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위나라 대부 거백옥은 평소 공자께서 존경하는 인물이다. 공자는 일생에 위나라를 세 번 갔는데 그중 두 번은 거백옥 집에 몇 년씩 머물 정도로 거백옥도 공자도 서로를 아끼고 존숭함이 지극했다. 하루는 거백옥이 집에 일하는 사인을 보내와 공자께 촌지와 인정을 드리니 사연은 이랬다. 공자가 철환주유를 마치고 돌아오니 노나라 군주 애공이 위로연을 배풀었다. 그의 나이 68세때 일이다. 아들 리를 낳은 3년 후 휴처休妻한 그의 아내는 그보다 1년 전 아들을 낳은지 48년 후 공자 나이 67세 때 사망하고, 2년 뒤 69세 때는 아들 리가 죽는다. 이에 위로할 겸 겸사하여 사인을 보낸 것이다. 공자께서도 그 답례로 대부 거백옥께서는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 라고 묻는다. 이에 사인이 답한다. 저희 대부님께서는 작은 잘못이라도 범하지 않으시려고 무진 애를 쓰시는 것은 같은데 잘 안되시나 봅니다. 공자께서 거백옥보다 40년 아래니까 거백옥의 나이는 대략 100세를 족히 넘었으리라. 칠 십세를 일러 종심소욕 불유구라했다. 뭘 해도 크게 어긋남이 없을 나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100세가 넘은 나이의 사람이 허물이 있은들 얼마나 있으랴마는 아직도 혹시라도 있을
[용인신문]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 라는 제목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폭풍우) 에서 차용해 왔다. 템페스트에는 미란다라는 여성인물이 ‘아름다운 세계’라고 하는 말이 나온다. 동생에게 쫓겨난 아버지와 외딴 섬에서 살던 미란다는 난파선에서 내린 사람들을 보며 아름답다(Brave New World)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아버지를 해치려고 했던 인물들이니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다. 멋진 신세계도 제목과 내용이 아이러니한 관계에 있다.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인간적인 가치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작품속에서 이상적이라고 여기는 세계관은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이다. 이를 위해 개별성이나 다양성이 무시되고 인공수정과 교육을 통해 계급을 유지한다. 충만한 사랑으로 태어나야 할 아이들을 공장에서 생산하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야만으로 치부한다. 소설에서 아이들이 꽃과 책을 증오하게 만드는 훈련과정은 주도면밀하다. 지배계급을 만드는 과정 역시 정교하게 설계되어 오랜기간 빈틈없이 진행된다. 효율이 중요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든 수단으로 쓸 수 있다. 목적을 위한 수단이 궁극적으로 멋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 모든 것을 보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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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역삼도시개발구역내 삼가2 힐스테이트와 역삼도시개발구역내 도로 공사 문제를 해결해 주세요. 시는 과거 관련 청원에 대한 답변서에서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 미시행시(지연포함) 협약에 따라 진입도로를 우선 개설 하도록 돼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청원 답변 후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도로개설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지역주민의 고충을 해결하는 것은 행정기관과 기관장의 의무입니다. 최근 해당 도로개설과 관련해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조합 측과 힐스테이트 시행사 간 소송 등으로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논의의 가치도 없는 핑계라고 생각됩니다. 용인시가 과거 청원에서 답변서에서 밝힌 것과 같이 당초 협약에 따라 도로개설이 우선 진행될 수 있도록 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용인시의 발전과 용인시민의 평안을 위해 조속히 진입도로(대로3-28호, 중로2-84호)의 선개설을 진행해 주십시오.
[용인신문] 최근 특례시로 승격한 용인시의 기흥구와 수지구는 공공 인프라(infra)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수도권에서도 인기 주거지로 부상하고 있다. 기흥구와 수지구민들 대부분은 문화 인프라 복지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처인구 읍·면 지역에 사는 시민들은 문화인프라 복지를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용인시 공공도서관으로는 용인중앙 ‧ 포곡 ‧ 구성 ‧ 죽전 ‧ 동백 ‧ 기흥 ‧ 모현 ‧ 흥덕 ‧ 보라 ‧ 상현 ‧ 청덕 ‧ 남사 ‧ 서농 ‧ 성복도서관 등이 운영 중이다. 그런데 처인구 이동읍을 비롯해 양지면·원삼면·백암면에는 공공도서관이 단 한 곳도 없다. 이것은 환경정의(environmental justice)와 공정성(公正性)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이동읍의 경우, 환경파괴를 초래하는 주민 기피시설을 다수 품고 있다. 수도권석유비축기지 송유관로, 공공화장장, 산업단지, 초고압송전탑 및 송전선로, 골프장, 물류창고 등이 그러하다.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지속 가능한 사회(sustainable society)’의 실현을 위해 이동읍을 비롯한 양지면·원삼면·백암면에 공공도서관을 설립해 읍면 지역에 살고 있는 시
[용인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일 쏟아내는 러시아 경제제재의 내용을 보면 자본주의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이 발행한 국채와 외국 정부와 개인이 예치한 예금까지 수틀리면 압류해대니 미국은 자본주의를 포기하고 제3의 길을 가기로 작심한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사유재산을 툭하면 몰수하는 것을 보면 (신자유주의)파시스트의 길을 가고 있는 게 아닌지 염려된다. 그럴 일은 절대 없겠지만 내심 불안한 건 사실이다. 1933년 히틀러의 나치당(국가사회주의 노동자당)이 총선에서 근소하게 승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방화다. 제국의회 의사당에 불을 지르고 공산당 소행으로 몰아 나치를 제외한 모든 정당을 강제 해산시켰다. 바이든에게 지금 히틀러의 망령이 어른거린다면 지나친 기우일까. 히틀러는 유대인을 말살하기 위한 첫 단계로 인종 등록을 의무화하고 금융자산부터 압류했다. 바이든은 어디 비교할 때가 없어 히틀러를 들이대느냐 기분 나쁠 것이다. 바이든이 이 글을 읽을 가능성은 없으니 기분 나쁠 일도 없겠지만, 지금 그가 내리는 명령은 법을 초월했다. 푸틴이 그렇게 싫으면 ‘네이비 실’을 보내 말살하던지, 아니면 체포해서 국제범죄재판소 법정에 세우는 것이 차라리 남자
