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국민연금공단은 2019년6월 현재 기초연금 수급자들의 생각 및 수급 이후 변화를 2019년8~9월까지 조사한 결과 경제적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제적 측면에선 82.4%가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으며 금액에 대해서는 조사대상의 61.2%는 ‘만족’, 9.5%는 불만족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액이 30만원으로 인상된 소득하위 20%가, 여성이, 고연령층이 높게 나타났다. 기초연금 수급에 대한 생각은 ‘나라가 나를 존중해 준다(57.8%)’, ‘생활에 여유가 생길 것이다(46.7%)’, ‘자녀 등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겠다(37.7%)’로 각각 나타났다. 또한 FGI(Focus Group Interview)를 실시한 결과 기초연금은 ‘안심’, ‘행복’, ‘효도연금’, ’감사‘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조사돼 정서적 측면에서도 수급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안정적인 소득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생활안정을 지원하고자 지난 2014년7월 처음 도입한 제도로 시행 당시 424만명이던 수급자는 2019년말 기준 535만명으로 증가했고
[용인신문] 코로나 19사태로 용인지역 내 건설경기가 사실상 멈춰버렸다. 공동주택개발계획은 분양 일정을 수개월째 미루거나 개발 계획 자체를 무기한 연기하고 있다. 결국, 토목건설업체가 받는 타격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처인구는 코로나 사태 전부터 개발이 어렵기로 소문났다. 서부지역의 난개발 트라우마가 처인구에서 작동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산림이 훼손되면 무조건 난개발로 몰아치는 게 그 경우다. 게다가 담당 공무원들이 결재권자인 시장 눈치를 보기 때문에 개발업무에 대해서는 결재 시기를 저울질한다는 소문까지 났을 정도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수많은 토목건설업체 관계자들이 이구동성 이야기하는 걸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듯싶다. 난개발에 대한 인식 또한 문제다. 임야가 70% 이상인 처인구는 개발을 위해선 농지나 산림 훼손이 불가피하다. 구도심은 이미 지가상승으로 재개발계획조차 대부분 무산됐다. 따라서 구도심 정비를 위해서는 도심 외곽의 개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행법상 개발행위 시 경사도 기준을 맞추더라도 일단 땅만 파면 난개발로 치부하는 건 일종의 피해의식 일수고 있다. 현재 도시구역은 서울도 마찬가지고, 모든 지역이 비슷한 개
무족영원 신해욱 깊은 잠을 자는 개의 규칙적인 숨소리 옆에는 음을 영원히 놓친 가수의 표정만이 허락된다고 하지 그런 표정을 연습한 적이 없으니 나는 무릎에 얼굴을 묻고 애국가보다 재미있는 노래를 하나라도 떠올리기 위해 애를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무족영원의 순간이라 중얼거려봅니다 열대에 서식하는 백여 종의 눈먼 생물이 양서류 무족영원목 무족영원과에 속한다고 합니다. 신해욱은 1974년 춘천에서 태어났다. 199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그녀의 시편들에는 유희이기도 하며 치유이기도한 경쾌함과 즐거움이 있는가 하면 고통스런 사유와 응시가 있다. 이번 시집의 표제 시이기도 한 「무족영원」은 그녀의 시를 관통하고 있는 위와 같은 요소들이 내장 되어 있다. 먼저 무족영원이라는 생물을 알아야 할 것 같다. 무족영원에 속한 동물들은 다리와 발이 없으며, 작은 것들은 지렁이만하고 크면 1.5m 까지 자란다. 꼬리는 없거나 아주 짧으며 배설강이 몸 끝 가까이에 있다. 보통 땅 속에 살며 눈 위를 피부가 덮고 있어 빛과 어둠만 구별할 수 있다. 코와 입 사이에 촉수가 있으며 아마도 후각과 관련된 용도로 사용될 것이다. 두 종의 무족영원을 제외하고 모
