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노나라 실권자 계씨가 자신의 세를 넓히고자 부용국인 전유라는 작은 나라를 무력으로 빼앗으려 하는데 계씨 밑에서 벼슬하고 있던 염구와 자로가 스승 공자에게 전후 사정을 말하며 대책을 구하니 공자는 되려 제자를 꾸짖으며 염구에게 말한다. “군주를 모실 능력이 안되면 그만둬라. 군주가 위태로운데도 붙잡아주지 못하고 군주가 넘어지는데도 부축해주지 못한다면 그따위로 보좌하는 신하를 어디에 쓰겠느냐”(논어계씨편) “신하가 군주를 잘못 모시면 그 피해는 곧 백성의 몫이다.”라는 것이 공자가 제자를 엄이 한 이유다. 관중은 “백성을 편안히 하는 것이 치국의 요체요, 실천으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라고 직시한 바 있다. 여기서 정치의 근본은 시작된다. 곧 안민安民이다. “백성이 편안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을 일러 좋은 나라라고 말하는 거다. 유학에서는 이를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 한다. 윤리와 도덕으로 자신을 완숙은 아니어도 일정량 경지에 올려놓은 뒤에라야 남을 다스린다는 말이다. 제 한 몸도 건사 못하는 주제에 무슨 남에게 감 놔라 배 놔라 하랴. 한나라 제왕 무제는 번거롭고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유로 종종 황제의 관冠을 쓰지 않고 놀았는데 간관諫官 급암汲
[용인신문] 최근 용인시는 문화예술행정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에 올라있다. 뒤늦게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부터 추진 중인 ‘법정 문화도시’ 선정에 뛰어들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래도 용인시의 문화예술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전국 지자체들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드는 바람에 용인시도 유치 희망을 선언한 상태다. 삼성과의 연고를 따지자면 당연히 용인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해야 함이 마땅해 보인다. 손이 안으로 굽는다고, 지역언론인 처지에서 볼 때도 이병철 회장의 유지를 받든 호암미술관이 있고, 삼성그룹의 두 축인 삼성반도체와 에버랜드까지 있으니 용인시가 금상첨화 아닌가. 그런데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용인시 문화예술 행정인프라, 즉 전문 인력과 지속 가능한 예산지원 문제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 희망은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의 생색내기, 또는 면피용 선언일 수 있다. 그런데 긍정적인 측면은 이를 계기로 용인의 문화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앞으로 용인지역 문화예술 분야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단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시민들은 무능한 정무직 행정가와 정치인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용인시, 올해 문화예술작품 구입예산 0원 내년 특례시, 시립미술관 건립 계획 없어 “친구따라 강남 가는 격…” 면피용 비판 문화예술 중요성 깨닫는 계기라도 삼아야 [용인신문]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콜렉션으로 알려진 희귀 미술품 리스트가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나라 안팎이 떠들썩하다. 전국 지자체들은 소위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하겠다며 다양한 명분까지 내세워 유치전에 합류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병철 이건희 홍라희 콜렉션’인 미술품들이 이건희 회장 사망 후 상속세 논란 끝에 국가 기증을 하게 된 것. 그런데 뜬금없이 지자체들 사이에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자체마다 아전인수격의 낯뜨거운 경쟁이 주는 또 하나의 그림자와 교훈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 실체없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 “고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 기증과 관련,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들이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라.” 지난 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말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 측이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미술품 2만 3000여 점을 기증한다고 밝힌 직후였다.
[용인신문] 최근 용인시 소유의 역북동 561-28번지 토지 관련 신문기사를 보고 청원드립니다. 역삼동은 처인구 최대 인구가 밀집 돼 있는 지역입니다. 또 신규 대단지들이 들어서고 있어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역삼동 용신중학교는 역삼동에서 초등학교 6년을 보내도 갈 수 있는 확률이 50%도 안 되고, 갓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멀리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해야 합니다. 개발사업으로 인구가 늘어나면 이는 더 심하게 되겠지요. 최근 기사를 통해서 용인시 소유의 역북동 561-28번지 토지에 주차타워나 시민체육센터 등 주민 편의시설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게 됐습니다. 역삼동 주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이 자리에 중학교가 들어오기를 바랍니다. 중학교 민원이 있을 때마다 용인시와 교육청은 부지와 인근 역삼지구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자세한 행정 절차를 모르는 주민들은 용인시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용인시에서 역삼동 주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노력하고 있으나 계획이 없다” 이런 말보다 중학교 설립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반영해 주셨으면 합니다. 역북동 561-28전지에 꼭 중학교 설립을 검토 부탁드립니다.
