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임신 중 입덧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의학적으로 오히려 아기가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라고 한다. 임신 6~12주는 태아의 장기가 만들어지는 가장 민감한 시기다. 이때 아주 작은 양의 독성 물질이나 세균도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기에, 엄마 몸은 후각을 예민하게 만들고, 기름기나 비린내를 견디지 못하게 하며, 위험할 수 있는 음식은 아예 넘기지 못하게 만든다. 입덧을 일으키는 직접적 원인은 hCG와 에스트로겐 같은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에 의한 것이지만, 사실은 태아를 위한 인체의 방어시스템인 것이다. 그래서 임신부에게 나타나는 ‘못 먹는 증상’은 몸이 약해진 신호가 아니라,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작동하는 매우 정교한 생리 반응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부는 태아를 위해 잘 먹어야 한다. 이는 ‘맛의 태교’와 묘하게 이어진다. 태아는 엄마가 먹는 모든 음식의 흔적을 양수를 통해 경험한다. 양수는 태아가 하루에도 수십 번 삼키는 액체다. 엄마가 먹는 음식의 향이 양수 속에 배어들고, 태아는 그 향이 섞인 미묘한 맛을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즉, 태아는 단순히 성장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자궁 속에서 ‘첫 번째 미각 기억’을 시작하고 있다.
용인신문 | 임신을 하게 되면 아기를 잘 키우기 위해 온갖 고민을 하며 영양제까지 동원이 된다. 비타민 D, 엽산, 오메가-3까지 꼼꼼히 챙겨도 여전히 불안하다. 불현 듯 의문이 생긴다. 보릿고개 세대 임신부들은 못 먹었을텐데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었을까? 사실 그때는 몰랐지만, 몰라도 괜찮았다. 환경이 도와줬기 때문이다. 그 시절 밥상은 가난했지만 순수했다. 흙냄새 나는 제철 채소, 손으로 다듬은 멸치, 간단한 된장국 한 그릇이 전부였지만 그 안에는 필수 지방산, 단백질, 미네랄이 자연스럽게 들어 있었다. 오늘날엔 ‘슈퍼푸드’라며 값비싼 포장에 담겨 팔리는 것들이, 그땐 그냥 반찬이었다. 영양제는 없었지만 방해물도 없었다. 미세먼지도, 환경호르몬도, 밤새 스마트폰 불빛에 시달릴 일도 없었다. 산책은 운동이 아니라 생활이었고, 햇빛은 비타민 D 보충제가 아니라 공기였다. 몸이 리듬을 타고 움직이던 시대, 태아도 자연의 리듬 속에서 자라났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의료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보릿고개 시절에 태아의 생존률은 턱없이 낮았다. 지금처럼 초음파로 매주 성장 속도를 확인할 수도 없었고, 유산이나 조산의 원인을 알 수도 없었다. 그래서 건
용인신문| 특집/기획 국제뉴스 바로 읽기-7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미국의 구조적인 한계를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중국의 잠재력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관세전쟁의 승리자는 일단 중국이다. 중국은 정치체제가 안정되었고 공산당의 결정에 따라 국가역량을 선택적으로 집중시킬 수 있다. 이점은 분명 중국이 미국보다 비교 우위를 가지는 점이다. 중국은 구매력 기준으로 2014년 이미 미국을 추월했으며 머잖아 명목상 GDP에서도 미국을 앞지를 것이 확실하다. 중국의 제조업 생산력은 미국을 압도하였고 군사력 부문에서도 거의 근접했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무력시위를 할 수 없고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도 중국이 미국보다 우월한 지점에 있다. 미국이 정신 차리고 겸손한 자세로 전환한다면 미국은 상당한 기간 초강대국의 지위를 지킬 수 있다. 반면 글로벌리스트 네오콘의 패권전략을 변함없이 고수한다면 미국의 쇠퇴는 더욱 빨라질 것이 확실하다. 현재 미국은 마약을 빌미로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전복을 꾀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는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 교체에 성공해도 미국이 세운 친미정권은 얼마 못 버티고 민중봉기로 전복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다. 이러한 시기
