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난로 정현우 이파리가 가늘게 가지들을 낭독한다 불 꺼진 난로, 은색 주전자, 입김은 사라진다 모든 슬픔을 한꺼번에 울 수는 없나 아, 난 죽은 사람 숨을 거두어가는 일이 새를 데리러 오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난 것 정현우는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가 출간 한 달만에 1만부가 팔렸다. 그는 2006년부터 15년 동안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온 가수이기도 하다. 2007년 발표한 노래 ‘바람에 너를’로 대형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1위를 차지하는 등 독특한 이력으로 음악과 문학 양쪽을 활발히 오가고 있다. 그를 오래 기다려온 팬들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팬덤이 문학 독자들로까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시세계의 기본 정조는 슬픔이다.「꿈과 난로」 역시 슬픔의 정조가 묻어 있는 작품이다. 화자는 지금 죽음을 맞고 있다. 바람이 조용히 이파리들을 흔드는 날이다. ‘이파리가 가지를 낭독한다’는 표현은 아마도 자신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문으로 쓴 문장일 것이다. ‘불 꺼진 난로, 은색 주전자,/입김은 사라진다’는 둘째 연은 죽음의 객관적 상관물을 제시하는 문장이다. 꺼져가는 생명, 식어가는 체온,
[용인신문] 신갈오거리에서 재활용품을 손수레에 실어 나르는 노부부가 있다. 가정집이나 상가건물에서 내놓은 종이박스가 그들의 주된 목표다. 80세가 훌쩍 넘은듯한 노부부는 비나 눈이 올 때만 빼고 매일 손수레를 끈다. 할아버지가 앞에서 끌고 할머니가 뒤에서 민다. 쌓인 짐들이 많아 아슬아슬 할 때가 많다. 역주행이 잦다. 찻길을 가로지르다 몇번이나 자동차와 부딪힐 뻔했다. 차주인들이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렸다. 경사길을 올라가다가 힘이 부쳐 오도가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주변 사람이 도움없이 되는 일이 없어보인다. 거처인 연립주택 주차장 구석에 작은 야적상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택배가 급증했다. 신갈오거리 일대 사는 어린 사람, 젊은 사람, 늙은 사람이 택배를 받고 내용물을 뺀 뒤 종이박스를 밖에 쉴새없이 버린다. 그래서 노인들은 쉴틈이 없다. 야적장에 날마다 작은 종이산이 만들어졌다 허물어진다. 가냘픈 몸을 하루종일 혹사시켜 얼마를 벌어서 얼마나 쓰는지 알 수 없다. 다만 폐지값이 폭락했다니 노부부가 손에 쥐는 돈은 푼돈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얼마 전 작은 소동이 있었다. 좁은 이면도로 중간에서 손수레와 택배차량이 맞닥뜨렸다. 시간이 금쪽같은 택배
[용인신문] 17세기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국민소득을 기록했고, 고급스런 정원에 심어진 희귀종 튤립이 부의 상징이었다. 귀족과 신흥부자를 비롯해 일반인 사이에서 튤립 가격이 집 한 채 가격에 이르는 투기 광풍이 벌어졌다. 법원에서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최고치 대비 수천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네덜란드 경제도 한동안 어려워졌다고 한다. 자산의 가격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되고 거품이 부각될 때 역사적 선례로 인용되고 있다. 튤립은 튤립 다울 때 제일 아름답다. (본지 객원사진기자)
1974년 일본인이 찍은 사진으로 멱조현터널 북측(동백지구방향) 입구사진. 멱조현터널 북쪽 입구가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사진.(정양화 교장 촬영) 멱조현터널 정상부 화운사 표석 지하에 터널이 매몰돼 있다. 용인중앙시장 도시락카페 내에 설치된 수여선 지나던 길을 알리는 안내판 풍림아파트 뒷편에 남아있는 수여선 교각 일부 화분뒤에 숨어있는 수여선 지나던 길 안내 표지판 광복 후 한때 낭만을 실어나르던 수여선의 추억 수원~용인~이천~여주 73.4㎞구간 ‘꼬마열차’ 현재 협궤철도용 터널, 덕곡·멱조현터널이 유일 동쪽 입구 발굴 ‘수여선 철도 기념관’ 재탄생 필요 [용인신문] 수탈의 도구였던 수여선(수려선)은 광복 후 한때 낭만적 추억이 깃들어 있기도 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수탈을 목적으로 건설된 근대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문화유산이다. 용인은 협궤열차 수여선이 통과하던 지역이었다. 수원을 출발해서 용인, 이천을 거쳐 여주에 도착하는 총 연장 73.4㎞의 꼬마열차로 불리던 수여선은 1972년 4월 1일 폐선 됐다. 광복 이후 국유화 돼 운영되다가 교통의 발달로 사라져버린 수여선. 그러나 현재 국내 철도터널 가운데 협궤철도용 터널로는 수여선의 덕곡터널(기흥구 태광
