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1981년 봄, 광주군청에서 일할 때, 팔당 상류 퇴촌면에 반달곰이 나타났다. 그 후, 전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취재기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속칭 포수로 불리는 전문 엽사(獵師)를 동반한 경찰이 추적에 나섰고 언론은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방송을 했다. 공보업무를 담당한 나도 상황실이 마련된 퇴촌면사무소에 상주하며 출입기자는 물론 중앙에서 내려온 기자들의 취재활동을 도왔다. 경찰과 엽사들이 일주일을 산등성이와 계곡으로 곰을 쫓아다닌 끝에 결국, 곰은 총을 맞고 숨을 거두었다. 이후, 곰쓸개는 D제약회사에 1600만 원에 팔렸는데 유명 탤런트를 내세워 간 기능 개선제품광고를 해 대박을 터트렸다. 광주군은 이 돈으로 ‘반달곰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부시장님! 천리에 곰 두 마리가 탈출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31년이 지난 2012년 7월, 용인시 부시장으로 일하기 시작한 둘째 토요일 날, 비서실 직원이 아침 일찍 전화한 것이다. 차를 보내겠다는 걸 마다하고 급히 택시를 타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벌써 경찰과 공무원, 엽사들이 출동해 있었다. 주민들은 불안에 떨며 안절부절못했고 당황한 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당일, 2마리 모두 사살을 했지만
무더위에 지친 입맛 깨운 ‘베트남 음식’ [용인신문] 장마 끝에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습니다. 입맛도 기운도 없어 우울했는데 아주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어요. 바로 연달아 몇 번 더 다녀온 용인 맛집, 베트남 음식들이 가득한 ‘안안’을 소개합니다. 위치는 보정동 카페거리, 맛집인 수담 옆 골목입니다. 살짝 경사진 골목인데, 작년에 오픈했답니다. 주차는 매장 바로 앞에 5대 정도 가능합니다. 외관과 실내 모두 민트색 포인트 인테리어가 시원하고, 상큼한 느낌이에요. 보통의 베트남 식당들이 현지 분위기를 내느라 살짝 어두운데 이곳은 환하고 깔끔한 분위기라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타이 식당이나 베트남 식당에서 빼놓지 않고 주문하는 공심채 요리! 어느 식당이던 거의 간이 좀 센 편인데 ‘안안’은 적당한 염도에 함께 들어간 마늘이 덜 익지도 무르지도 않아 마음에 들었어요. 기본이 되는 쌀국수는 깔끔한 육수에 고기도 다른 곳보다 푸짐해서 아직 맛보지 못한 대창이나 해산물 등 다른 종류의 쌀국수도 기대되었습니다. ‘분짜’도 불향 가득한 고기를 풍성한 야채와 감칠맛 가득한 소스와 함께 먹으니 금세 없어지더라고요.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지만 가장 감동 받은 메뉴는 ‘반
[용인신문] 논어에 공자의 노장사상을 볼 수 있는 대목이 몇 군데 있다는데 그중 하나가 논어 태백편에 나온다. “흔들리는 나라에는 들어가지 말며, 어지러운 나라에는 아예 살지를 말며, 정치 질서가 바르게 서면 함께 정치하며, 정치 질서가 깨졌다면 숨어라.” 자신의 몸을 보신하기 위해 은둔하는 것을 꽤 싫어했다는 공자의 말치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현자는 어지러운 세상을 피하고, 그 다음가는 사람은 어지러운 땅을 피하며, 그 다음가는 사람은 임금의 낯빛을 보고 피하며, 그 다음가는 사람은 임금의 말을 듣고 피한다.” 이 또한 논어 헌문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로 저마다 나만이 유일무이한 적임자라며, 대권 등판가도에서 목에 핏대를 올리는 중이다. 어떤 이는 예절의 고향 안동 예안에서 출사표를 던지는가하면 혹자는 자신을 임명해준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어 절딴내겠다며 청요직에 있던 자들이 줄사표와 더불어 출사표를 던졌다. 저들의 면면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는데 대부분 율사 출신이라는 점이다. 검사라느니 변호사라느니 판사라느니 말 만들어도 으리으리한데 문제는 율사라는 것은 미래가 아닌 과거를 캐고 들먹이는, 그 이상도
[용인신문]
