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후보 등록과 함께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대선처럼 혼란스런 선거는 없다는 것이 여론인 것처럼 뚜렷한 우위는 찾아볼 수 없다. 더 특이한 것은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만 선호할 뿐 상대후보에게는 혐오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과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그렇다 치지만 정의당의 심상정의 인기 없음은 의외의 현상이기도 하다. 두 달 내내 3% 내외의 저조한 지지율은 심후보가 한때 칩거에 들어갔을 정도다. 대체로 원내 유일 진보정당인 정의당은 지지를 하지 못할지언정 욕을 먹는 정당은 아니었다. 정의당의 목표가 차별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섰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당의 정책이 이젠 먹히지 않는 이해하기 힘든 세상이 됐다. 대체로 민주화 세대라는 40~50대는 물론 20~30대 청년들에게 유독 인기가 없는 것도 세계적인 정치 트렌드하고 맞질 않는다. 청년들의 지지를 받는 미국의 민주당 내 좌파나 유럽의 사회민주당들의 여전한 인기 유지에 비해서 말이다. 대체 진보정당의 후보 심상정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첫째는 공정의 문제이다. 그런데 유난히 청년세대들이 공정을
[용인신문] 레거시 미디어를 멀리하게 된다. 걱정과 안심, 분노와 절망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반응이다. 대신 뉴미디어가 전하는 보도는 연일 흥분지수를 갱신한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라는 이성복의 시, <그날>처럼 하루하루가 선거의 마지막 날 같다.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는 ‘삐삐롱 스타킹’처럼 천방지축이다. 정호승의 시를 빌리자면,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는 의도인지. ‘너’란 존재가 누구인지, 언론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진흙탕 선거는 전선이 없다는 의미다. 이럴 때일수록 명확한 전선을 만들면 된다. 어떤 선을 그어서 선에 걸려 넘어지게 만드는 전략은 쉽게 통할 때가 있다. 아무리 좋은 전략도 통하지 않는 이유는 익숙함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다수의 유권자는 이미 결정한 상태일 것이다. 그러니 결정하지 않은 소수에게 집중할 때다. 20대 대선은 모든 예상과 어긋나는, 익숙하지 않은 선거다. 강자는 자신이 강자라는 인식이 있으면 연대한다. 얻고자 하는 목적이 분명한 순간에는 강자의 체면은 없다. 똑똑한 강자들은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시각에서 연대의 이유를 파악한다
[용인신문] 온갖 ‘말폭탄’이 오가는 정치권에서 터져 나오는 말실수 중 의외로 상당히 잦은 경우가 ‘장애인 혐오’ 발언이다. 관록의 정치인들도 관련 실수를 종종 저지르곤 하는데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치권에서 말하는 걸 보면 저게 정상인처럼 비쳐도 정신 장애인들이 많다”,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바 있고, 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절름발이 총리’라는 표현으로 비판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정치권을 향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장애인 인권교육 이수를 권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권의식이 높아진 요즘 장애인들을 겨냥한 의도적 비하 발언보다 무의식적으로 속담이나 관용구를 인용하다 벌어지는 실수가 더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꿀 먹은 벙어리’와 ‘장님 코끼리 만지기’와 같은 표현인데 인권위는 각각 ‘말문이 막힌’, ‘주먹구구식’ 등으로 바꿔 쓸 것을 권하고 있다.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는 임자 없는 돈을 가리키는 ‘눈먼 돈’이란 표현은 ‘주인 없는 돈’으로, 한쪽으로 기울어져 편파적이라는 뜻을 가진 ‘외눈박이’는 ‘편파적’ 등으로 바꿔 쓰는 것을 제안한다. 국가나 도시의 발전 수준을 평가하는데 있
[용인신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장악(개편) 시도와 소위 연기주문 발언에 윤석열 후보가 격노하면서 선대위를 해체했다. 윤 후보의 선택에는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측근(핵심관계자)의 반발과 야권의 이른바 김종인 비토 그룹의 조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틀간 서초동 자택에 칩거하면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전면 개편에 반발했다. 후보가 결별을 발표하기 직전 김종인 위원장은 자신의 직책을 사퇴했다. 권성동 사무총장도 물러났다. 이로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윤석열 선대위는 전격 해체되고 권영세 선대본부장, 원희룡 정책본부장 체제로 개편되었다. 윤-김 두 사람이 결별하게 된 원인은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예견된 수순이었다. 김건희 씨가 뒤늦게 국민에게 사과했으나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진정성도 부족했고 절실해 보이지도 않았다. 김건희 씨의 사과 후에도 윤 후보의 실언은 개선되지 않고 계속되었다. 가진 것 없고 못 배운 사람은 자유의 소중함도 느낄 수 없다는 발언은 상식적인 판단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망언(妄言)이었다. 