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고다이바 부인은 11세기 영국의 코벤트리 시(Coventry)의 영주(領主)인 레오프릭(Leofric)백작의 부인이었다. 어느 날 백작 부인은 영주의 혹독한 세금징수로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는 사실을 알고 백작에게 몇 번씩이나 세금을 감면해 주기를 간청한다. 그러나 백작은 “당신이 알몸뚱이로 말을 타고 코벤트리 시내 거리를 한바퀴 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는 어림도 없는 일이야!”라고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백작 부인은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공중의 행복을 위하는 일이라면” 알몸으로 말을 탄들 어떠랴 하는 심정으로 말을 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코벤트리 시의 시민들은 이 소식을 듣고 부인이 말을 타고 거리를 돌 때에는 누구도 창문을 굳게 닫고 내다보지 않기로 결의를 하였다. 고다이바 부인은 긴 머리카락으로 앞을 가린 다음 알몸으로 말을 타고 시내 거리를 돌기 시작했다. 시민들도 약속대로 말을 타고 거리를 누비는 고다이바 부인을 창틈으로라도 엿보는 사람하나 없는 듯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호기심 많은 재단사 톰(Tom)이라는 사나이만은 시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창문 틈으로 그 부인의 알몸을 엿보았다. 그 순간 그 톰이라는 사나이는 그만 두 눈이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64 “당신은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 너는 너로 살고 있니 ◎저자 : 김숨 /출판사 : 마음산책/ 정가 : 13,800원 “당신이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라는 자명한 사실을 나는 잊고는 합니다. 나 자신 또한 우주에서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에 망각했습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말하지 못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때가 많아지면서 나의 원래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으며 사는 우리는 ‘온전한 나’보다는 ‘사회적 나’로 변해야 살아가기 편하니까. 단 한 번도 무대에서 주인공인 적 없었던 배우, 선희가 11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경희를 간호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편지 형식으로 펼쳐진다. 타인에 의해 깎여지고 혹은 나에 의해 스스로 다듬어져, 내가 사라져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너는 너로 살고 있니”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 연극 무대 위에서 발작을 일으킨 후 무명배우의 삶을 끝내고 난생 처음 가보는 도시, 경주로 내려간 선희. 얼굴도 몰랐던 한 여자를 위해 간병인으로 살게 된다. 11년째 누워만 있는 경희, 가족에게도 잊혀져 가다 못해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63 인류 역사를 바꾼 운명의 순간들 광기와 우연의 역사 ◎저자 : 슈테판 츠바이크/출판사 : 휴머니스트/정가 : 13,000원 “어제는 기적으로 여겨졌던 것이 오늘은 마치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다” 긴박하고 엄청난 사건의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하고 무뎌지게 마련이다. 위대한 세계사를 결정짓는 한 순간을 멋지게 각색해낸 슈테판 츠바이크는 그 순간을 잊지 않도록 환기시켜 준다. 인류역사를 만든 중대하고 결정적이었던 사건의 어처구니없는 우연과 미친 광기의 순간들을 포착했다. 겉으로 드러난 역사,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과거의 순간을 넘어서 그 이면에 숨겨져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과 인물들의 감정을 깊이 파고 들어간다. 역사책조차 문학작품으로 느끼게 만들어 주는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 아름다운 문장과 섬세한 묘사로 역사의 순간들을 절묘하게 낚아채어 들려준다. 헨델의 메시아가 탄생하는 운명적인 순간, 무능한 부하로 인해 패배자가 된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투, 80세의 나이에 19세의 소녀와 결혼까지 하려했던 나이값 못하는 괴테, 스콧의 남극 정복을 향한 야심과 그로 인한 비극들, 러시아 혁명의 주역 레닌의 이야기, 악처를 피해 혼
[용인신문]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부는 4차에 걸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실시해 연평균 경제 성장률 9.7퍼센트를 기록했다. 경제성장을 이룩해 북한공산주의자들을 이긴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박정희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 선포, 8.3조치, 유신헌법, 노동 3권의 제약 등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생존권을 유린했다. 이러한 개발독재에 의한 산업근대화는 많은 부작용을 불러왔다. 그 부작용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 환경문제였다. 이것은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삶을 영위해 왔던 사람들이 당면했던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개발독재 시대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기 시작한 생태위기는 기존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위기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위기였다. 그것은 인간 생존에 관한 위기이며, 인간 행위의 총체적인 위기였던 것이다. 용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용인’하면 떠오르는 말이 ‘난개발’이었다. 특히 수지구와 기흥구의 난개발은 전국적으로 악명을 떨쳤다. 그 악명을 떨쳐내 버리려고 용인시가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신도시급 택지개발지구가 동백지구이다. 용인시가 원대한 뜻을 품고 조성한 동백지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이 바래지고 있다. 동백지구 바
