골 순대국’이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무엇보다 순댓국 맛이 일품으로 10시간 넘게 우려낸 뽀오얀 국물이 정말 진하고 잡내가 전혀 없어요. 순댓국을 즐겨 하지 않는 분들도 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니까요.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하고 가격까지 착하니까 사람이 끊이질 않습니다. 처음에 6000원이었던 순댓국 가격이 올라 7000원이 되었지만 그만큼 푸짐해 졌구요, 특은 8000원인데 머리고기, 순대 등 내용물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혼밥하는 사람들을 위해 순댓국과 머리고기가 함께 나오는 정식은 단돈 만 원에 든든하게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최고인 것 같아요.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순댓국을 처음에는 짜지 않게 살짝 새우젓만 넣어 조금 먹다가, 밥 한 공기를 말아 양념장을 조금 넣어도 좋고 맛있는 김치를 올려 먹으면 누구나 한 그릇 뚝딱은 기본이더라구요. 사골 우거짓국
[용인신문] 용인시 선거구는 사실상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 용인갑선거구는 이우현 전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 공석인 상태다. 용인정과 용인병 역시 표창원‧ 한선교 의원의 불출마로 신인들의 각축장이 되어 버렸다. 그나마 용인을선거구만 김민기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4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용인시 선거구의 비중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메이저 언론들은 용인정선거구만 이슈 지역으로 꼽는다. 그건 지역 사정을 전혀 몰라서다. 정선거구야말로 지역이슈가 가장 없는 곳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긴 선거구 탓이기도 하지만, 무주공산이니 공약(空約)을 남발하기도 딱 좋은 곳이다. 전‧ 현직 용인시장들도 인구 8만 명인 동백지구를 포함한 용인정에 각별한 러브콜을 보내왔다.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인재영입 1호였던 표창원 의원을 출마시켜 당선시킨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의 갈증은 풀리지 않았다. 동백지구는 애당초 상업지구 분석 오류로 실패한 미니신도시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 곳을 광교신도시급 수준으로 도시재생을 꿈꾸려다보니 정치인이나 유권자들 모두 무리수를 두기 마련이다. 실제 4대 지방선거 때마다 도지사는 물론 용인시장과 시‧도의원들까지 동백지구 유권자들
[용인신문] '마음방역’은 감염병 유행시 생긴 마음의 고통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루어지고 예민해져 있는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마음의 방역이 필요합니다. 가족과 환기 잘되는 화원 나들이로 마음방역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은 처인구 남사면 소재 플라워 아울렛.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던 둘째 딸이 지난 달 20일 입국했다. 우리 가족은 모두 2주간의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했다. 우리는 공항에서부터 철저히 준비했다. 남편이 홀로 픽업을 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짐을 베란다로 보내고 소독스프레이를 뿌렸다. 화장실도 분리해야 해서 안방을 녀석에게 내주었다. 공항을 다녀온 남편은 재택근무를 신청했고 집을 떠나 회사 숙소에 홀로 격리 되었다. 필자는 31번 확진자가 나온 2월부터 아예 외출을 안했지만 불편함을 몰랐다. 그러나 가족이 각자 방에 처박혀 지내는 일은 너무 답답하고 피곤했다. 오랜만에 만나 자식을 포옹도 못하고 방에 가둔 채 밥을 넣어주는 일은 처음에는 재미있었지만 곧 노동이 되었다. 밥을 차려 문 앞에 놓고, 빈 그릇을 받아 치우다 보니 몸이 쑤셔오고 목이 아파오고 겁이나 매일 체온을 체크했다. 집에 와서 한국음식을 공짜로 먹게 된 녀석은 신나서 수많은 음식들을 요청했다. 게다가 찬물, 뜨거운 물, 커피, 과자 등등 주문사항이 끝이 없었다. 한 사람을 시중드는 일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내가 갇힌 것도 아닌데 집이 감옥이 되었다. 우리는 매일 쓸고 닦고 평소보다 더 깨끗이 식기들은 소독하고 빨래도