전후 맥락을 감안하여 이해한다 해도 문제의 발언은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철학과 가치관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용인신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이준석 대표의 당무 거부로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던 국민의힘은 후보가 울산으로 내려가 대표와 회동하면서 일단락되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하면서 국민의힘은 12월 6일 예정대로 선대위를 발족시켰다.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은 노선을 둘러싼 대립이자 권력투쟁이었다. 윤핵관(윤석열후보핵심관계자)으로 불리던 후보 측근들은 김종인이 오면 상왕이 된다는 논리로 선대위를 소위 3김체제(김종인 김병준 김한길)로 권한을 분산시키고자 했다. 김종인은 선대위는 의사결정이 신속한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윤-김은 결별하는 듯 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카드를 다시 살려낸 것이 이준석이다. 이 대표는 4일간 영호남을 돌며 윤 후보를 압박했고, 당내 수도권을 중시하는 이른바 개혁세력은 이에 동조했다. 후보와 대표의 충돌이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정치에 관심이 많은 국민은 신선한 느낌마저 받았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충돌하면 승부가 뻔하다. 하지만 유력 대선후보와 대표가 충돌하면 명분이 앞선 사람이 이긴다는 것이 이번에 입증되었다. 이준석은 이대로 가면 대선 필패다
[용인신문] 정치신인 윤석열이 단기간에 대통령 후보에 오른 것은 가히 기네스북감이다. 그는 6월 29일 정치참여를 선언하고 7월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당내 경선을 거쳐 제1야당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것이 11월 5일, 정치참여 4개월여 만에 이루어낸 결과이다. 아홉 차례 사법시험 도전 끝에 합격한 윤석열은 짧은 기간의 변호사 생활을 제외하고 줄곧 검사로 복무했다. 정치 경험이 전무(全無)한 그가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조국 사태로 회자되는 현 정권과의 갈등과 대립의 산물이다. 정치에 입문한 윤석열은 숱한 구설에 휘말렸다. 주 120시간 노동,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 나라들이나 하는 것” 등의 발언은 20~30대 청년층의 냉소를 받았다. 여러 실언(?)이 많았지만, 대표적인 것은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건이다.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 라는 발언은 실언이라 치부할 수도 없는 잠재된 윤 후보의 의식 세계를 표출한 것이다. 11월 23일 윤 후보의 발언으로 다시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전두환 씨가 사망했다(윤 후보는 조문 의사를 밝혔지만, 주변의 만류로 번복해야 했다). 군사 쿠데타와 광주시민 학살이
[용인신문] 1919년 2월 26일. 천도교에서 운영하는 안국동 보성사에서 독립 선언서를 인쇄 중이었다. 종로경찰서 고등계 형사인 신철이 이를 발견했다. 최린이 신철을 만나서 돈을 주며 “당신은 조선 사람이냐, 일본 사람이냐”라고 묻고는 “제발 며칠만 입을 다물어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돈을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나 신철은 이를 묵인한다. 체포된 신철은 유치장에서 숨겨뒀던 청산가리로 자살했다. “루스벨트여! 귀가 있으면 들어보라. 내가 윌슨의 자결주의에 속아 천황의 역적 노릇을 하였다. 이 절치부심할 원수야! 이제는 속지 않는다. 나는 과거를 청산하고 훌륭한 황국신민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라!” 3·1운동에 민족대표로 참여했던 최린이 한 말이다. 그는 “내선융합(內鮮融合)·공존공영(共存共榮)이 민족 갱생의 유일한 길”이라며, 중추원 시국 강연 반으로 전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전국을 누볐다. 총독부의 기관지인 ‘매일신보’의 사장으로 그 역할에 충실했던 최린은 ‘악의 평범함‘을 넘어선 민족 반역자의 삶을 살았다. 그가 해방 이후 반민특위에 체포되어 자신의 친일 행위를 시인하고 참회를 했다지만 그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1776년 4월, “과인은 사도세자의
[용인신문] <오징어 게임>을 뒤늦게 정주행 했다. 끔찍했고 슬펐다. 충격이었다. 컴퓨터 게임이 전쟁을 게임으로 즐기는 거라면 반대로 오징어 게임은 우리의 놀이를 리얼 생존 게임으로 만들었다. 오징어 게임을 보며 필자는 또 다른 영화 「시민 케인」이 생각났다. 가난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크게 성공한 사업가인 케인은 죽는 순간 “로즈버드”라고 외치고 숨을 거둔다. 기자는 로즈버드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케인의 삶을 역추적 해나간다. 아내와 자식의 죽음, 애인의 자살, 정의롭고 혈기왕성했던 20대와 탄광촌에서의 가난했던 유년시절까지. 그러나 집요한 기자도 로즈버드를 알아내지 못한다. 결국 케인의 유품들은 경매에 팔려나가고 남은 물건들은 소각시키기로 한다. 그 곳에 케인이 유년시절 탄광촌에서 타던 눈썰매가 있었다. 썰매를 불더미에 집어넣을 때 그 썰매 밑바닥에 ‘로즈버드’라고 씌어 있었다. 오직 관객만이 로즈버드를 볼 수 있었다. 오징어 게임에서 1번인 우일남 노인에게도 로즈버드는 유년시절이었던 것일까. 억만장자의 삶도 진짜로 의욕이 없이 심심할까. 드라마 시작 부분에서 게임은 누군가의 실제 게임이라는 것을 눈치 챘다. 경마장 장면에서 힌트를 얻었고 또
