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지난가을에 심은 수선화 구근이 봄에 꽃을 피웠다. 이어서 프리지어, 마가렛이 피었다. 뒤이어 애니시다가 불꽃처럼 노란 꽃을 터뜨렸다. 겨우내 말라 죽은 줄 알았던 백리향도 줄기 끝에 보랏빛 꽃망울들이 달려있다. 꽃향기가 온 집안에 가득하다. 이제 곧 라벤더도 보랏빛 꽃을 피울 것이다. 이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정원은 더위에 허덕이다가 입추 무렵 샤프란꽃이 필 것이다. 흰 꽃 샤프란은 첫아이가 뱃속에 들어설 때부터 함께 한 이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꽃이다. 그다음으로 오래된 동반자 꽃기린은 한겨울에도 작은 붉은 꽃을 매달고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올리브 나무, 유칼립투스, 율마, 로즈마리 등 나의 베란다 정원에는 꽃나무들과 허브가 자라고 있다. 그러나 이 정원에 내가 좋아하는 꽃나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싫어했던 홍콩야자가 있다. 20년 전에 남편이 여직원에게 선물 받아왔는데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살아있는 것을 버릴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키웠다. 손가락만 했던 나무가 어느덧 허리까지 자랐다. 굵고 단단한 나무를 가지치기하고 삽목을 하여 지금은 홍콩야자가 세 그루가 되었다. 물도 안 주고 방치하고 괄시했는데도 잘 자라준 홍콩야자, 2
[용인신문]
[용인신문] 6.1 지방선거 본선 진출을 위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권력투쟁이 불이 붙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문재인-이낙연계와 이재명계가 충돌하고 있는 것은 빛바랜 얘기라 진부하여 ‘노코멘트’ 하겠다. 현재 경기도지사 후보를 놓고 벌어지는 국민의힘 주류와 비주류의 대결은 흥미롭지만 한심하다. 유승민 후보는 정계 은퇴를 고민하다 경기지사 출마를 결심하고 먼저 출발선에 섰다.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던 초선의 김은혜 의원도 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에 뛰어들었다. 이를 두고 여의도 정가에서는 윤심(尹心)이 작용했다. 아니다, 핵 관들이 부추긴 것이다.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출마를 선언했던 함진규 당협위원장이 컷오프되고 설상가상 심재철 전 의원이 김은혜 의원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퇴했다. 보이지 않는 뻔한 손이 움직였는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다. 국민의힘 경기도 59개 당협위원회(이하 당협) 중 53개 당협이 김 의원을 밀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면 윤심을 지목해도 김 의원은 반박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사실이면 역대 당선인 최저 기대치를 받아든 측근들의 처신이 지나치게 무책임하고 가볍다
[용인신문]
[용인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일 쏟아내는 러시아 경제제재의 내용을 보면 자본주의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이 발행한 국채와 외국 정부와 개인이 예치한 예금까지 수틀리면 압류해대니 미국은 자본주의를 포기하고 제3의 길을 가기로 작심한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사유재산을 툭하면 몰수하는 것을 보면 (신자유주의)파시스트의 길을 가고 있는 게 아닌지 염려된다. 그럴 일은 절대 없겠지만 내심 불안한 건 사실이다. 1933년 히틀러의 나치당(국가사회주의 노동자당)이 총선에서 근소하게 승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방화다. 제국의회 의사당에 불을 지르고 공산당 소행으로 몰아 나치를 제외한 모든 정당을 강제 해산시켰다. 바이든에게 지금 히틀러의 망령이 어른거린다면 지나친 기우일까. 히틀러는 유대인을 말살하기 위한 첫 단계로 인종 등록을 의무화하고 금융자산부터 압류했다. 바이든은 어디 비교할 때가 없어 히틀러를 들이대느냐 기분 나쁠 것이다. 바이든이 이 글을 읽을 가능성은 없으니 기분 나쁠 일도 없겠지만, 지금 그가 내리는 명령은 법을 초월했다. 푸틴이 그렇게 싫으면 ‘네이비 실’을 보내 말살하던지, 아니면 체포해서 국제범죄재판소 법정에 세우는 것이 차라리 남자
[용인신문] 최근 특례시로 승격한 용인시의 기흥구와 수지구는 공공 인프라(infra)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수도권에서도 인기 주거지로 부상하고 있다. 기흥구와 수지구민들 대부분은 문화 인프라 복지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처인구 읍·면 지역에 사는 시민들은 문화인프라 복지를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용인시 공공도서관으로는 용인중앙 ‧ 포곡 ‧ 구성 ‧ 죽전 ‧ 동백 ‧ 기흥 ‧ 모현 ‧ 흥덕 ‧ 보라 ‧ 상현 ‧ 청덕 ‧ 남사 ‧ 서농 ‧ 성복도서관 등이 운영 중이다. 그런데 처인구 이동읍을 비롯해 양지면·원삼면·백암면에는 공공도서관이 단 한 곳도 없다. 이것은 환경정의(environmental justice)와 공정성(公正性)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이동읍의 경우, 환경파괴를 초래하는 주민 기피시설을 다수 품고 있다. 수도권석유비축기지 송유관로, 공공화장장, 산업단지, 초고압송전탑 및 송전선로, 골프장, 물류창고 등이 그러하다.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지속 가능한 사회(sustainable society)’의 실현을 위해 이동읍을 비롯한 양지면·원삼면·백암면에 공공도서관을 설립해 읍면 지역에 살고 있는 시
[용인신문]
[용인신문]
