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오늘도 나는 어김없이 도서관 열람실의 책들 속에서 나의 20대를 만났다. 그때 친구들 이름을 되뇌어본다. 20대의 감성에 젖어 수필집을 두 권 챙겼다. 두 번째 스무 살을 즐기고 있는 나는 도서관을 나와, 폭포공원을 걸어 올라갔다. 인공 연못에는 노란 붓꽃들이 하늘거리고, 원두막 정자에는 청춘 남녀들이 “하하, 호호”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투명한 하늘 아래 쉼을 즐기고 있는 사이,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시어머님께서 다리 연골 수술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 얼른 아버님께 전화를 걸었다. “니네들 걱정할까봐서. 엄마와 아빠가 몰래 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니네들까지 알게 되었구나. 네 건강이 더 걱정이니 아무 걱정 말거라.” 팔순을 앞둔 아버지의 떨리는 음성에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멀리 있기에 늘 집안일에 마음만 앞선 나를 염려해서 내린 결정이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목울대에 눈물이 걸려 묵직하기 그지없다. 지나가는 사람의 눈을 의식해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전화를 끊고 올라왔던 길을 다시 걸어 내려갔다. 대지고등학교 앞 전내 교차로를 지나 벚꽃 나무가 만들어 낸 터널 길을 걸었다. 걷는 동안 많은
대학서 18년간 한식·떡 강의… 탄탄한 내공 2008년부터 10여년간 원삼면서 ‘웬떡’ 운영 떡과 함께 외길 인생… 몇 천번 실험 레시피 서울 예술의전당 입점… 우아한 떡맛 대중화 [용인신문] “대한민국 1등 떡을 맛보셨나요.” 우리나라 최고의 떡쟁이 이규봉(65) 웬떡 대표. 미쳤다, 무식하다는 말이 좋은 의미일 때는 최고라는 의미로 쓰인다. 떡에 미친 그녀는 무식할 정도로 앞뒤 안 가리고 오로지 떡만을 위해 전투적인 인생을 살고 있다.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건강하고 품위 있다는 것을 세포들이 저절로 알아차리는 떡. 혀끝의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린애들조차도 은은함에 푹 빠져버리게 만든 떡. 대학에서 한식과 떡 강의 한 것만 해도 18년에, 2008년부터 원삼면에서 웬떡을 운영한 것 만해도 10여년 세월. 40여년 떡 인생을 살면서 최소 몇 천 번의 실험을 통해 태어난 떡이니 당연하다. “나의 온 심혈을 기울이는 거에요. 하루 한번 해야 1년 365번이고, 10년 해야 3650번 아니에요. 두텁설기만 해도 10억 정도 들여서 나온 떡이에요. 그러나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떡은 몇 개 안돼요. 아직도 끊임없이 연구 개발 중이에요.” 고 조리
재난지원금·방역 등 생존권 문제 자치단체장 마인드 삶의 질 좌우 코로나 이후가 진짜 지방화 시대 [용인신문]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표준’이란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아 가장 큰 변화는 시민의식 변화다. 그동안 집은 부동산과 교육문제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단순 주거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젠 지방자치단체장의 능력과 행정력의 수준에 따라 개인의 삶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시민들의 의식에 큰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후 정부와 광역‧기초자치단체별로 차별화된 긴급재난지원금, 사실상 세금을 공짜 돈처럼 받으면서 국민은 처음 지역 연고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기자는 ‘대한민국’, ‘경기도’, ‘용인시’라는 정부가 투자한 ‘주식회사’ 도시에 사는 실제 주주지만 이들 국가와 도시로부터 배당금 형태의 돈을 단 한 차례도 받은 적이 없다. 그런데 국가 재난 수준의 위기를 맞아 평생 세금만 내던 기자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국가와 소속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로금 형태의 배당금을 받은 것이다. 비로소 국가와 나, 지방정부와 나와의 관계망을 깨달은 첫 사례를 경험했으니 그 파장과 앞으
어려서 부터 목장 송아지를 친구 삼아 놀아 한국농수산대학 가축학과 진학 이론 무장 부모님 밑에서 현장 경험 배우며 탄탄한 실력 직접 건초 농사·송아지 산파역 1인3역 열정 [용인신문] 천생이 낙농가인 김종우(26) 꼴미목장 부대표. 5살 때부터 이다음에 크면 소 키우겠노라고 노래했으니 낙농업은 천직이 아닐 수 없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일에 바쁘면 김 대표는 목장에서 혼자 젖소랑 놀았다. 모든 동물을 좋아하는 그이지만 송아지를 무척 좋아했다. 집 밖에 나가면 송아지가 친구였다. 자신이 그러했듯 앞으로 자식이 생기면 가업을 잇도록 해 자식과 함께 운영하고 싶어 한다. 김종우 대표가 한국농수산대학 대가축학과에 진학해 낙농을 전공하고 목장 일을 맡아 운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아직은 부모님으로부터 배울 게 많아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그는 전문적 지식과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도우면서 터득한 경험으로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농장에서 아픈 소 치료는 김종우 부대표의 전담 분야다. 대학시절 낙농장 실습 과정 중 소 치료에 대해 많이 배워둔 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설사나 식체 등에 걸렸을 때 수액 주사를 놓는 등 과거에 수의사에게 의존도가 높았던