[용인신문]
푹 우린 국물… 진하고 깔끔한 ‘순댓국’ [용인신문]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찻길가에 평범하게 자리 잡은 '탑골 순대국'은 낮 시간에도 늘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입니다. 운이 좋으면 웨이팅 없이 입장할 수도 있는데 크림은 세 번 방문, 모두 꽤 기다렸다 식사할 수 있었어요. 평범해 보이는 ‘탑골 순대국’이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무엇보다 순댓국 맛이 일품으로 10시간 넘게 우려낸 뽀오얀 국물이 정말 진하고 잡내가 전혀 없어요. 순댓국을 즐겨 하지 않는 분들도 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니까요.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하고 가격까지 착하니까 사람이 끊이질 않습니다. 처음에 6000원이었던 순댓국 가격이 올라 7000원이 되었지만 그만큼 푸짐해 졌구요, 특은 8000원인데 머리고기, 순대 등 내용물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혼밥하는 사람들을 위해 순댓국과 머리고기가 함께 나오는 정식은 단돈 만 원에 든든하게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최고인 것 같아요.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순댓국을 처음에는 짜지 않게 살짝 새우젓만 넣어 조금 먹다가, 밥 한 공기를 말아 양념장을 조금 넣어도 좋고 맛있는 김치를 올려 먹으면 누구나 한 그릇 뚝딱은 기본이더라구요. 사골 우거짓국
[용인신문]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사라진 풍경이 있다면 봄철 꽃나들이다. 이른 봄 광양의 매화가 유명하지만 꽃놀이의 하이라이트는 벚꽃이다. 진해가 유명하고 서울 국회 앞 윤중로가 인기가 높다. 그 화사함이 사람들로 하여금 봄을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는 꽃이다. 근데 이 벚꽃의 원산이 일본이라는 설도 있지만 왕벚은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던 나무이니 근거 없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의 벚꽃놀이 보다 훨씬 더 왁자지껄한 이벤트를 벌인다. 얼마 전 코로나-19에도 아랑곳없이 인파가 몰려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화사한 벚꽃이 일본어로 사쿠라(櫻. さくら)라고 발음되는 순간 그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사쿠라는 곧 사기꾼이란 의미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일본 말 사쿠라는 대충 3가지 뜻이 있다. 1. 벚꽃, 2. 말고기, 3. 야바위꾼이다. 어떻게 꽃이름과 말고기, 야바위꾼이 같은 뜻으로 공존하는 것일까? 알고보면 다 꽃과 관련이 있다. 말고기의 경우, 메이지유신 이후 육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일본에서 소고기를 잘 구분 못하는 사람들에게 벚꽃처럼 붉그스레 한 말고기를 내놓고 소고기로 팔아 사기꾼을 사쿠라라 했다는 설이다. 야바위꾼은, 벚꽂 만발한 행사장의
[용인신문]
[용인신문]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사태 등으로 시민들의 관심은 ‘선거’보다 ‘감염병 예방’에 몰려있는 모습이다. 용인신문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에 도움을 주기위해 각 정당 공천이 확정된 예비후보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당초 선거구 별로 출마 후보들의 인터뷰를 게재 할 계획이었지만, 각 정당의 공천이 늦어지며 선거구와 무관하게 후보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용인신문]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사태 등으로 시민들의 관심은 ‘선거’보다 ‘감염병 예방’에 몰려있는 모습이다. 용인신문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에 도움을 주기위해 각 정당 공천이 확정된 예비후보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당초 선거구 별로 출마 후보들의 인터뷰를 게재 할 계획이었지만, 각 정당의 공천이 늦어지며 선거구와 무관하게 후보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용인신문]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사태 등으로 시민들의 관심은 ‘선거’보다 ‘감염병 예방’에 몰려있는 모습이다. 용인신문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에 도움을 주기위해 각 정당 공천이 확정된 예비후보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당초 선거구 별로 출마 후보들의 인터뷰를 게재 할 계획이었지만, 각 정당의 공천이 늦어지며 선거구와 무관하게 후보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용인신문] 유례없는 경제위기를 불러온 코로나19(COVID-19)와 관련된 뉴스가 대부분이지만 빠지지 않은 큰 부분이 제21대 총선이야기다. 이제 각 정당은 후보자 공천을 끝내고 후보자 등록을 마쳤으니 오는 4월2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후보자들은 당내 면접에서 살아남아 경쟁자들과의 경선를 넘어 공천을 받아 본선에 이르렀다.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하여 먼저 축하의 말을 전한다. 그런데,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길거리에 큼지막하게 걸었던 예비후보 현수막을 본 느낌은 유쾌하지 않았다. 불법도 아니고, 국회의원 자리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인정하면서도 첫 길목부터 꼼수로 보였기 때문이다. 당선이 최종 목적이므로 당연히 후보자 본인이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각인시키는 하나의 홍보 방법임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국회의원 후보, 그것도 예비후보일 뿐이고, 출마하겠다는 것을 알리는 것임에도 마치 현직 국회의원인 것처럼 보이도록 ‘예비후보’라는 글짜가 멀리서는 거의 안보이도록 하여 본인의 희망사항만 주입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였던 국회의원들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전문가로서나 성품으로도 훌륭하다고 인정받는 사람들로 정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