[용인신문] 용인시가 추진 중인 (가칭)‘용인항일독립기념관’ 건립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거세다. 역사적 의미가 깊은 항일독립기념관을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립 예정지 또한 일반 시민들의 접근성이 현저하게 떨어져 기념사업 취지와는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편집자 주 용인시가 시의회 의원들의 연구모임인 ‘용인독립운동탐험대’의 제안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용인항일독립기념관’(이하 독립기념관) 예정 부지는 3‧1 만세운동 기념공원이 있는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 산 21-1번지 일원이다.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2024년 4월까지 기존 7만 1550㎡ 규모의 만세운동 기념공원에 36억 4000만 원을 들여 3만 4035㎡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800㎡의 기념관을 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한 상태고, 5월 중에 지방재정투자심사와 공유재산심의, 추경예산 편성 후 도시계획변경절차 등을 거쳐 내년 10월 착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용인향토사학계를 비롯해 독립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들조차 용인시가 공론화 과정 없이 추진하는 것 아니냐며 추진배경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시의
[용인신문] 용인시의회가 공부하는 의원상을 표방해 2011년부터 의원 연구단체 모임을 운영 중이라고 한다. 시의회에 따르면 2021년 의원 연구단체는 △용인독립운동탐험대 △공유도시 용인 △치매 원스톱 서비스 △용인특례시 △Sports city- 용인 △환경치유 용인 △용인스포츠라이프 △아트(art)지기 등이다. 지난해 5개 단체에서 올해부터 ‘용인특례시’를 포함해 3개 단체가 늘어났다고 한다. 시의원들이 공부한다는 것엔 큰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연구모임을 빌미로 자신들의 연구단체 실적을 위해 혹여라도 미진한 정책을 정치적으로 이용할까 심히 걱정된다. 최근 용인항일독립기념관 건립을 둘러싼 공직사회와 향토사학계에서 흘러나온 비판 때문이다. 사업의 타당성과 객관성을 따져 합리적이면,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임에 틀림없다. 더군다나 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이란 명분에는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 계획안에 대해 전문가 집단의 비판이 적지 않다. 이유는 공론화 과정 없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 관계자는 독립운동기념사업회 등 일부 단체 인사들과 소통을 했다는 입장이다. 또 예산심사 등의 과정을 거친 후 전문가로 확대해 폭넓은 공론화 방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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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만년의 공자가 쓴 춘추春秋는 약 1만 6000여 자의 기록으로 중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편년체編年體 사서史書다. 이 책은 세 권의 해설서를 갖는데 좌구명이 쓴 춘추좌씨전, 공양고가 쓴 춘추공양전, 곡량적이 쓴 춘추곡량전이다. 이를 춘추삼전이라 한다. 공양전과 곡량전은 애공 12년까지의 기록이고, 춘추좌씨전은 애공 14년까지의 기록이다. 이런 차이는 공자주유철환이후 28세에 입문한(이본엔 25세 입문이라 함) 스승보다 44세 어린 제자 복상卜相자하子夏가 춘추를 제자 곡량적에게 가르치면서 애공 12년조 까지만 가르친 탓이다. 곡량적은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인 자하의 문도로 자하에게서 춘추를 배워 공자의 춘추를 최초로 의義의 관점에서 해석해낸 인물이다. 권력을 틀어쥐고, 그른 것을 숨긴 자는 그 죄가 도망할 곳이 없게 했으며, 백성들을 가난하게 하고 저들만 호위호식하는 군주는 그 이름이 숨을 곳이 없게 했다. 이처럼 춘추곡량전의 해석은 공자가 지은 노나라의 군주들의 행적을 밝히는가 하면 역사를 보는 안목을 의義의 관점에서 보도록 해석을 한 것이다. 공자작춘추설孔子作春秋說이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맹자다. 맹자 등문공장구하9-7.8문장의 기록은
