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53 지켜보는 여자와 관찰당하는 여자의 비밀 훔쳐보는 여자 ◎ 저자 : 민카 켄트 /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4,800원 “사랑하는 내 딸, 항상 지켜보고 있어. 네 뒷집에서.” 입양 보낸 딸과 그 가족의 일상을 훔쳐보는 여자가 있다. SNS가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SNS가 없으면 소통이 불가능한 시대다. 이제는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어버린 싸이월드부터 시작된 이런 소통은 진화를 거듭해왔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이젠 유튜브까지……. 한 가지 주목할 건 그 세상에선 모두가 다 행복해 보인다는 사실! 요즘말로 그 세상에서 “핵인싸”인 대프니의 SNS를 통해 입양 보낸 딸의 행방을 알아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십 대에 낳은 딸, 그레이스를 완벽한 가정에서 자라게 하기 위해 그녀를 입양 보낸 오텀. 딸을 직접 지켜보고 싶은 마음에 대프니의 뒷집사는 남자 벤을 유혹하여 그 집에 입성하여 날마다 훔쳐보는데, 집요하고도 섬뜩한 오텀의 집착은 끝이 없다. 결국 보모로 대프니의 집을 드나들게 된 오텀. 행복하고 완벽해 보였던 대프니 가족의 실체가 드러난다. 훔쳐보는 여자 ‘오텀’도 관찰당하는 여자 ‘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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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며칠 전 만난 〇〇시 도서관 관계자와의 대화. “선생님은 어디 어디에서 강의하세요?” “용인시 빼고는 근처 도시, 다 합니다.” 그러고 보니 20년째 살고 있는 용인시에 정기적인 역사 강의가 없는 것 같다. (2010년대 초반, 필자가 3년 동안 진행한 용인여성회관의 강좌를 아무런 설명도 없이 폐지시킨 적이 있긴 하지만.) 용인에서 역사 강의가 사라지고 나서 서울·성남·수원·안산·이천·평택·과천·화성시를 다니며 강의한다. ‘역사를 역사답게’ 강의하여 나름 인기 강사로 불리지만,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는 용인에서의 역사 강의는 아직 ‘전인미답’이다. ‘희망’은 사라지고 ‘원망’(願望)은 남았다. 인간의 모든 인식은 자신의 이익을 중심으로 형성되므로 필자의 ‘희망’은 분명하다. 분명한 것은 ‘욕망’이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은 관념론이다. 커져만 가는 ‘욕망’은 화석처럼 굳어진 유물론이다. 여전히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공상(空想)이다.” 생각은 몸의 형식을 빌려야만 존재하므로, 용인에서 사는 동안은 계속, ‘희망’하고, ‘원망’하며, ‘욕망’할 것이다. ‘용인시가 지역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정비하겠다. 이로 인해 용인시 문화 이미지
[용인신문]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안개의 도시' 용인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마다 이맘때면처인구 경안천을 중심으로 안개가피어오른다. 이때 석성산에 올라가서 용인을 바라보면또 다른 '운해의 도시'를만나게 된다. 가을이 깊어가는 지난 19일 아침 7시20분, 석성산 정상에서 마평동 들녘을 바라보며 찍었다. <글/사진: 김성덕 본지객원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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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52 동물들의 미투(Me Too) 선언 사랑할까, 먹을까 ◎ 저자 : 황 윤 / 출판사 : 한겨레출판/ 정가 : 15,000원 국민 회식 메뉴인 삼겹살이 사라질 지도 모를 위기에 놓였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삼겹살 값을 걱정하고 있지는 않는지? 어느 날 TV에서 구제역 살처분 뉴스를 보게 된 저자. 돈가스 마니아였던 그녀가 깨달은 건 평생 돼지를 한 번도 본 적 없다는 놀라운 사실. 그리하여 영화감독이기도 한 그녀는 어린 아들과 함께 돼지를 캐스팅하기 위해 떠나는데. 그 8년의 여정을 담은 영화 <잡식 가족의 딜레마>의 생생한 제작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고기=음식”임을 당연시하는 우리에게 돼지가 교감 가능한 동물이라는 사실은 당혹스럽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공장식 축산의 참혹하고도 비위생적인 현실을 알고 나면 당분간 고기맛이 뚝 떨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축산업에 대해 발로 뛰며 보고 경험한 현실부터 외국의 여러 사례와 통계 등 여러 가지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다. 동물권과 공장식축산, 채식주의에 대한 생각이 사려 깊은 문장 속에 촘촘히 담겨있다. 육식주