[용인신문] ‘실체적 진실’이란 재판을 할 때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인데 죄를 밝히고 형량을 정하는데 중요한 요건이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무엇이 실체적 진실인지 밝히려는 독자와 화자 사이의 줄다리기가 잘 설계된 소설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사건과 인물소개 사이에 독자가 잠시 한숨을 돌리는가 싶으면 다음 사건이나 인물이 다시 혼란에 빠트리는 형국이다. ‘죽이고 싶은 아이’를 만드는 프레임은 히틀러의 선전관 괴벨스가 생각했던 방법과 다르지 않다. 요제프 괴벨스는 “대중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인종적 편견이나 증오 또는 공포심을 극대화해 선전에 활용”(정철운, 『요제프 괴벨스-프로파간다와 가짜뉴스의 기원을 찾아서』(인물과사상사, 2018, 85~86쪽)하여 히틀러를 독일의 수장으로 만들었다. 히틀러를 뽑아준 이들은 경제공항으로 두려움에 빠진 대중들이었다. 소설 속 인물들도 히틀러를 수장으로 만든 대중처럼 각자의 두려움과 욕망에 의해 타인을 정의하고 재단하며 혐오한다.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누구든지 타인에게 등을 돌리는 자기애의 극단 그리고 냉소. 이러한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죽이고 싶은 아이’가 완성된다. 증언은 사실인 것처럼 위조된다. 하지만 끊임
[용인신문]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주부들의 ‘돌밥, 돌밥’도 다시 시작되었고, 맞벌이 가정의 조부모는 손주 손녀 돌보미로 다시 소환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청취자들이 이제는 장르를 다큐멘터리로까지 넓혀간다고 한다. IMF총재는 최근 내년 말이 되어도 코로나19의 종식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즈물의 시즌이 더해갈수록 주인공들이 발전해 가듯이 우리도 멘탈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면서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본지 객원사진기자>
사진 출처 : 이인영 편저 효제충신의 고장 용인 '삼강행실록' 백암면에 있는 열녀 연안이씨 정려각(사진 출처:이인영 편저 효제충신의 고장 용인 '삼강행실록') 연안이씨 열녀비 열녀 연안이씨 명정 현판 조선시대 여성들은 남편이 죽으면 따라 죽어 열녀가 됐다. 모현면 일산리에 있는 열녀 강화최씨 묘문비(좌측)와 정려비(우측) 용인지역에 30여명의 효부·열부… ‘남존여비’ 구시대 유물 치부 유실 [용인신문] 용인이라는 지명이 생긴지 600년이 넘었지만 기록에 남아있는 대부분 인물은 남성들이다. 용인의 여성 인물로 기록에 남아 있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시대적으로 조선시대에 효부를 비롯해 열녀 등의 기록이 남아있다. 혼인 후 남편, 시부모 봉양이나 절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린 여성들에게 조정에서 내려진 정려문이나 정려각, 열녀각, 열녀비 등이 기록과 함께 남아있다. 그러나 현시대와는 맞지 않는 버려져야 할 구시대 유물로 간주돼 건설 공사 등으로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고 남아있더라도 자리가 옮겨지는 경우가 있어 위치를 찾기조차 어렵다. 열녀는 조정이 개입해 규범을 전파시킨 것으로 오늘날 양성평등 시대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극도로 불평등한 조선 여성들의
[용인신문] 1996년 도농복합시로 승격한 용인시는 집단민원조차 도시와 농촌으로 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원도심인 처인구는 농촌 지역인 반면 개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기존 공공시설물들이 매우 낡아 신도시(수지구와 기흥구)에 비하면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차이가 큰 상태다. 용인시라는 한 지붕 아래 ‘도시와 농촌’, 결국 ‘한 가족이 두 가족처럼’ 사는 모습이다. 용인시 안에서도 전혀 다른 삶, 용인 동‧서부 지역의 민원 실태를 점검한다. -편집자- # 처인구, 시 인구의 25%… 면적은 80% 용인시 인구수는 지난 6월 말 현재 107만 7826명이다. 이중 기흥구는 43만 9791명으로 분구를 논의 중이다. 수지구는 37만 7158명으로 분구 자격인 4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처인구는 26만 877명으로 시 전체 인구의 24%에 불과하다. 반면, 용인시 전체 면적 591.36㎢ 중 처인구는 467.6㎢으로 무려 79%를 차지한다. 이는 처인구의 개발 잠재력이기도 하다. 경부고속도로 주변으로 개발이 포화상태인 서북부지역은 20~30년 전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와 안착단계에 있다. 이미 수지1지구와 기흥구의 일부
