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63 인류 역사를 바꾼 운명의 순간들 광기와 우연의 역사 ◎저자 : 슈테판 츠바이크/출판사 : 휴머니스트/정가 : 13,000원 “어제는 기적으로 여겨졌던 것이 오늘은 마치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다” 긴박하고 엄청난 사건의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하고 무뎌지게 마련이다. 위대한 세계사를 결정짓는 한 순간을 멋지게 각색해낸 슈테판 츠바이크는 그 순간을 잊지 않도록 환기시켜 준다. 인류역사를 만든 중대하고 결정적이었던 사건의 어처구니없는 우연과 미친 광기의 순간들을 포착했다. 겉으로 드러난 역사,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과거의 순간을 넘어서 그 이면에 숨겨져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과 인물들의 감정을 깊이 파고 들어간다. 역사책조차 문학작품으로 느끼게 만들어 주는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 아름다운 문장과 섬세한 묘사로 역사의 순간들을 절묘하게 낚아채어 들려준다. 헨델의 메시아가 탄생하는 운명적인 순간, 무능한 부하로 인해 패배자가 된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투, 80세의 나이에 19세의 소녀와 결혼까지 하려했던 나이값 못하는 괴테, 스콧의 남극 정복을 향한 야심과 그로 인한 비극들, 러시아 혁명의 주역 레닌의 이야기, 악처를 피해 혼
[용인신문] 초나라 임금은 어려서 형명학을 익힌 법가 출신 소왕召王인데 법에 밝기가 가차 없었다. 누구든지 법을 어기면 무덤까지 파내서 매질을 해서라도 벌을 준다. 그런 연유로 초나라에서는 감히 누구도 법을 어기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소왕의 아들 혜공惠公과 며느리 혜미비惠美妃와 사돈댁이 집을 짓는 재료인 목재와 땅을 가지고 백성들에게 농간이 심했고, 그 이득이 상당했다. 그렇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뭔 배짱으로 토를 달랴마는 그저 속으로 분을 삼키는 게 백성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소왕의 법이 남에게는 가혹하고 철저했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와 사돈댁에 대해서는 마피아 총대로 잰 고무줄 잣대였던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법을 쥔 자들의 문제는 남에게는 가혹한데 자신에게는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래서 법가는 “정치를 하면 안된다.”는 범수의 말이 유효한지도 모른다. 진효공 영거량을 도와 진을 천하제국으로 이끈 위나라 출신 법가 상앙은 사지가 찢겨 죽었고 영거량의 4대손 진나라 시황제를 도와 천하통일을 일궈낸 이사는 저자거리에서 아들과 함께 허리가 잘려 죽는다. 그의 꿈은 갓 쉰나이인 오십 줄에 아들과 손자와 함께 누렁이 개 한 마
[용인신문]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부는 4차에 걸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실시해 연평균 경제 성장률 9.7퍼센트를 기록했다. 경제성장을 이룩해 북한공산주의자들을 이긴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박정희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 선포, 8.3조치, 유신헌법, 노동 3권의 제약 등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생존권을 유린했다. 이러한 개발독재에 의한 산업근대화는 많은 부작용을 불러왔다. 그 부작용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 환경문제였다. 이것은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삶을 영위해 왔던 사람들이 당면했던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개발독재 시대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기 시작한 생태위기는 기존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위기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위기였다. 그것은 인간 생존에 관한 위기이며, 인간 행위의 총체적인 위기였던 것이다. 용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용인’하면 떠오르는 말이 ‘난개발’이었다. 특히 수지구와 기흥구의 난개발은 전국적으로 악명을 떨쳤다. 그 악명을 떨쳐내 버리려고 용인시가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신도시급 택지개발지구가 동백지구이다. 용인시가 원대한 뜻을 품고 조성한 동백지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이 바래지고 있다. 동백지구 바