[용인신문]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이재명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10월 10일 이재명 후보는 50.25%의 득표로 1차 투표에서 당선되었다. 이 후보의 승리는 경선기간 내내 예상된 것이었고, 이변은 없었다. 역대 대통령선거의 경우 후보가 선출되면 컨벤션효과로 인한 지지율 상승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컨벤션효과가 미미했다. 이러한 현상은 경선 후유증과 대장동 사건의 여파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당면과제는 정체된 지지율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이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추세는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이 후보가 우세를 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권이 바짝 긴장해야 할 대목이다. 이재명 후보에 바란다. 대장동 의혹은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보면 기본소득제를 제외하곤 명분과 이슈를 선점할 쟁점이 별반 없다. 집권당 후보답게 굵직한 공약을 선보이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선거전략이다.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스스로 수렁에 빠지는 패착을 범하기 쉽다.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는 당에 맡기고 후보는 국민과 국가, 민족의 공존공영, 인류의 미래를
[용인신문] 아주 오래전 일이다. “수지(水枝)로 이사했으니 수지(收支) 맞을 겁니다.” 당시만 해도 수지는 아주 조용한 동네였다. 말 그대로 동네 한 바퀴, 풍덕천동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용인이 아닌 수지에 산다는 말을 더 자주 했다. 얼마 전 일이다. ‘광주대단지 사건’ 50주년 기념 강의를 촬영하려고 성남시청에 다녀왔다. 녹화가 끝나고 담당자가 물었다. “성남 어느 동에 사세요?” “용인에 살아요.” 5000여 공무원들에게 성남시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강의였는데, 강사가 용인사람이라서 아쉬웠을까. 지난주 일이다. “선생님, 백신 2차 접종 끝난 분들하고 답사 추진해 주세요.” “그럼 용인을 돌아볼까요?” “용인에 갈 곳이 에버랜드 말고 또 있나요.” 어쨌든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 용인의 역사 유적지들을 다녀 보기로 했다. 역사 강사의 생각으로 말한다. 수지에 살면서 용인에 대한 동질성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결론적으로 이것이다. 수지에는 용인시 지역 안내도가 없다. 관내 유명 관광안내도를 비롯한 역사 유적지 안내도와 같은 설치물도 본 적이 없다. 며칠 전 일이다. 지방 강의에 다녀오다가 정체된 고속도로를 피해 처인구 쪽의 국도를 이용했다. 그렇다.
[용인신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현재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후보가 과반수를 득표하면 10월 10일 확정된다. 반면 2위 이낙연 후보가 과반수 득표를 저지한다면 늦어도 10월 15일 결선투표로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수도권 경선의 최대변수는 역시 대장동 주택개발에 이재명 후보가 연루되었는지가 최대변수다. 드러난 정황만으로 볼 때 화천대유의 투기에 야권의 연루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LH공사의 신도시 개발에 공사임직원이 대거 연루된 것을 경험한 수도권 민심은 이 후보와 성남시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되는 민주당 경선을 감안하면 대장동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안될 수도 있지만 경선 막판 1주일은 상당히 긴 시간이다. 만약 이재명 후보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보도가 터진다고 가정하면 크게 요동칠 수도 있다. 현재 민주당 경선 후보는 이재명 이낙연 추미애 박용진(득표순)이며 대장동 주택개발 문제는 후보 확정 이후에도 살아있는 뇌관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야권의 대선후보 경선은 국민의힘 11월 5일, 정의당 10월 6일 확정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홍준표 후보가 선두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유승민 원희
[용인신문] 열 받음, 걱정, 안도, 절망, 탄식……. 대통령 예비 후보자 관련 소식들은 나를 흥분시킨다. 충돌하지 않는 단어들인데, 으르렁거리며 악다구니 소리를 지르게 한다. 어떤 후보는 ‘국정 소신과 운영철학’보다 반대 정서를 이용한다. 또 어떤 후보는 ‘나 아니면 안 된다’라고 외쳐댄다. 선거철마다, “그 정도면 양호해”로 합의해 주는 선거문화의 불감증도 여전하다. 다수의 인간은 원망(願望)보다 희망을 앞세운다. 희망은 구조화되어 견고한 욕망으로 꿈틀거린다. 욕심을 포장하여 신념이라 한들, 결국은 자신의 이기적 욕망이지 않은가. 생각해 보라. ‘희망을 꿈꾸는 것’은 강력한 유물론이며, ‘원수를 사랑하라’라고 말하는 신앙은 관념론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원수를 사랑하지 않는 혹자(或者)와 또 어떤 혹자(或者)도 신앙인은 아니다. 신앙은 겸손과 포기를 통해 위안을 받기 때문이다. 돈독한 신앙인이라면, 원수를 저주하는 발언은 그만하라. 신이 경고했지 않은가,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고.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라는 마태복음 5장 38절의 구절과 “악한 자를 대적 하지 말라, 누구든지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의 39절은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