[용인신문] 백군기 용인시장의 취임 3주년 기념 언론간담회 키워드는 ‘균형’, ‘경제’, ‘환경’이었다. 난개발 오명으로 얼룩진 용인시 입장에서는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남은 임기 1년 동안 동서남북 균형발전 도시의 초석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실현될 수 있을까. 동서남북 균형발전 계획은 대한민국 경제수도로의 도약과 탄소중립도시 실현을 통한 친환경 생태 경제자족도시 조성이 주제였다. 그 중 처인구는 남사읍 일대 약 620만㎡을 주거·산업·에코타운 기능을 갖춘 자족복합도시로 건설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이 있었다. 교통인프라는 정치권과 처인구민들이 강력하게 요청해서 결정된 세종~포천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에 각각 2곳씩 만들어지는 IC를 꼽았다. 차기 철도망 구축계획인 ‘경강선 연장 수정안’도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끝내 포함되지 않았다. 경안천을 중심으로 5곳의 녹지 거점을 연결한 277만㎡ 규모의 ‘용인 어울林(림)파크’ 와 ‘이동 에코-레저파크’조성 계획도 밝혔다. 백암면에는 ‘팜 앤 포레스트 타운’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사업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용인시 사업이 아닌 게 대부분이다. 국토부와 환경부
칠성판의 고인은 바로 소생이로소이다 고정희 어누 때보다 제 눈빛은 밝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천천히 관속을 응시했습니다 “천고지붕 당했으니 하사말씀 가이없나이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직사각의 칠성판에 누워 있는 건 고인의 시체가 아니라 은빛으로 번쩍이는 ‘거울’이었습니다 그 거울 속에 누워 있는 건 다름 아닌 소생의 상반신이었던 것입니다 그때 소생은 죽었습니다 ......... 무등산 중봉 허리에서 우리는 너나없이 칠성판에 누워버렸습니다 오오 그것은 우리들의 장례 우리들의 거울장이었습니다 (이하 생략) 고정희(1948-1991)는 전라남도 해남에서 출생했다. 1975년 『현대문학』 추천완료로 문단에 나왔다. 그녀는 현실인식과 역사의식에 의한 신랄한 비판과 준열한 고발을 해온 시인이다. 1980년대에 그녀는 시를 통해 남녀평등과 여성해방을 부르짖기도 했다. 「칠성판의 고인은 바로 소생이로소이다」는 그녀의 장시집 『초혼제』에서 부분을 인용한 것이다. 그 시대의 마지막 선비가 죽어 그의 장례를 치르는 의식으로부터 시가 시작된다. 선비는 민주주의일 수도 있고 자유일 수도 있다. 관속을 응시하던 화자는 칠성판 위에 누워 있는 거울을 본다. 거울 속에는 화자 자신이 누워
[용인신문] 백군기 시장님의 공약사항 중 하나인 기흥역세권 내 중학교 신설을 청원합니다. 시장님의 공약사항이신데 혹시 잊고 계신건 아니시겠지요? 지난 6월 23일부터 오피스텔도 ‘학교설립에 관한 특례법’에 적용돼 학교설립을 위한 세대수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기흥 역세권내에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포함해 현재 6200세대에 약 2만여 명이 거주하며, 앞으로 기흥역세권 2지구 사업이 진행되면 2300여 세대가 추가돼 약 8500세대가 밀집된 도시를 형성하게 됩니다. 기흥역세권은 최초 계획부터 용인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고, 입주민들은 용인시의 이 같은 계획을 믿고 분양을 받아 거주하고 있습니다. 세대수 8500여 세대가 거주하는 지역에 중학교 하나 없는 곳이 과연 몇 군데나 될까요? 용인의 랜드마크는 커녕 중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는 멀리 분당과 서울로 이사하는 실정입니다. 백군기 시장님이 꼭 공약을 이행해 주길 청원합니다.
[용인신문] 무더운 여름날 보양식의 꽃은 삼계탕일까? 요즘 여름 보양식 상식은 ‘냉보양식’이란다. 인스타그램에 검색어 ‘빙수’를 쳐보면 100만 개쯤 되는 게시물들이 눈과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맛은 기본이고 비주얼은 아트이며 창의성이 넘치는 재료들로 고르는 재미가 있다. 1200원으로 즐기는 컵 빙수부터 10만 원 짜리 호텔 빙수까지 가격은 다양하지만, 그 시원함과 달콤함은 똑같지 않을까? 다가오는 복날엔 탄소배출 줄이는 데 동참할 겸 빙수로 대체해 볼까 싶다. <본지 객원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