용인 숨은 맛집 ‘청주찐빵’ VS ‘홍천쌀찐빵’ [용인신문]두 곳 모두 용인시. 한 곳은 처인구, 또 한 곳은 수지구. 이름은 다르지만 메뉴는 똑같은 두 곳. 크림이 조사(?)한 바로는 ‘청주 찐빵’에서 전수 받아 ‘홍천쌀찐빵’이라는 상호로 수지에 차렸다고 하는데 진실은 두 곳의 사장님들만 아실 듯합니다. 양쪽 모두 상호에 찐빵만 들어가 있지만, 참 맛있는 만두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에요. 먼저 ‘청주찐빵’부터 이야기해 볼게요. 위치는 처인구 모현읍 능원리, 레이크사이드CC 근처에 있어요. 무심코 지나면 잘 안 보일 수도 있는 작은 매장입니다. 주차는 매장 앞에 두어 대 정도 가능하구요, 포장을 위해 잠시 정차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곳이에요. 매장은 아주 자그마하구요. 테이블은 2~3개 정도, 안쪽에서는 만두와 찐빵 만드는 공간이 있고, 바깥쪽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쉬지 않고, 맛있는 찐빵과 만두가 익어가고 있어요. 메뉴는 만두와 찐빵. 만두는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두 가지인데 어느 만두가 더 맛있다고는 표현하기 어렵네요. 우열을 가리기 힘들고, 취향에 따라 다르니까요. 만두가 보기에도 아주 예쁘구요, 윤기가 좌르르 흘러 얇은 피 너머 속이 그대로 다 비치는
[용인신문]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촉발된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기독교 단체가 주도하는 조국 탄핵 집회가 10월 들어 두 차례 있었다. 자유한국당이 당력을 집중한 거리 시위 중 역대급 동원력을 과시한 광화문 집회는 야권과 현 정권에 비판적인 일부 기독교 단체를 크게 고무시켰다. 조국 파면을 요구하는 시위는 최소한 11월까지는 이어질 것 같다. 세를 과시하듯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거리 대결은 여권이 검찰을 타겟으로 삼으면서 촉발되었다. 조국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에 여권이 격앙되어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집회를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열고 200만이 모였다고 자평한 사람은 놀랍게도 여당 원내 대표다. 민주당은 관련이 없고 자발적인 집회라고 우기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을 국민은 별로 없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면서부터 여야의 장외 대결은 원내 투쟁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퇴진을 요구했던 광화문 촛불 집회는 국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을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명분이 뚜렷했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켰다. 해외 언론도 당시의 집회를 격찬했다. 반면
[용인신문] ‘쓰다’는 타동사이다. 쓰는 누군가의 몸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 ‘쓰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사를 쓴 동아일보 기자들은 예측했을 것이다. 1945년 12월 27일. 남한은 충격에 빠졌다. ‘외상 회의에서 논의된 조선 독립 문제,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소련의 구실은 38선 분할 점령.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라는 기사 때문이다. 동아일보 1면에 실린 기사는 취재한 내용이 아닌, 명백한 오보였지만 사실처럼 퍼져나갔다. 뒤늦게 오보임을 슬쩍 밝혔지만, 기사는 도그마로 확정된 이후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은 <한성순보>다. 1883년 박문국에서 발행했다. 열흘마다 인쇄된 <한성순보>는 주로 개화의 이유와 개화의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국가가 주도한 신문이었다. 대한제국 시기에 발행되는 신문들은 지면을 정리했다. 관보(官報), 외보(外報), 잡보(雜報), 논설, 광고 면으로 세분화 시켰다. 관보는 정부가 발표한 내용들을 발췌하여 새롭게 정리한 것이었고, 외보는 외신 기사였다. 잡보는 기자가 직간접으로 취재한 것으로 오늘날의 보도기사라고 볼 수 있다. 통신 수단도 부족했고 지방 주재 기자도 없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잡보의 내용은 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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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51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싶을 땐 죽음을 생각하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저자 : 김영민 / 출판사 : 어크로스/ 정가 : 15,000원 민족 최대의 명절을 지내면서 스트레스 심한 건 주부만은 아니었을 터. 진작 전 국민이 읽었으면 하는 멋진 글이 있어 소개한다. 바로 김영민 교수의 칼럼인 <“추석이란 무엇인가”를 되 물어라>. 취직은?으로부터 시작해서 결혼, 자녀 계획, 하다못해 남의 살덩이까지 다이어트 운운하며 관리하려 드는 친척들에게 멋지게 한 방 날려 줄 수 있었을 텐데. 반문과 비틀기, 날렵한 유머와 자유로운 사유로 일상의 진부함을 타파하며 본질을 향해 다가가는 김영민 교수의 첫 산문집. 책 제목이기도 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부터 ‘새해에 행복해지겠다는 계획은 없다’, ‘결혼을 하고야 말겠다는 이들을 위한 주례사’, ‘추석이란 무엇인가’까지. 신선한, 동시에 묵직한 질문들이 일상을 파고든다. 하루의 시작을 여는 아침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라니? 얼마나 심각하고 무거운 설교를 하려는 거야?라는 생각은 접어두시라. 지루할 것만 같았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