[용인신문] 메타버스는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라는 미국의 SF작가가 쓴 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가상세계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소설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원』(2018)은 ‘오아시스’라고 하는 가상세계를 실감나게 보여 주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더욱 중요한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저자는 메타버스를 ‘나를 대변하는 아바타가 생산적인 활동을 영위하는 새로운 디지털 지구’(38쪽)라고 말하며 메타버스의 세계관을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필자는 메타버스의 특징을 다음 다섯 가지로 설명한다. 가상과 현실의 기억과 정보가 연결되고, VR혹은 AR 등의 기기를 이용해 실재감을 끌어올린다. 가상의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한 화폐는 현실과 상호 연관되며, 여러 사용자가 동시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메타버스가 현실 경제에 미칠 영향이다. 메타버스에 시중은행이 가상점포를 열기 시작했다는 것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시이기도 하다. 게임은 이미 메타버스의 개념을 구현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과 같은
거울 임선기 거울을 들여다봤지만 나를 본 적이 없네 나를 본 적 없으니 거울은 진실이군. 그래도 나라고 할 만한 것을 보여준 거울의 관대함이여! 거울은 원래 물이었다지 물만한 거울 어디 있으랴 임선기는 1968년 인천에서 태어났고 1994년 『작가세계』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은 『호주머니 속의 시』였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거울」은 언어의 극한에 오래 머물다 돌아온 시인의 작품답게 차고 시리며 명징하다. 거울 속에 자신을 볼 수 없다는 고백은 자신의 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자탄의 목소리다. 외형으로 보이는 자신은 자신이 아닌 것이다. 그게 거울의 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자신이라고 할 만한 것을 일부라도 보여준 거울은 관대하다. 따지고 보면 거울 이전의 사람들은 물속에 비친 자신을 보는 것으로 거울을 대신했던 것이다. 그러니 물 만한 거울이 어디 있겠는가. 창비 간 『피아노로 가는 눈밭』 중에서. 김윤배/시인
[용인신문] 성인 공자를 따르는 학풍인 유가의 기본 덕목은 '수기치인'이다. 나를 닦음이 있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남을 다스릴 수 있다고 이해되는 말이다. 수기치인은 '인의예지'로 공부되어 지고, 이는 네 개의 구체적인 실천 생활을 강제한다. 인은 ‘측은지심’이며, 의는 ‘수오지심’이며, 예는 ‘사양지심’이며, 지는 ‘시비지심’이다. 곧 일상생활에서 지녀야 하는 측은함과 부끄러움과 사양함과 시비구분의 마음이다. 구도장원공이라 불리는 율곡 이모께서는 격몽요결 서문 초두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공부하지 않는다면 사람 노릇 하기가 어렵다. 이른바 공부라는 것은 일상생활과 벗어나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쉽게 말해서 그때를 살다 가신 우리 선조들의 공부라는 것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것을 본받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공부가 본받음보다는 지식을 쌓는게 중점이지만, "어디서 뭘 하든지 곧고 바르게 살거라."는 우리네 어머니들이 늘 하시던 말씀이다. 바르게 산다는 게 태산을 옆구리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어야 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던가? 아니다. 그냥 곧고 바르게 살면 되는 거다. 내가 먼저 조금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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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지난 3월 초 강원도에서 일어난 대형산불로 서울 면적의 3분의 1이 전소되었다. 산림이 복구되려면 최소 100년이 걸린다고 한다. 건조한 대기와 강풍 탓도 있지만, 침엽수림(소나무)이 많았던 탓도 있다. 수목 관리 전문가(아보리스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기후변화에 맞는 수종다변화와 헬기 위주의 진화보다는 소방차 진입이 가능한 임도 확보가 대형산불을 막는데 시급한 일인 것 같다. <황윤미 본지 객원 사진기자>
[용인신문] 『동물농장』, 『1984』라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조지 오웰의 산문집 『코끼리를 쏘다』는 오래 전에 출간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앞의 현실을 살피게 하는 도서이다. 전체주의도 폭군도 거의 사라졌지만 여전히 민주주의는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 다섯 부에 걸쳐 소개되는 조지 오웰의 산문은 식민통치에 대한 환멸과 도시에 사는 약자들의 모습, 그의 문학에 담긴 정치성, 유럽 문학에 대한 조지 오웰의 생각 등이 포함되어 있다. 어려서부터 뭔가 글을 열심히 적은 조지 오웰은 일찍부터 자신이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소명의식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글을 쓴 동기를 크게 네 가지로 소개한다. 작가로 살고자 하는 염원과 예술가로서 미학적 성취를 이루려는 목적이 있는가 하면 역사적 · 정치적 충동에서 비롯된 글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지 오웰은 자기 자신에게 냉철했다. “나의 작품을 돌이켜보건대, 정치적 목적이 결여 된 곳에서 내가 한결같이 화려한 문체, 의미 없는 문장, 쓸모없는 장식적 형용사 등에 유혹당한 생명 없는 소설을 썼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90쪽)고 말하며 자신의 글을 반추하기도 했을 정도다. 산문집은 소설과 달리 작가 내면의 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