[용인신문] 영화의 꽃비로 마을 공동체를 무럭무럭 성장시키고 있는 예술플랫폼 꿈지락 협동조합 이선경 대표. 이 대표는 수지구 동천동에 동네 주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머내 마을영화제의 토대를 만든 장본인이다. 일단 120명의 동네 주민들로 이뤄진 엄청난 스텝진이 참여한 머내 마을영화제는 어마어마한 참여성 그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성공이며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동네 주민들의 새로운 1년은 영화제로 설레고 영화제로 살맛난다고 해도 무방해 보일정도다. 한 동네를 움직이는 머내 마을영화제는 용인을 대표하는 콘텐츠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민간 스스로가 만들어낸 놀라운 예술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제. 이선경 대표는 올해는 큰 에너지를 조금은 잠재우고 규모를 줄여 영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영화제를 구성하는 행사 하나하나의 규모가 엄청납니다. 예산도 부족하고, 참여자들이 아마추어인데다 모두가 자원봉사다 보니 여건에 맞는 영화제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사실은 규모를 줄일 요량이었다. 1회 행사에도 80여명의 동네 스텝진이 너도나도 참여하면서 엄청난 열기에 모두가 기쁘게 영화제를 치렀지만, 두 번째 행사는 규모를 적정하게 할 요량이었다. 그러나 막상
[용인신문]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사라진 풍경이 있다면 봄철 꽃나들이다. 이른 봄 광양의 매화가 유명하지만 꽃놀이의 하이라이트는 벚꽃이다. 진해가 유명하고 서울 국회 앞 윤중로가 인기가 높다. 그 화사함이 사람들로 하여금 봄을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는 꽃이다. 근데 이 벚꽃의 원산이 일본이라는 설도 있지만 왕벚은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던 나무이니 근거 없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의 벚꽃놀이 보다 훨씬 더 왁자지껄한 이벤트를 벌인다. 얼마 전 코로나-19에도 아랑곳없이 인파가 몰려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화사한 벚꽃이 일본어로 사쿠라(櫻. さくら)라고 발음되는 순간 그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사쿠라는 곧 사기꾼이란 의미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일본 말 사쿠라는 대충 3가지 뜻이 있다. 1. 벚꽃, 2. 말고기, 3. 야바위꾼이다. 어떻게 꽃이름과 말고기, 야바위꾼이 같은 뜻으로 공존하는 것일까? 알고보면 다 꽃과 관련이 있다. 말고기의 경우, 메이지유신 이후 육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일본에서 소고기를 잘 구분 못하는 사람들에게 벚꽃처럼 붉그스레 한 말고기를 내놓고 소고기로 팔아 사기꾼을 사쿠라라 했다는 설이다. 야바위꾼은, 벚꽂 만발한 행사장의
[용인신문] 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에서 공자孔子는 자솔이정子帥以正 숙감부정孰敢不正이라 했다. “내가 먼저 바르게 행한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는가”라는 말이다. 이 문장을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 살았던 이가 곡성현감을 지낸 김사원金士元이다. 그의 아들이 급汲인데 중용을 지은 공자의 손자 자사와 음이 같다 하여 당시 사대부 사이에서 꽤나 맘고생을 했던 이름이다. 왜냐면 성현의 이름은 후학이 함부로 따라 지으면 안 되는 기휘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곧 성현의 이름과 같은 음으로 이름을 지었다 가정할 때 그 아이가 자라서 성현처럼 훌륭한 인물이 못 된다면 되려 성현의 이름을 욕보이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감히 성현과 같은 이름을 짓는 무모한 모험을 하는 후학은 없는 것이다. 이를 모르지 않을 그가 아들이 이름을 공자의 손자와 같은 이름을 지었다는 것은 그 나름의 야망 이 있었던 것이다. 일종의 자식의 명운을 놓고 가문을 위한 도박을 한 셈이다. 종횡가의 비조라 불리는 귀곡자의 글에 보면 독특한 문장 하나가 나오는데 이대동자성현명二代同字聖賢名이면 지우삼대필현달至于三代必顯達이라는 말이다. 쉽게 말해서 자식 대에 이르러<二代> 이름이 성현들과 같다면
안과 밖의 주름들 한성희 투명한 이름 밑으로 가을이었다 가을은 동굴로 이어졌다 기울기를 증명하듯 노인은 구부러졌다 안과 밖이 하나가 되기 위해 새들도 모두가 비스듬이 이울었다 생활이 마지막이듯 눈꺼풀을 떨구고 동굴처럼 누웠다 자신이었을 갱도를 지나 날개를 찾기 위해 어두워졌다 비로소 출구처럼 그에게 달려온 그림자의 목소리들 한 겹 한 겹 알 수 없는 곳으로 주름들 불안하게 밀려갔다 안과 밖이 하나의 죽음이 되기 위해 주름은 서러운 비명으로 젖었다 서러울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뼈를 던지는 바람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조금씩 서서히 수액처럼 그곳에 다가서고 있었다 가을이 지나도 주름으로만 모여드는 타인과 작별하는 일보다 새들의 목소리를 외면 할 수 없었다 한성희는 2009년 『시평』으로 등단했다. 첫시집 『푸른숲우체국장』이 유려한 문장으로 평가되곤 했다. 「안과 밖의 주름들」은 한 노인의 죽음을 노래한 작품이다. 한 노인의 죽음을 노래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의 죽음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조금씩 서서히/ 수액처럼 그곳에 다다르고 있었다’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안과 밖은 죽음과 삶이며 그것을 이어주는 통로가 동굴이다. 대지에 눈꺼풀을 떨구고 누