[용인신문] '변화’가 필요했다. 아니 세상은 변해야만 했다. 마스크 속의 답답함보다 변하지 않는 세상이 더 답답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간절했고, 그 간절함은 투표소로 향했다. 치열했고 뜨거웠던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박빙의 승부는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사람들은 무엇이 그렇게 간절했을까. 끝나지 않는 코로나 시대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협했다. 조금만 더 버틸 힘이 필요했고 용기와 위로를 주는 믿을 수 있는 나라를 원했던 것 같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지 국민의 생각과 정치인들의 생각이 동상이몽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공약은 언제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하지만 늘 세상의 중심에 국민은 보이지 않고 정치인들만 보였다. 뉴스는 마치 재방송을 보는 것 같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안타까운 죽음, 소외 계층과 아동을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 또다시 무너진 아파트 건설 현장 사고 소식은 정권이 바뀌어도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뉴스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국민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도자가 바뀌면 세상이 그래도 조금은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을 것이다.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후유
서울기상관측소의 벚나무. 제주 봉개동 벚나무 자생지. [용인신문] 광양 산수유 축제가 봄을 알린다면 꽃의 축제라면 벚나무 꽃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제주에서 진해 벚꽃축제, 경주 불국사, 전주~군산 100리길 가로수, 진안 마이산 지역, 여의도 윤중로 등 지역마다 벚꽃축제가 없는 곳이 이상할 정도다. 벚꽃은 봄이면 꽃으로 온천지를 화사하게 장식해주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전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산벚, 왕벚, 올벚 등 16종이 자생하며 관상용으로 개량돼 세계적으로는 400여 종이 된다고 한다. 용인에서도 손꼽히는 곳이 많지만 에버랜드 벚꽃은 누구나 한번 봐야 할 곳이다. 용인 8경 중 지명된 곳은 벚꽃의 위상과 화려함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엿볼 수 있다. 벚꽃은 꽃이 만개했을 때 야경이 더 화려하고 빛이 나며 꽃잎이 떨어질 때의 눈처럼 휘날리는 모습은 누구나 감탄과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는 봄꽃의 여왕일 수밖에 없다. 벚꽃이 일본의 국화라는 인식에, 일제의 잔재라는 의식에 멀리하기도 했으나 왕벚나무는 제주도 한라산이 자생지라는 것이 국제학술협회에서 인증됐다. 꽃망울에서 만개하는 기간은 10여 일 정도나 매스컴을 통해 남녘에서부터 시작하며 한
이취임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강명희 취임회장 김숙자 이임회장 [용인신문]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이하 경지협)는 지난 30일 ‘김숙자(이천설봉신문대표이사) 제13·14·15대 이임회장과 강명희(과천시대신문대표이사) 제16대 취임회장의 이·취임식을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은정 전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국민의례에 이어 윤리강령 낭독 후 경지협 활동내용을 담은 동영상 시청과 바리톤 정준식의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김숙자 이임회장은 “제13·14·15대 경지협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뷰티풀 지구촌상’을 제정, 시상식을 개최해 사회적으로 공적가치를 높인 것”과 “언론인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미국·호주·독일·프랑스 등 해외연수활동 진행에 큰 보람을 느꼈다”며 “경지협의 강점인 공동취재단 운영에 함께한 권순호, 이영호 고문, 박태운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회원사 대표들, 공적행보를 해준 도내 기관·단체들의 관심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강명희 취임회장은 “지역언론의 창달을 위해 애쓰는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지난 기간 훌륭하게 경지협을 이끌어 준 역대 회장, 회원사 대표들에게 감
[용인신문] 산야가 꽁꽁 얼어붙은 낙엽이 추운겨울 눈보라속에 앙상한 가지만 남겨 놓은 곳에 태양의 따스함이 올라갈 때쯤 봄을 알리는 나무가 있으니 회갈색 나뭇가지에 잎도 없이 노란꽃을 피우는 생강나무는 우리 강산의 봄을 알려주는 전령사임에 틀림이 없다. 한반도에 넓게 분포하는 녹나무과의 낙엽활엽수로 크게 자라도 3~4m 정도의 관목이다. 잎을 따서 비비거나 줄기에 상처를 내면 진한 향을 발산하는데 냄새가 알싸한 생강 내음과 같아서 생강나무라 불리운다. 또한 향은 상처를 아물게하는 일종의 소독제와 같은 화학물질로 생강나무의 방어물질이다. 어린잎은 돋아날 때쯤 이를 따서 말렸다가 차로 마셨는데 참새의 혓바닥 모양을 닮았다 해서 작설차라 했고 독특한 향 때문에 잎을 쌈으로 먹고 장아찌나 부각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참죽나무잎과 함께 부각 중 최고로 친다. 씨로는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이나 등잔용으로 썼고 중북부 사람들은 산동백, 개동백으로 불렀고 내가 자란 용인에서도 쪽동백, 동백꽃으로 부른 기억이 난다. 강원도에서는 동백나무라고도 했다. 춘천이 고향인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서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향’ 이런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