[용인신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타계 이후 6개월간 우리 사회의 관심사 중 하나는 유산 액수와 천문학적인 세금, 그리고 미술품의 향방에 관한 것이었다. 2021년 4월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이 삼성전자를 통해 상속세 납부, 사회공헌, 미술품 기증 계획 등을 발표하였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 2만 3000여 점 가운데 고미술품 2만 1600점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산하의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고, 국내외 근현대 작가의 작품 1400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하며,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박수근미술관, 이중섭미술관 등 작가의 연고지 미술관에도 기증한다는 내용이었다. 미술관, 박물관을 건립할 때 기본 요건인 작품 수 100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건희 컬렉션은 최대 230개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지을 수 있는 수량이며, 감정가만 대략 3조 원에 달하여 가히 ‘세기의 기증’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13개씩의 소규모 미술관과 박물관을 지을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작품 수준은 차체하고 1969년 설립 이후 현재 소장하고 있는 작품 수가 8782점이던 국립현대미술관에 1488점의 작품이 한꺼번에 기
[용인신문] 코로나 팬데믹 현상으로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 나는 만큼 우울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따라서 부모들의 가정 양육 부담도 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방역지침을 지키며 아이들의 바깥 놀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의 일상을 소중히 지키는 일이다.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 있든 고립되지 않고 놀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른들이 만들어 줘야 한다.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은 나라가 건강한 나라다. <본지 객원사진기자>
세월 곽재구 하얀 민들레 곁에 냉이꽃 냉이꽃 곁에 제비꽃 제비꽃 곁에 산새콩 산새콩 곁에 꽃다지 꽃다지 곁에 바람꽃 소년 하나 언덕에 엎드려 시를 쓰네 천지사방 꽃향기 가득해라 걷다가 시 쓰고 걷다가 밤이 오고 밤은 무지개를 보지 못해 아침과 비를 보내는 것인데 무지개 뜬 초원의 간이역 이슬밭에 엎드려 한 노인이 시를 쓰네 곽재구는 1954년 전남 광주에서 내어났다.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사평역에서」가 당선되면서 시단에 나왔다. 그는 인간 본래의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해온 서정성 짙은 시세계를 보여준 중견시인이다. 이번 시집 『꽃으로 엮은 방패』는 등단 40주년을 맞아 펴낸 시집으로 맑고 고운 서정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세월」은 그의 자화상이다. 시간의 잔혹성은 영원불변이어서 누구에게나 가혹하다. 언덕에 엎드려 시를 쓰던 소년은 이제, 무지개 뜬 초원의 간이역, 이슬밭에 엎드려 시를 쓰는 노인이 되었다. 언젠가는 하늘에서 은하수에 엎드려 시를 쓰게 될 것을 예감케 한다. 소년의 계절은 봄이어서 민들레, 냉이꽃, 제비꽃, 산새콩, 꽃다지, 바람꽃이 피어 있다. 소년이 봄인 것이다. 노년이라고 해서 어둡지만은 않다. 천지사방에 꽃향기 가득한 봄도 있
[용인신문] “여기 온천이 어디 있어요?” 나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정류장의 매표원 아저씨께 대뜸 물었다. “온천이요?” “처음 듣는데!” 그러더니 건너편 누군가에게 묻고는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는데요” 한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온천 가는 길 안내표시판 하나 없고 여기저기 백암 순대국 식당과 한적하게 자리 잡은 조그만 목욕탕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백암은 맞는데 … 왜 안 보이지!” 중얼거리며 순대국이나 먹으면서 물어보자며 남편하고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벌써 30여 년이 지난 이야기다. 남편 직장 따라 용인으로 이사와 보니 고만고만한 집들을 뒤로하고 황량한 들판이 넓게 펼쳐진 물설고 낯 설은 이국땅이었다. 그래도 신혼 때인지라 그냥 이사 가면서도 생각나는 건 “살아 진천, 죽어 용인”이라던 아버님 말씀과 어디선가 들은 “백암온천이 유명하다” 는 말이 기억에 생생했다. 그래서 짐을 풀어놓은 후 어느 휴일 우리는 온천에나 가자며 가방에 이것저것 담아 먼지 풀풀 날리며 달리는 버스를 타고 백암으로 향했다. 덜컹거리는 버스는 여기저기 멈추며 사람들을 내리고 태우며 눈 동그랗게 뜬 여행자의 가슴을 설레게 했지만 “조금만 살다 이사 가야겠다”라는 각오를 다지기에