새봄의 떴다방 김승희 봄이 되면 어김없이 여기저기 천막을 치고 현수막 펄럭이는 떴다방 속아도 떴다방이지만 그 때가 좋았다고 떴다방처럼 봄이 다시 온다 못 박고 천막 치느라 먼지가 풀풀 일어난다 행여 무슨 이득이 있을까 분주한 구두들이 오락가락한다 속아도 떴다방 속여도 떴다방, 꿈결만 같은 봄인걸 뭐..... 막걸리 자국 남은 구두, 제비처럼 날씬한 명품 구두도 소녀가 할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다시 소녀가 되는 마술의 왕래가 잦은 떴다방 잠시 잠깐 햇볕 한 사발, 감기약 같은 봄에 취하여 탄식이나 한숨도 슬몃 사리지는 날 먼 데서 오는 발소리 가득하고 접시에 웃음소리 저절로 부서지는 날 금세 일어섰다 금방 사라져도 떴다방은 정겹고 속아도 희망 속여도 희망 먼지 속에 풀풀 현수막이 흩날리고 꿈결처럼 사람들은 괜히 분주하고 김승희는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그림 속의 물」로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소설 겸업작가로 소설집 『산타페로 가는 사람』이 있다. 김승희 시의 기본정조는 슬픔이다. 초기시가 이데아 지향의 정조를 보였던 것에서 그녀는 현실 문제를 사려 깊은 눈빛으로 보기 시작했던 것이 슬픔의 정조다. 그 후 그녀의 시세계는 고통과 절망이라는 표현이 맞
[용인신문] 용인시민청원은 용인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두드림’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용인신문 편집국 자체 검토를 통해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용인신문사에 보내준 민원성 글도 게재 가능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안녕하세요. 현재 용인시에서 살고 있지는 않지만, 용인시 소식을 카카오톡 채널로 보고있는 사람입니다. 물론 용인시 소식을 받는 카카오톡 채널 구독은 이벤트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지자체에서 이모티콘을 많이 제작해서 배포하고 있지만, 용인시 이모티콘은 정말 저와 제 주변 분들이 좋아하는 이모티콘입니다. 너무 귀여워요! 이벤트 끝나가는 날이 다가오는 것이 너무 아쉬울 정도입니다. 이는 저 한사람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용인시 이모티콘을 이벤트 후에도 상시 판매로 돌리는 건 어떠지 의견을 여쭙습니다. 혹시 수익이 생길 경우 좋은 일에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 이모티콘 덕에 저도 용인시의 소식을 궁금해하고 보면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용인시 이모티콘 상시판매에 대해 한 번 고려해 주시길 바랍니다.
[용인신문] 왕이 말하기를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민유방본民惟邦本>, 먹는 것이 백성의 하늘이다<식위민천食爲民天>.” -중략- “만약에 한 명의 백성이라도 굶어 죽은 자가 있다면如有一民飢死者 감사監司나 수령守令이 모두 교서를 위반한 것으로써 죄를 논할 것이다竝以敎旨不從論.” 세종실록 3권 1419년 세종 1년 2월 12일 정해 4번째 기사다. 민유방본民惟邦本 식위민천食爲民天은 서경書經 출전인데 세종의 인용인 셈이다. 나라가 비록 수한풍박<水旱風雹 홍수, 가뭄, 폭풍, 우박>은 아니어도 코로나19로 인한 나라 안 서민의 경제는 그야말로 파탄일로다. 그 와중에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당선인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하겠다. 국회의원이란 자리는 민의를 대변하는 자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간의 국회의원들은 물론 일부이겠지만 어떤 국회의원은 탄핵 대통령 박근혜를 구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로 사죄하는가 하면 어떤 국회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충성(지키겠다며)하겠다며 혈서를 쓰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의 시선은 경악, 그 자체다. 국민을 제대로 섬기지 못함을 죄송해야 하고 국민을 위해서 혈서를 써도
[용인신문] 21대 총선이 환희와 아쉬움 속에 마무리 됐다. 그 결과에 대한 의미는 여러 해석을 낳고 있지만 우리 용인 4개 선거구의 새로운 동량(棟梁)이 국민들의 기대감과 주문 속에 저마다의 포부를 가슴에 새기며 의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미증유의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에게 우리들은 지지와 격려를 보내줘야 하고, 이에 부응해서 의원들은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매진해야 한다. 국민이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국민들의 다양한 소리에 경청하시고, 소신껏 일하셨으면 한다. 정말 국민들에게 지탄받는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되기에 국회의 참 모습을 그려보면서 소시민인 필부가 몇 가지 바램을 제시해 본다. 첫째로, 용인지역의 지역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일과 국가 예산을 확보하는 일에 대해선 구존동리의 자세로 소속 정당의 당리당략을 초월해서 항상 네분이 한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한다. “무사는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은 쬐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임기 동안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이나 목소리만 큰 정치인이 아니라, 욕을 먹더라도 좀더 멀리 내다보고 현안에 대해 늘 연구하시면서 입법활동도 많이 하셨으면 한다. 우