[용인신문] 용인시민청원은 용인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두드림’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용인신문 편집국 자체 검토를 통해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용인신문사에 보내준 민원성 글도 게재 가능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지난해 12월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딸아이와 집을 나왔습니다. 경찰에서 시설을 소개해주었지만 중학생 딸의 저항에 전주에 사는 동생집에 잠시 보냈고, 저는 계속 용인에 월세 방을 얻어 생활해 왔습니다. 아이는 개학일에 맞춰 3월에 용인으로 다시 왔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가정폭력을 피해 잠시 동생 집으로 주소를 옮겼다는 이유로 경기도와 용인시가 주는 재난지원금은 물론, 전주시 지원금도 못 받았습니다. 더욱이 나라에서 주는 국민재난기본소득도 3월 말일 날 세대주가 됐다는 이유로 대상이 안 된다고 합니다. 가정폭력을 피해 나와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저 자신의 힘으로 월세를 얻어 딸 아이와 독립한 것이 죄인가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을 뒤로하고 스스로 독립을 하려던 의지가, 국민재난기본소득을 신청조차 할 수 없는 대상이 된 것입니다. 일 하던 식당도 장사가 어려워지며 시간조정에
[용인신문] 용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이십여 년 전이었다. IMF 여파로 오래 된 서울생활을 끝내고, 아무 친지나 연고도 없는 이 동네로 이사를 한 일종의 도피였다. 그 막막하고 외롭던 시기에 매일 집 뒤에 있는 광교산에 올라 마음을 다스렸고, 그동안 정신없이 바쁘게만 살았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말없는 자연의 소리는 감동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다. 순리에 역행하는 법이 없이 절기를 지키며, 시들고 썩은 낙엽도 새봄에 싹을 틔우기 위한 작업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산은 우리에게 땀을 요구하는 대신 침묵을 통해서 겸허와 인내를 가르쳐 주었다. 광교산에 오르며 조금씩 몸과 마음이 회복되었고 터널 끝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었다. 어느덧 나는 용인에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고 동네의 주변사람들과도 마음을 열고 정을 나누게 되었다. 그러다가 새로운 취미를 만난 것이 사진촬영이었다. 처음에는 용인에 있는 민속촌이나 호암미술관 와우정사 등의 사계절의 풍경을 촬영하다가 차츰 사진의 매력에 빠져 전국의 명승지를 찾아다니게 되었다. 게다가 욕심을 내어 사진공모전에 도전하게 되었고 어렵게 자격을 취득하여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 되었다. 지금은 용인
[용인신문] 기원전 4세기는 현자들의 전성기다. 그야말로 일국의 군주를 상대로 언어가 주는 포장의 기술을 논하는 말의 향연이 꽃피던 시기다. 그들은 왕의 초청을 받아 지혜의 한수로 담론을 폈으며 그런 현자를 군주들은 왕사王師로 대우했다. 양혜왕과 맹자와의 관계도 그중 하나다. 살아남기 위해선 안할 짓도 못할 짓도 없다던 사내가 양혜왕이었다면 오로지 세 치의 혀 하나만으로 천하를 들었다 놨다하는 사내는 맹자다. 맹자는 공자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거칠 것이 없는 직선<直>의 사내다. 반면에 양혜왕은 일국의 군주답게 나라가 부국강병이 될 수만 있다면 굽은들 무슨 상관이며 꺽어진들 무슨 대수랴 싶은 곡선<枉>의 사내다. 그들에게 있어서 대척점對蹠點은 패도정치냐 왕도정치냐에 달렸다. 당시 위나라 양혜왕은 동쪽으로는 제齊나라 손빈 대장군이 이끄는 마릉馬陵전투에 패해 양혜왕측의 대장 방연은 자살하고, 그의 아들 태자신은 사지가 찢겨죽었으며<東敗於齊長子死焉> 서쪽으로 진나라에 700리 河西·上郡지역 15현을 빼앗겼으며<西喪地於秦七百里> 남쪽으로 초나라와의 양릉襄陵전투에서 패해서 8읍을 빼앗기는 모욕을 당했고<南辱於楚>
[용인신문] “취업, 민생, 시장주체(기업), 식량, 에너지, 공급사슬(supply chain), 말단 행정을 지켜라”.리커창 중국 총리가 발표한 올해 시정 방침이다. 6대 분야를 지켜서 고용, 금융, 무역, 외자, 투자, 예측 등 6대 안정을 이루겠다는 ‘보장을 통한 안정’을 경제 운용의 역점으로 삼았다. 중국의 위안화에 원 달러 환율이 거의 연동 되다시피 하고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중국전인대’에서 나온 ‘살아만 있자(活着)’는 구호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닌 듯 싶다. 계절은 여름으로 가는데 가슴은 시리다.
