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2022년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나노사회’ ‘헬시플레저’ ‘엑스틴’ ‘머니러시’등등이다. 한국사회가 극도로 미세단위로 분화되고 있다. 집단은 다양해졌지만, 소통은 단절되어 있다. 나의 트렌드를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게 트렌드다. ‘나노사회’임에도 백신 접종률은 높으니 2022년도엔 블랙타이거가 코로나를 물고 가버릴 거라 희망한다. 호랑이처럼 호호호 웃는 2022년도를 꿈꿔본다.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플라톤의 『국가』는 국가란 무엇이고 정의란 무엇인지를 묻는 책이다. 또한 정의에 관한 이야기이며 철인(哲人)으로서의 정치인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를 밝힌 책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고전이 매우 읽기가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 그래서 필독서의 반열에 올랐지만 읽은 이가 드물다는 문제가 있다. 좀 더 현대적인 어투로 쉽게 쓴 책이 최광열의 『플라톤의 국가』이다. 원전에 충실한 천병희의 번역서(도서출판 숲, 2013)는 진입장벽이 높고, 그렇다고 이종환의 『플라톤 국가 강의』(김영사, 2019)를 읽기엔 원전이 주는 핵심내용이 궁금할 때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도서의 제목은 플라톤의 저술이기 때문에 『플라톤의 국가』이지만 실제로 도서를 읽어보면 케팔로스의 집에서 그의 큰아들 플레마르코스와 더불어 트라시마코스, 글라우콘, 아데이만토스가 함께 소크라테스와 토론을 하는 하룻밤의 대화이다. 대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소클라테스이다. 소크라테스는 “미쳐버린 친구에게 빌린 무기를 돌려주는 것이 올바른가?”라고 묻기도 하며, 수호자에게 진실함, 절제, 인내를 가르쳐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올바름의 본은 최선에 대한 추구라 주
[용인신문] 죽전사거리 신세계 백화점에서 죽전동으로 들어오는 죽전동의 입구에는 아직 정리되지 못한 전선이 위태롭게 설치되어있습니다. 수지구의 랜드마크로 볼 수 있는 죽전 신계계 백화점은 늘어진 전선과 전봇대로 인해 현대적인 건축미는 찾아볼 수 없으며, 명품 택지지구를 표방한 죽전동의 입구는 시대를 뛰어넘어 80년대 구도심을 방불케 하는 초라한 입구처럼 되었습니다. 또한 달맞이로와 대지초등학교까지 연결된 인도의 전봇대로 인해 학생뿐 아니라 성인 보행자에게도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달맞이로는 가뜩이나 도로가 좁은데 전봇대까지 있어 행인들의 통행이 쉽지 않으며, 현암로 죽전사거리~대지초등학교까지는 초등학생의 등하교 구간으로 모두의 안전을 위해 꼭 전선지중화가 필요한 구간입니다. 예산의 이유로, 순서의 이유로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지않도록 조치해주시길 간곡히 청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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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논어 학이편 첫 문장을 요약하면 세 마디로 압축된다. ‘배워서’ ‘기뻤는가’ ‘그렇다면 군자되시게’ 이다. 곧 공부는 기쁘게 하되 그 완성은 군자에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서 군자라는 말은 한마디로 ‘이거다’라고 단정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군자라 하면 훌륭한 사람 정도쯤은 된다. 군자에 이르는 과정에는 몇 개의 덕목이 있다. 대학 책에서는 이를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명토 박는다. 연의하여 풀어쓰면 이렇다. “몸을 닦았는가? 그렇다면 결혼을 하시게. 결혼해서 가정을 잘 이끄셨는가? 그렇다면 치국을 하시게. 치국을 해서 나라 안 온 백성들이 등따습고 배불렀는가? 그렇다면 평천하를 하시게.” 이것이 지금으로부터 얼추잡아 2000하고도 500년 쯤 전에 공자 아들의 아들이 제자를 가르치면서 했다는 말이다. 나라를 다스린다는 거, 그것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정을 이끈다는 거, 그것은 자신의 몸을 닦음에서 비롯된다. 착하게 살면서 좋은 것은 본받고 나쁜 것은 멀리하는 거, 이것이 몸을 닦는 수신의 첫 번째 덕목이라 했다. 어려서부터 귀에 딱지가 지도록 들어온 말중에 하나가 “착하게 살거라”라는 말일 것이다. 부모