[용인신문]
원아 “선생님이 때렸어요” 거짓말 맘카페 무분별한 게시글 인격살인 선량한 교사 범죄자 취급 속수무책 보육종사자 일방적 피해 대책 시급 [용인신문] 최근 경기도 화성시에서 일어난 40대 어린이집 원장의 사망 사건은 보육계 종사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보육시설에서 잇단 아동학대 사건이 미디어에 노출될 때마다 사회적 비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보육종사자들은 불안감이 커진 학부모들로부터 무고한 폭언과 마녀사냥식 명예훼손을 당해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상황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보육시설의 ‘또 다른 역차별 학대’를 긴급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 보육계에 무고성 폭력 난무 어린이날인 지난 5일 화성시 어린이집 원장의 사망 사건은 용인시를 비롯해 경기지역 보육종사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은 어린이집 아동학대 의심 정황이 담긴 게시물이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맘카페’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앞서 2018년 10월 경기도 김포시에서 발생했던 30대 보육교사 사망 사건과도 유사하다.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아동학대를 의심하는 글이 지역 맘카페에 의해 퍼졌고,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당사자가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며 게시글 삭제를 요구했으나
[용인신문] 딸아이는 유치원 입학이 지연된 탓에 3월 한달 동안 아파트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한동안 홀로 놀던 딸아이에게 뜻밖의 친구들이 생겼다. 아파트 건너편 갈곡초등학교 3~4학년들이었다. 나는 “이사 온지 얼마 안 됐는데 친구가 없다”며 “우리 딸도 끼워주라”고 부탁했다. 딸아이 미래의 학교 선배들에게. 장장 2시간 동안 미래의 후배와 놀아준 너그러운 어린이들. 6~7명이 놀이터 전체를 무대로 술래잡기를 하다 딸아이가 지겨워하면 2개 조로 나눠 시소, 그네 타기를 반복했다. 다음날이었다. 놀이터에서 터를 잡고 놀던 아이들이 나와 함께 다가오는 딸아이를 발견하곤 이름을 부르며 반겼다. 돌아가며 베이비시터를 자청하는 아이들을 보며 ‘동네가 아이를 키운다’는 말을 떠올렸다. 셋째날 딸아이가 졸라 또다시 갔다. 텅빈 놀이터에 잠깐 실망하는데 저쪽에서 여자아이 셋이 달려와 딸아이를 채갔다. 보답하고 싶었다. 강남대 앞 매장에서 직접 사면 9500원밖에 안되는 00치킨이 제격이었다. “치킨 사줄까?”라는 물음에 아이들은 우물쭈물. 딸아이를 아이들에게 맡겨두고 바람같이 자차를 몰아 치킨 한 마리를 샀다. 그런데 이런, 그새 놀이터는 낯선 아이들로 북적거렸
[용인신문] 용인시가 126년 만에 ‘건지산 봉수’의 원위치를 찾았다. 시는 처인구 원삼면 건지산에서 1895년 이후 멸실된 것으로 알려진 건지산 봉수의 흔적을 발견했다. 봉수는 낮에는 연기, 밤에는 불로 변방의 급한 소식을 한양에 알리는 국가통신제도다. 조선 초 세종 때 설치된 뒤로 1895년(고종 32년) 공식적으로 사라질 때까지 약 450년 간 사용됐다. 건지산 봉수는 조선의 5개 봉수 노선 중 부산에서 한양으로 올라오는 2거 직봉(直烽) 노선의 42번째 내지봉수로, 안성 망이산 봉수에서 신호를 받아 처인구 포곡읍 석성산 봉수로 신호를 전달했다고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기록돼 있다. 봉수 제도가 사라진 후에는 멸실 돼 건지산 정상 부근에 있었다고 추정될 뿐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 시는 지난해부터 현장답사를 진행했고, 지난달 22일 정확한 위치를 확인했다. 이번에 확인된 건지산 봉수터는 건지산 정상에서 남서쪽 아래 약 300m 거리의 능선에 위치한다. 돌과 흙을 이용해 긴 타원형으로 방호벽을 쌓았으며 길이 38m, 폭 16m, 둘레 80m의 평균적인 내지봉수 규모다. 내부에서는 아궁이·굴뚝시설인 연조 5기의 흔적이 모두 확인됐으며, 출입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