[용인신문]
[용인신문] 용인시민청원은 용인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두드림’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용인신문 편집국 자체 검토를 통해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용인신문사에 보내준 민원성 글도 게재 가능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저는 기본적으로 기본소득 제도에 찬성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항상 기준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호불호나 찬반이 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때 굉장히 조심스럽고 민감한 사안입니다. 초중고생 지원.어떤 기준인지 설명도 없이 초중고 학생에 대해서만 쿠폰을 지급한다고 하니, 정말로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소득도 아니고 재산상태도 아니고 그저 초중고? 당연히 궁금하실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저는 대학생 2명의 아빠인 50대 중반입니다. 어쩌다 보니 저는 아이들 키우면서 각종 무상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0대인 저 역시 불안정한 고용상태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인 두 자녀를 키우니 더 소외 받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대학생은 대상이 아닌가요? 알바해서 돈 벌어라 이건가요? 초중고 학생 돌봄쿠폰 예산을 시장님 사
[용인신문]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발전하면서 지난 29일 현재 전 세계 감염자가 60만 명을 넘었다. 이중 8만 명을 넘긴 중국은 안정세지만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확진자수가 더 많이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1만 명에서 7만 명 내의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는 스페인, 독일, 이란, 프랑스, 스위스, 영국 등이다. 9000명을 넘긴 한국의 확진자수는 열 번째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전세계 사망자수는 3만 명을 돌파했다. 이중 절반 수준으로 1만명을 넘긴 곳은 이탈리아다. 스페인이 5000명을 육박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100명대의 낮은 치사율을 유지해 방역과 치료 모두 모범국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사회 2, 3차 감염과 해외 유입 확진자 증가는 여전히 숙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G20(주요 20개국) 정상들과 특별화상정상회의를 개최했다. 각국 정상들에게 화상 전화를 연결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던 것처럼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와 IT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자가격리‧자기진단 앱 등 한국 정부의 남다른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구체적으
[용인신문] 지난 20년 동안 수지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를 지키고 키우는 플랫폼 역할을 해왔던 느티나무도서관(수지구 동천동 소재). 민간 사립 공공도서관으로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년간 스무살을 앞두고 박영숙 관장의 고민이 컸다.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고민. 박 관장은 ‘지식의 동사화’라는 말로 미래의 역할을 풀어나갔다. Q) 20주년을 맞은 소감은. A 지난 2월 19일이 개관 20주년이었다. 재작년 말부터 도서관 생존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운영비가 많이 든다. 재단에서 더 이상 운영하지 못하면 공익법인이기 때문에 문체부에 기부채납 된다.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지속하려면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아직은 좀 꿈같지만 주변에 스타트업도 생기고 이른바 커먼즈라고 하는 문화가 생기면 도서관을 계속 이어나가자, 그런 움직임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시민자산화 해서 지역사회가 같이 꾸려나가는 곳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20년을 전환점으로 본다면, 지난 20년 역할은. A 함께 길을 찾는 도서관이었다. 삶에서 질문을 발견하고, 생각하고, 탐색하고, 좀 더 나은 길을 찾아가고, 또 그렇게 만난 사람들이 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