구인 광고 윤경예 큰물 다녀간 골목 ‘급 안마사 구함’ 말라간다 아니, 꿈틀거린다 환대는 몸 밖에 두었으므로 세상은 허물 하나 없음이 허물이므로 살과 뼈를 덮을 흙빛 한 줌 얻고자 했을 구인蚯蚓들 떼죽음 당하는 것쯤은 무서울 것 없다고 눈알 부라리고 있다 전단지로 따악, 붙어 있다 윤경예는 2018년 제1회 남구만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그녀의 시는 섬세하고 아름답다. 세련된 은유를 구사하는 것도 그녀의 미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어느 골목에 들어서도 구인 광고를 지천으로 만나게 된다. 구인 광고 위에 구인 광고가 수없이 덧붙여져 있기도 하다. 구인 광고 한 장이 한 사람인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인력이 필요한지 헤아릴 수 없다. 구인 광고는 도시 빈민의 삶의 모습이다. 이곳저곳에 남루하게 붙어 있는 구인 광고는 고급한 인력을 찾는 것이 아니다. 음식점이나 접객업소, 또는 미용실이나 목욕탕 등 자영업을 하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별한 기술직이 아니어서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직율이 높은 것은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매일 골목마다 구인 광고가 넘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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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저는 만 65세인 남편과 성인이 된 두 자녀의 엄마이자, 두 손주가 있는 만 63세 할머니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난하게 자란 탓에 열심히 노력해서 내 자녀들에게는 절대 이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살았습니다. 먹을 것, 입을 것 아끼며 열심히 일해 돈을 모았고, 자녀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 노후를 생각해 용인시에 집 두 채를 장만해 놓았습니다. 지금 살고있는 집은 주택연금을 신청해서 월 81만 원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한 채에서는 월세 90만 원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가 받는 국민연금 약 100만 원을 포함해 약 270만 원으로 한 달을 꾸려 갑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갑자기 종부세 110만 원을 내라는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집 2채의 공시지가는 8억 2000만 원입니다. 불과 1년 전 집 두 채의 공시가격은 5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두 채 모두 합해 9억 원도 안되는 집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소득이 없는 늙은이가 무슨 수로 세금을 내라는 것인가요. 전세 20억 30억 사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은 저만 갖는 것일까요? 존경하는 대통령님! 과연 저 같은 사람이 국민 2%입니까?
[용인신문] 지난 12월 4일 코로나19 PCR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차 부스터샷 예약일을 열흘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이다. 신속한 자가격리조치와 함께 보건소로부터 역학조사와 진료계획을 상담을 받고 생활치료센터·재택치료 진료지원시스템 앱을 설치한 후, 정신건강 자가 검진상담을 마치고 온라인 재택치료 상담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12월 5일 오전에 체온계, 산소 포화도·맥박 측정기 등 진단 키트와 소독제 등이 퀵서비스로 배달되었고, 연이어 종합감기약‧소독제‧재택치료 생필품들이 속속 배달되었다. 가히 쿠팡의 로켓배송에 견줄만한 코로나 의약품 물류서비스 시스템이다. 코로나19 방역 행정시스템에 있어 거리두기와 드라이브 스루 검사에 이은 환자서비스 혁신프로그램으로 ‘K-Medical’의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매일 3~5회 체온, 산소포화도, 맥박상태를 모바일 앱을 통해 입력하고 치료담당자와 소통을 시작했다. 재택치료를 수행하면서 영상상담으로 발전된다면 국민건강을 위한 물류체계의 개선과 함께 사회적 비용에 커다란 편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과 지원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정부와 행정당국, 종사자들의 노고를 이제서야