[용인신문]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개헌선에 육박하는 177석을 획득했다. 친여권 성향의 정당이 동조하면 헌법개정이 가능한 압도적인 승리였다. 불과 1년이 지난 현재 민주당은 다음 대선을 걱정해야 하는 궁색한 처지가 되었다. 4월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반면 지리멸렬했던 국민의 힘은 압승을 거두었다. 지난 보선의 결과는 민심의 흐름을 주목했더라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21대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민주당은 자아도취에 빠져 검찰개혁이 시대적 사명인 것으로 착각했다. 민주당이 총력을 기울인 검찰개혁은 사실상 검찰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었고, 윤석열을 찍어내는 것이었다. 조국 사태로 불거진 윤석열 죽이기는 집요하고 노골적이었다. 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장관을 윤석열 검찰의 희생양이자 순교자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민심은 싸늘했다. 사실 검찰개혁은 필요한 것이지만 국가적인 핵심과제는 아니었다. 1987년 헌법개정 이후 대통령 5년 단임제로 출범한 정권은 여섯 번째다. 30년을 훌쩍 넘어선 87년 체제는 그 수명을 다했다. 대통령제는 미국에 의해 선보인 이후 독재국가들이 선호하는 정치체제로 자리 잡았다. 개인의 자유를 제
쫄깃하고 쫀득한 족발 엄지척! [용인신문] 이번 용인 맛집, 멋집은 족발입니다. 유명한 맛집들도 다녀보고, 여러 체인점도 먹어봤지만 단국대 앞의 자그마한 ‘경희궁 족발 냉면’이 더 마음에 들어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단국대 삼거리에서 내대지 마을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다 보면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매장은 완전한 오픈 주방이면서 1층에 테이블은 딱 2개, 금방 만석이 되지만 신발을 벗어야 해서 조금 불편해도 2층에 좌석이 더 있으니 걱정 마세요. ‘경희궁 족발 냉면’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산 재료로 모든 메뉴를 매일 직접 만드신다는 건데요, 사장님 손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파채와 겉절이가 맛있어서 리필을 너무 여러 번 부탁드려 죄송했습니다. 잡내 전혀 없어 입안에 착착 파채·겉절이도 너무 맛있어 비빔·잔치국수는 필수 코스 잡내 전혀 없이 적당히 잘 삶아진 족발은 쫄깃하고 쫀득한 껍질과 부드럽지만 식감이 살아있는 살코기가 너무 조화로웠어요. 족발을 먼저 찾아서 먹지는 않는데 이곳 족발은 가끔 생각나더라구요. 함께 곁들이면 좋은 전은 두 가지, 그중에 부추배추전을 맛봤는데요, 배춧잎 한 장 그대로 부쳐내는 보통 배추전과는 다른 스타일로 호불호가
[용인신문] 미술품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동구매해서 보유했다가 되팔아 평균 수익률을 30% 또는 그 이상을 낼 수도 있는 예술적인 재테크. 2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자산운용수단으로 자리 잡으려 한다. 최근에 9만 조각으로 나뉜 한 작가의 작품이 2분 38초 만에 팔렸다. 조각당 1000원으로 원하는 만큼 약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살 수 있다, 공동소유자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직접 감상할 수도 있다고. 감상과 재테크가 새로운 트렌드가 될듯하다.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용인시는 예로부터 풍수지리 측면에서 명당자리가 많다고 했다. '사거용인(死去龍仁)'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분묘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부터 한양성곽 주변 도시의 고관 대작들이 우거지로 선호해 조광조, 남구만 같은 굵직한 인물들이 낙향해 살았다. 벼슬에서 물러나 용인에 머물면서 명현의 묘역이 조성되거나 명현이 많이 배출됐다. 요즘에도 유명세를 날리던 인물들의 유택(幽宅)이 대거 몰리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문학인들의 묘역이 용인지역에 산재해 눈길을 끌었다. 홍길동의 저자 허균의 가족묘가 이전해와 원삼면 맹리에 조성되어 있다. 몇 년 전엔 박목월 시인 묘역 옆에 그를 기리는 문학정원이 용인공원묘원에 조성되기도 했다. 용인지역 최초로 용인신문과 용인문학지에서 용인문학 순례길 4개 코스를 개발해 제언했던 것은 행정당국이 나서서 지역문화콘텐츠로 적극 개발해 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한 작가의 사상이나 예술 활동 등을 연구 비평하기 위해서는 그의 활동 시기와 공간, 그 시대 특수한 환경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작가론은 작가의 탄생 공간부터 작품 활동에 영향을 끼쳤던 환경, 그리고 사후 묘역을 통한 조명과 평가에 이르기까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