용인신문 | 임신 중 감정의 파도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괜히 울컥하고, 이유 없이 화가 나고, 또 그 뒤에 ‘내가 왜 이럴까’ 하며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뇌의 생리적 반응이다. 임신 초기의 뇌는 말 그대로 호르몬의 폭풍 속에 놓여 있다. 임신이 시작되면 여성의 몸에서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동시에 세로토닌과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흔들리며, 뇌의 감정조절 회로가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진다. 그 결과 사소한 일에도 눈물이 나고, 웃다가도 울고, 한마디 말에 상처받는다.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신경화학적 반응이다. 임신 중 감정 기복을 ‘의지력의 부족’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특히 본인 스스로 “왜 이렇게 예민해졌을까”, “내가 나를 못 다스리나” 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감정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관찰해야 할 대상이다. 뇌는 지금 새로운 생명을 품기 위해 완전히 다른 환경에 적응 중이니까 말이다. 감정의 경보장치격인 편도체는 더욱 민감해지고, 전두엽의 판단 기능은 잠시 휴식 모드로 들어간다. 다시 말해, 몸이 새 생명을 만들기 위해
용인신문 | “뉘집 자식인고...” 옛날 어르신들은 마을에서 뛰어노는 사내아이를 보며 “뉘집 자식인가”를 단번에 알아차렸다고 한다. 이장 집 사내들은 꼼꼼하고, 최부자 집 사내들은 걸음걸이만 봐도 알 수 있으며, 김씨네 집안 사내들은 불같은 성질이 특징이라는 식이다. 놀랍게도 대체로 틀리지 않았다. 남성을 떠올리면 흔히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만 거론한다. 그러나 남성의 본질은 호르몬이 아니라 Y염색체에 담긴 정보에 있다. 이 염색체는 아버지에게서 아들로만 전해지는, 인간 유전체 중 유일한 부계직계 유전이다. 어머니는 줄 수 없고, 딸은 받을 수 없다. 그렇기에 Y염색체는 단순한 유전 정보가 아니라, 한 가문의 남성상을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족보’라 할 수 있다. Y염색체 안에는 생식 능력과 성 결정, 나아가 행동 성향에 이르기까지 남성의 핵심 코드가 압축돼 있다. 작지만 치밀하고, 단순하지만 강인하다. 눈빛이나 걸음걸이, 말투와 습관이 닮은 이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Y염색체는 아버지의 성격과 기질, 그리고 반응의 방식까지 다음 세대로 옮긴다. “그 애비에 그 자식”이라는 속담은 심리학이 아니라 생물학의 언어에 가깝다. 어느 집안의 남성은 고집스럽고,
용인신문 |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는 임신부들이 많다. 배가 불러 체위가 불편하고, 자주 소변이 마려워 깨기도 한다. 그런데 이 단순한 불면이 단지 ‘피곤함’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산모의 수면 리듬은 단순한 휴식의 문제가 아니라, 아기가 세상을 배워가는 첫 시간표이기 때문이다. 임신 20주가 넘으면 태아의 뇌파에서도 수면과 각성이 교차하는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특히 임신 후반기에는 렘(REM) 수면과 비렘(NREM) 수면이 번갈아 나타나며, 놀랍게도 그 리듬은 엄마의 생활과 거의 발을 맞춘다. 낮에 엄마가 움직이면 태아의 심장도 조금 더 빠르게 뛰고, 엄마가 누워 쉬면 아기의 움직임도 잦아든다. 자궁 속에서도 이미 ‘낮과 밤’을 배우는 셈이다. 수면 중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엄마의 몸을 넘어 태반을 통과한다. 밤이 되면 이 호르몬이 늘어나고, 낮에는 줄어드는 단순한 변화가 태아에게는 세상의 규칙으로 새겨진다. 반대로 밤늦게까지 깨어 스마트폰을 보거나, 불을 켠 채 생활하면 이 리듬은 흐트러진다. 엄마의 불면이 아기에게는 세상이 뒤집힌 신호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임신 중 수면의 질이 낮았던 산모의 아이가 태어난 뒤 밤낮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