[용인신문] 예로부터 용인은 교통의 요충지였다. 조선 초기에 홍귀달은 <용인신정기>라는 글에서 용인은 삼남지방에서 한양으로 이르는 길의 목이라고 하였다. 조선후기의 『증보문헌비고』에 의하면 제4대로의 노정은 한양에서 출발하여 한강-판교-용인-양지-광안-충주로 이어지고, 다시 조령을 넘어 유곡-낙동진-대구-부산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용인은 전국 도로망의 요충지였던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유일한 도시가 용인이다. 제2경부고속도로와 새로 조성되는 서울-지방간의 내륙도로는 용인을 빗겨갈 수가 없다. 결국 땅의 쓰임새는 정해져 있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산천이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달라질 이유가 없다. 현재의 용인은 조선 초기에 용구현과 처인현,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용인군과 양지군이 병합되어 형성된 도시이다. 구성 지역과 양지 지역의 중간쯤 되는 곳에 인위적으로 조성된 셈이다. 이후 동부권과 서부권의 도시 형성 과정에서 격차가 커지다 보니, 균형 있는 발전이 정책과제였다. 지금의 용인시 청사 위치를 용인의 중앙에 정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용인시정 발전 계획에서 ‘균형’과 ‘조화’ 가운데 굳이 하나만 선택
[용인신문]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센트럴시티 터미널이 1981년 개장 이후 39년 만에 새 단장을 마쳤다. 승하차 대기 공간과 표를 예매하는 장소를 항공사 라운지나 백화점 문화센터처럼 설계했다. 이용객에게 일기예보나 승하차 정보 등을 제공하고 증강현실(AR) 기술을 체험할 수도 있게 했다. 용인공용버스터미널은 1992년 현 위치에 완공된 동시에 시외버스터미널로 통합되었고 20여 년간 별다른 보수 없이 낙후된 시설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터미널에서 용인시민의 자부심을 느끼며 상쾌한 여행의 시작을 하고 싶다.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용인신문] ‘고은苦恩’이라는 말이 있다. ‘쓴맛의 은혜’라는 말이다. 청나라 건륭제 때의 학자 단옥재段玉裁가 허신의 설문해자를 장장 30권 주석을 마치면서 했다는 말인데 함께 설문해자 주석에 참여했던 제자들이 주석의 완결을 뿌듯해하며 우쭐했던 모양이다. 이에 단옥재가 기자불립企者不立 과자불행跨者不行이라는 노자 도덕경 24장의 경구를 말해준다. “발끝으로 서는 사람은 바르게 서지 못하며, 가랑이를 벌린 채로 걷는 자는 멀리 가지 못한다”는 것이 자구의 해석이지만 속뜻은 조금 다르다. 기자불립은 자신을 높이려 하는 것에 대한 것이고, 계요 과자불행은 자신을 드러냄에 대한 계다. 이를 송사련宋祀連은 그의 두 아들에게 불서수숙不恕受孰이라는 말로 압축해 준다. 이 말은 상당히 직설적인데 누군가에게라도 용서받지 않는 삶을 살라는 말로,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는 지난한 삶을 살아왔던 아버지로서의 뼈아픈 고백이 담겨있는 경계의 잠箴인셈이다. 사련의 삶은 그야말로 질풍노도다. 역사의 공과를 떠나 그에게는 일정량의 스토리가 있는데 경기5악이라는 송악 감악 심악 북악 관악을 바라보는 거북바위 위에서 안당정승댁 서고모庶姑母의 아들 노총각 송사련은 낮잠을 자다 청룡과 황룡이 품으로
어쩌다 봄 전기철 어쩌다 보니 창밖에서 수제비 뜬다. 개구리가 운다. 오늘은 딸기맛 생크림 말랑말랑한 쉬폰 둥시런 태엽인형이 쏟아내는 공기를 빨아들인 단문들 칼라렌즈 소녀가 빨래방에서 만나 얼룩말 이야기가 번진다 초코로 물든 손가락, 바닐라맛 입술 누군가 ‘요즘 애들은’이라고 해도 수제비, 수제비 뜨는 눈에서 개구리가 운다. 딸기에 물든 생크림 어쩌다 봄이 입 안 가득 딸기 딸기 한다. 전기철은 1988년 월간 시전문지 『심상』과 1992년 『계간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나비의 침묵』을 비롯해서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그는 ‘나에겐 시란 결핍에 시달리는 서정적 자아가 타락한 언어 속을, 실체를 잃어버린 언어 속을 방황하는 정서’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그의 언어들은 타락한 언어고 실체를 잃어버린 언어일 것이다. 그러한 언어로 시를 쓰는 그는 늘 결핍에 시달릴 것이다. 결핍을 극복하는 방법이 시 쓰기일 것이고 그때 다시 언어를 사용해야 되므로 그 괴로운 순환은 메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어쩌다 봄」은 유쾌한 시다. 창밖에는 어쩌다 봄이 수제비를 뜨고 개구리가 운다. 봄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그리고 칼라렌즈를 낀 소녀가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