[용인신문] 현대인들은 주거지역과 실제 생활권역을 넘나들면서 도시경계를 무너뜨리며 살고 있다. 서울에서 용인으로, 용인에서 서울을 오가며 삶을 영위하는 것처럼. 이젠 한 곳에만 머물러 사는 시대는 분명 지났다. 그러면서 뿌리를 내리는 공동체 삶도 점점 위기를 맞는 추세다. 서울 중심의 위성도시들이 배드타운으로 전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철을 비롯한 광역버스 노선 확충 때마다 서울시와 위성도시들이 충돌을 빚는 원인도 여기 있다.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지자체에 떠넘겼기 때문이다. 노동은 서울시에서 하지만, 정작 노동자들이 퇴근해서 돌아가는 곳은 경기도내 각 지자체별 주거지다. 주택을 포함한 자동차 세금 등 지방세는 경기도와 해당 지자체에 내면서도 일은 서울에서 하는…. 따라서 행정구역만 다를 뿐, 경기도와 서울시는 광의적 측면에서 도시공동체다, 아파트 값이 비싼 서울에서 살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위성도시를 택하는 사람들. 심지어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출퇴근이 가능하다보니 1일 생활권에 접어들었다.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출퇴근을 하거나 주말부부로 사는 젊은 부부들. 대부분은 자녀교육문제나 1가구 2주택을 고민할 것이다. 이젠 어디를 가도 잘살 수 있는
[용인신문] 용인시민청원은 용인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두드림’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용인신문 편집국 자체 검토를 통해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용인신문사에 보내준 민원성 글도 게재 가능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용인시가 추진하는 시립 동물화장장인 ‘반려동물 종합복지센터 반경 1500m내에는 두산위브아파트 외 7개 단지에 3000세대, 1만5000명이 살고 있습니다. 또 초등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등 미세먼지와 환경 오염물질을 예민하게 관리할 시설도 수십 곳입니다. 시 측은 700m 밖에 있고 반경 300m 이내가 아니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지하1층, 지상3층의 건물에 반려동물 장례공간과 화장로, 봉안당 등이 들어가는 ‘추모관’ 및 입양 카페 등을 만든다고 합니다. 시 측은 백암면에서 공모를 신청했으나 교통문제로 심사에서 탈락 되었고, 삼가동은 공모에 신청하지 않았으나 교통이 좋고 주위에 시청 등 관공서가 있어 업무처리 편의성을 고려해서 선정했었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 주민의 반대로 무산 된 시설을 주민 공청회 한 번 하지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1만 5000명이 넘는 삼가동 시민은 다
[용인신문]
[용인신문] 나의 소원은 (한)반도의 대륙화이다. 내 소원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라 하더라도 이런 소망을 가져 본 적은 있을 것이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베이징에 가서 점심을 먹고 싶다는…. 사전에서는 소원과 소망은 ‘바라고 원함’으로 같은 의미다. 하지만 일상에서 사용할 때 조금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다. 소원은 신념의 문제로, 주체자가 바라는 것으로 작동될 때 사용한다. 오래도록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으니까. 소망은 신앙과 믿음의 영역에서 작동된다. ‘바라보는’ 대상을 향한 ‘바라보기’의 타동사로서 존재한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해석의 행위일 뿐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가? 묻는다면, 대게는 자기 자신, 가족, 연인… 까지는 술술 나올 것이다. 그리곤 제각각 다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순간 내게 문제가 발생하면,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죽고 못 살 듯이 사랑해도 ‘곁에 없는 이’는 소용없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대륙화는 아직 기다려야 하는가. 죽은 지 40년이 지났어도, 또 30년이 가까워도 이들을 향한 맹목적인 구애(求愛)는 여전하다. 오늘도 이들과 그들의 소원은 한결같다. ‘까부수자, 타