[용인신문] 언론은 우리와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대중에게 전달하되 수문장이 출입을 제한하듯이 정보를 선택해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자면 언론사는 방향성을 갖는데 이를 의제설정(Agenda setting)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언론사가 어떤 주제에 대해 특정한 방향과 논의의 틀(frame)을 제공해 여론을 조성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같은 주제여도 언론사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손석희의 『장면들』은 어젠터 세팅에서 한발 더 나아간 어젠더 키핑(Agenda keeping, 의제지키기)에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손석희는 세월호 참사 사건을 200여 일 동안 보도하여 어젠더 키핑을 실현했다. 손석희는 묻는다. ‘저널리즘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고 말이다. 손석희는 자신의 보도원칙을 ‘팩트’와 ‘품위’라고 말한다. 특히 ‘품위’라는 말은 뉴스가 감정이나 흥미에 호소하여 선정적인 성격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로 한 말이다. 언론사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존재하고 있는지라 늘 공익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언론사는 공정한 시각으로 권력을 감시하고 바람직한 여론 형성에 도움이 되는 뉴스를 보도해야 하는 것이 사명이
[용인신문] 논어 술이편7-18 문장에 섭땅의 군주 섭공이 자로에게 물었다. “그대의 스승 공자는 어떤 분이십니까?” 이에 대해 자로는 단 한마디도 못했다. 아마도 스승께서 워낙 크신 분이시라 딱 잘라서 말하기가 어려웠으리라. 자로는 돌아와 스승께 섭공과의 만남에서 스승이 어떤 분이냐 묻기에 “저는 차마 뭐라 답할 말이 없었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하니 공자는 수제자 자로의 속 깊은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랑곳없이 분기탱천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너는 왜 말하지 못했느냐?”라고. 아마 모르긴 해도 공자는 서운했으리라. 명색이 수제자라고 자처하는 것이 스승을 위해 나팔은 고사하고 뽐뿌질도 제대로 할 줄도 모르니 꽤 서운했으리라. 이와 비슷한 일이 사마천 사기에 기록이 있다. 계손사의 아들 계강자는 용인술에 능한자다. 노나라 애공 7년 때 오왕 부차하고 영토분쟁으로 마찰이 있을 때에도 공자의 제자 자공을 보내 싸움의 물줄기를 아예 월나라로 돌려버린 일도 있다. 이로 인해 오나라와 월나라는 죽기살기로 싸운다. 흔히 오월춘추의 고사가 쏟아져나온 전거가 이 때문이다. 제나라가 쳐들어왔을 때는 공자의 제자 염유를 좌장군으로 삼아 승전보를 울린다. 이일 후 사기공자 세가편
육십령 5 박일만 골목을 몇 바퀴 돌아도 적막하다 빈집은 스러져 가는데 마당에 꽃이 폈다 작년에 돌아가신 이모님이 이승을 떠도시는지 생시에 심어놓은 꽃들만 마당에 가득하다 봉숭아꽃이 마지막 피를 토하고 꽃무릇이 손톱으로 하늘을 할퀸다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은 흑백이다 박일만은 전남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육십령에서 태어났다. 이번 시집이 육십령 연작으로 되어 있는 연유다. 그는 2005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그는 점점 낙후 되어가는 농촌 현실을 직시하며 고발하고 비판한다. 그런가 하면 생태계가 파괴되어가는 것이 인간의 탐욕 때문임을 외친다. 역사의식과 민족의식 또한 이번 시집을 통해서 드러낸다. 육십령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그의 문학적 토양이기도 하다. 「육십령 5」는 피폐해가는 농촌의 풍경이다. 적막한 마을에 빈집이 늘어나고 그 빈집 마당에 꽃이 피었다. 지난해 이모님이 돌아가신 후 집은 비어 있는 것이다. 혼령이 이승을 떠돌고 계신지 살아생전 심어놓은 꽃들이 마당 가득한 것이다. 피를 토하듯 붉은 봉숭아꽃, 하늘을 할퀴는 꽃무릇이 피어 있는 마당 또한 적막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을에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에는 생기가 없다. <달아실>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