이론·실습 무장… 친구들 만류에도 실행 ‘소신파’ 딸기하우스 4동·체험장 1동 갖추고 6년째 운영 유치원 원생 등 줄이어… 최근 코로나로 타격 [용인신문] 도농복합시인 용인시는 미래 생명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농업을 이어갈 청년 농업인을 발굴 육성한다는 계획 아래 농업비즈니스모델과 신기술 교육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곧 청년농업인육성조례를 제정해 유능한 청년 인재의 농업분야 진출을 돕고 지속적인 육성이 가능해지도록 할 계획이다. 용인시와 용인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 아래 신규 취농 및 가업 계승에 나선 청년농업인들을 찾아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는 현장을 소개한다. 본지는 앞으로도 용인을 이끌어가는 농촌 주역들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소개해나갈 계획이다.<편집자주> 용인의 농촌이 달라지고 있다. 전문성으로 무장한 진취적인 청년들이 농업 현장에 뛰어들면서 농촌이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에서 딸기 체험농장인 쭝이랑을 운영하고 있는 김일중 대표 역시 출발부터가 남다른 청년 농업인이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농업 인재 코스를 차곡차곡 밟은 농업 인재다. 김 대표의 경우 고등학교 시절, 진로를 농업
김인호 선생→이동안→정인보 전통계보 한국민속촌 농악단장 초대 용인과 인연 [용인신문] “전통무용으로 입문해 농악으로 일가를 이뤘다고들 하네요.” 경기도무형문화재 경기고깔소고춤 제56호 예능보유자인 정인삼(79)씨는 남들의 말을 인용해 자신을 설명했다. 현재 우리춤보존회장, 한국농악보존협회 이사장,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부이사장 등을 지내고 있는 그에 대한 별칭은 한국농악의 지존, 한국농악대통령 등 최고의 찬사로 빛난다. 그동안 한국국악협회 부이사장, 한국무용협회 이사 등을 역임한 원로다. 한국 전통문화예술의 중추적 인물인 그를 한국민속촌 연습실에서 만났다. 그는 코로나19로 4월 대구 공연은 취소됐고, 6월 부산 공연이 계획돼 있다며 코로나로 말문을 열었다. 당연히 경기고깔소고춤 공연이다. 지방 공연에 나설 때마다 객석이 뒤집어질 정도로 열광하는 공연이다. 소고춤은 경기도에만 있다. 김량할아버지로 불렸던 전설같은 존재 김인호 선생으로부터 이동안, 정인보로 계보가 이어지면서 한국 전통춤의 본류와 용인무형문화예술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처인구 김량장동을 본거지로 활동한 예인 김인호 선생은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에 화성재인청 최고책임자인 대방(大房) 직을 맡았던
[용인신문] 21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완승과 미래통합당의 완패로 끝났다. 범여권이 190석vs110석으로 승리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내 국정 장악 능력은 더욱 곤고해졌다. 기자는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며 당을 ‘좀비’에 비유했던 당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의 말이 먼저 떠올랐다. 그는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선언을 하면서 당의 전면적 해체를 통한 ‘환골탈태’를 주장했다. 창조를 위해서는 파괴가 필요하다고 했고, 대의를 위해서 ‘인적 쇄신’을 강력히 요구했었다. 당시엔 여야 모두 큰 충격으로 받아들였지만, 막상 공천 과정과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미래통합당의 행태는 부끄러운 민낯 그 이상이었다. 선거 막판까지 상처받은 국민들 마음에 소금을 뿌리는 막말을 쏟아내는가 하면 의석을 많이 받으면 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망발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들이 문 대통령 탄핵과 정권심판을 부르짖을 때 야당 후보들의 얼굴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걸 보았고, 거듭된 막말을 통해서는 그 대상자가 바로 국민과 유권자였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표심의 반격을 했던 것이다.
[용인신문]
슬픈 감자 200 그램 박상순 슬픈 감자 200그램을 옆으로 옮깁니다. 슬픔 감자 200그램을 신발장 앞으로 옮깁니다. 그리고 다음날엔 슬픈 감자 200그램을 거울 앞으로 옮깁니다. 슬픔 감자 200그램을 옷장에 숨깁니다. 어젯밤엔 슬픔 감자 200그램을 침대 밑에 넣어두었습니다. 오늘밤엔 슬픔 감자 200그램을 의자 밑에 숨깁니다. 슬픔 감자 200그램은 슬픕니다. 슬픈 감자 200그램은 딱딱하게 슬픕니다. 슬픔 감자 200그램은 알알이 슬픕니다. 슬픔 감자 200그램은. 박상순은 1991년 『작가세계』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그는 첫시집 『6은 나무 , 7은 돌고래』에서 시적문법을 극단적으로 파괴하는 것으로 시단을 당황스럽게 만들며 난해한 시인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슬픈 감자 200그램」은 환유로 읽히는 시다. 그러므로 슬픈 감자 200그램은 이 세상의 모든 슬픈 것들로 읽힌다. 슬픈 감자에서 중요한 시어는 ‘슬픈’이다. 시인의, 이 세상에 대한 인식은 슬픔으로 차 있는 것으로서의 ‘세계’인 것이다. 그렇다면 감자 200그램의 자리에 어떤 사물이 들어와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시인은 처음부터 이 시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