부른 사람을 찾는 얼굴 최정진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 마주친 사람도 있는데 마주치지 않은 사람들로 생각이 가득하다 그를 보는 것이 긍정도 부정도 아니고 외면하는 것이 선행도 악행도 아니다 환멸은 차갑고 냉소가 따뜻해서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과 내렸다 돌아보면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타는 것 같다 최정진은 1980년 전남 수천에서 태어났다. 2007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이번 시집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에는 동명의 시가 7편이 수록되어 있다. 연작이 아니기 때문에 각각 독립된 시다. 작가는 시간과 공간의 중첩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문장들은 모순의 문장들이다. 예컨대 ‘욕조의 물을 틀지 않았는데 /물소리가 들려온다’라던가 ‘모르는 사람과 내렸다 돌아보면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타는 것 같다’ 등이 그것이다.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는 서로 상반된 두 상황의 조응으로 이루어진다. 마주친 사람은 마주치지 않은 사람과 조응하고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과 조응한다. 그뿐만 아니라 보는 행위와 외면하는 행위도, 긍정과 부정도, 선행과 악행도, 환멸과 냉소도, 차가움과 따뜻함도, 타는 것과 내리는 것도 서로 조
[용인신문] 용인시민청원은 용인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두드림’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용인신문 편집국 자체 검토를 통해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용인신문사에 보내준 민원성 글도 게재 가능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수지구 동천동 주민입니다. 수지고등학교 인근(동천동 산172-2 및 풍덕천동 824-1)일대에 추진중인 (가칭)용인창의과학도서관의 조속한 착공을 요청드립니다. 용인창의과학도서관은 당초 2019년 말까지 도서관 실시설계용역 후 착공할 계획으로 발표된바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본인이 2019년 12월 6일 시에 확인 결과 ‘20년 1월 설계완료 후 21년 8월 공사준공 예정’으로 답변 받은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제기한 민원 결과에서는 ‘2020년 하반기까지 (예비)인증 및 심의와 인허가를 득한 후에 공사 발주(착공)예정이며,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 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시에서 추진 중인 중요사업이 시민들에게 이렇다 할 설명 없이 수년 간 미뤄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금이라도 그간의 추진경과와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주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해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주민들은
[용인신문] 최근 코로나 재확산이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이 2020년 6월 오픈마켓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 세계적 코로나 확산 시기에 유일하게 한국에 사재기 대란이 없었던 이유는 생필품 제조공장 국내보유와 더불어 빠른 배송시스템 덕이었다고 본다. 전시의 적십자 역할에 비유하며 로켓배송을 칭송하던 언론도 있었다.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빠른 배송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배송시스템의 약점(근로자들의 안전)을 개선하겠다고 하고 내년부터는 현대차에서 생산하는 수소전기트럭으로 시범 운행도 한다고 하니 환경 혁신기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1982년 용인군청사로 준공 후 증축과 개보수 별관 1·2동도 각각 20~30년된 누더기 구청사 주차면적 등 행정서비스 인프라 태부족 ‘외면’ 수지구청사는 9년 전 신축 건축비만 776억원 [용인신문] 처인구청에 민원인이 자동차를 가지고 방문하면 일단 주차 전쟁부터 치러야 한다. 기자가 취재차 방문할 때도 마찬가지다. 업무공간 역시 본관과 별관 1, 2동 등 3개 건물로 분산, 일반 민원인들이 처음 방문하면 매우 불편하다. 1차적인 행정서비스부터 낙제 수준이다. 처인구청사는 1982년 용인군청사로 신축됐다. 이후 몇 번의 증축과 개보수, 별관 신축이 이뤄졌고 시승격 이후엔 시청사였다. 현재는 처인구청사로 사용 중이다. 구청사 본관 건물은 2007년 4월, 정밀안전진단결과 D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청사보수보강공사이후 C등급으로 조정됐다. 2013년엔 ‘내진하중 D등급’을 받았음에도 2017년 12월 재실시한 정밀안전진단결과 B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상황임에도, 이를 근거로 2018년 9월엔 예산낭비 논란을 뿌리치고 본관 건물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매번 땜질식 보수보강공사를 되풀이해온 셈이다. 용인시는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