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사람의 인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인생의 마지막 문턱이다. 또한 가장 답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사기 항우본기왈 오강정장이 배를 대고 기다리며 항우에게 말 한다. 강동은 비록 땅이 작으나 지방이 천리이고 사람이 수십만 명. 왕이 되기에는 충분하니. 대왕께서는 빨리 건너십시오. 지금 신만이 배를 가지고 있으니, 유방의 군사가 도착하더라도 건널 배가 없을 것입니다. 항우는 웃으며 말한다. 하늘이 나를 망쳤는데, 내가 어찌 건너겠는가. 강동자제 팔천 명이 강을 건넌 이후 한 명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했다. 설령 강동의 부형들이 나를 불쌍히 여겨 왕으로 삼아준다고 해도 내가 무슨 면목으로 그들을 보겠는가. 즉 하늘이 망하게 하였는데, 고향땅으로 피한들 뭘 어쩌자고 패군지장은 유구무언이라 했거늘. 결국 서초패왕은「면목」이 없다고 여긴 것이다. 한때 불가일세의 패왕이었고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초패왕이었지만, 지금의 이런 꼬락서니와 몰골로 고향에 돌아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촌놈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던 것이다. 이른바 패자의 쩌는 오만함. 고향으로 돌아간다 해도 고향의 부로향친들을 대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정천입지(頂天立地)의 대장부가 고가과인(孤家寡
박근혜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야한다. 해가 서쪽에서 뜨던지, 한강물이 거꾸로 흐르던지, 심지어 예수가 광화문 광장에서 천자문을 외운다고 해도 먹고 살기 바쁜 꿀벌들은 관심이 없다. 그야말로 언필칭 뼛골 쑤시게 일해야 그나마 처자식 끼니 거르지 않고 밥풀떼기나마 입에 풀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날이다. 온 국민이 축하하러 가야 마땅하겠지만 가난한 서민인지라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산입에 거미줄 칠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다만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하나가 있다. 거창한 그 뭔가를 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당신 입으로 토해낸 말을 지켜달라는 거다. 노인들에게 매달 돈을 준단다. 그러면 그냥 주면 된다. 군대 복부기간을 8개월로 줄여 준다며고 했다. 그러면 그냥 줄여주면 된다. 배웠다는 먹물들 앞세워서 예산이 어떻고 나라 경제가 어떻고 이따위 복잡한 셈법하지 말고 남송 때 송 효종이 일을 잘 처리 하는 신하를 얻기가 어렵구나.(宋孝宗言 難得辦事之臣)라고 한탄하자. 송조사현(朝四賢)학자 남헌(軒 장식張栻) 답하길 사리분별이 밝은 신하를 구해야지 일만 잘하는 신하를 구해서는 안 됩니다.(當求曉事之臣 不當求辦事之臣)
북핵, 당근과 채찍은 한물간 방법이다. 핵 이라는 불변의 현실은 북한 김정은의 존재이유인 동시에 공중 분해될 뇌관이며 불가침의 유산이다. 반면에 박 당선인의 거대한 걸림돌이자 숨통인 동시에 지금 잘못 다루면 박근혜 정부 5년 내내 방점처럼 찍으면서 거쳐 가야 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했던 것처럼 핵을 협상과 지원의 도구로 삼으려는 건지 아니면 대한민국을 침략하기 위한 무기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솔직히 알길이 없다. 그럼에도 북한의 핵은 전세계 강대국들과 아시아권의 국가들을 잔뜩 긴장하게 하고 있다. 북핵을 생각하면 정말 뒷목이 뻐근한 일이다. 천둥벌거숭이 같은 것이 멋도 모르고 춰대는 칼춤에 대한민국 국민만 고통당할까 심히 우려된다. 하는 짓을 보면 영락 깨 벗은 동냥치 장두 칼 찬 격이다. 칼 한 자루만 믿고 까부는 겪이지 이를 두고 눈먼 강아지 지푸락 잡아당기는 꼴이라 했던가. 어쨌건 국민은 불안하다. 일찍이 전국시대 중기 맹자와 동시대 인물이었던 손자는『손자병법』「모공편謀攻篇」에서 말한다.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자는 용병술에 능한 자가 아니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자가 용병술에 능한 자다(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
염라대왕도 떨게 한다는 그 충동적 야성(野性) 대선 판을 있는 대로 휘젓고, 결과도 안보고 샌프란시스코로 튄 안철수를 모셔오자는 민주당내 백가쟁명은 참 측은하다. 지고 싶어서 3박 4일 동안 스텝 밟고 빽을 써도 질 수 없는 싸움에서 안철수만 목 빠지게 기다리다 한방에 훅 간 노짱 폐족의 떨거지들은 예수의 말처럼 문밖에서 슬피 울며 이를 갈면 되겠지만, 그들을 응원 했던 1469만 표의 단일 비토그룹은 어쩌란 말이냐.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박 당선인은 노회한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다. 밀봉인사가 그것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을 띄웠을 때 여론의 온도차를 동물적 감각으로 체감한 것이다. 청문회라는 정글에 먹잇감으로 이동흡 법관을 헌법재판소장 후보로 던진다. 야당은 작심하고 융단폭격을 가했다. 그의 법관 명예는 쓰레기로 분류돼 회생불능. 이를 지켜본 1469만 표의 가슴이 후련했다.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준 격이지만 2프로 부족. 그래서 나온 게 외관상 입지전적인물 상유(桑楡)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다. 그런데 총리 지명 5일을 못 넘기고 자진사퇴. 평생을 법관으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에 청명(淸明)을 증명하지 못한 것이다
말빚 독촉의 자격은 국민에게 있다. 군웅할거(群雄割據)의 막부시대 일본을 천하 통일한 풍신수길(豊臣秀吉)은 말한다. 정치가 희망이 되지 못하면 이미 패한 것이다. 국민이 생각지 못한 것을 미리 생각해서 국민이 필요로 할 때에 맞춰서 주면 국민은 기뻐서 따르지만 그렇지 못하고 국민이 해달라고 요구해서 해주는 것은 해주고도 욕먹는다. 그러므로 정치가는 필요한 것을 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정도의 인정받는 정치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아픔을 감싸주고 함께 울어주고 치유해 주는 정치야 말로 만족을 넘어 감동을 준다.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어떤 이를 관리로 임명하자나랏돈을 쌈지 돈 쓰듯이 하는 그런 자를 어찌 관리에 임명 하는가라며 백성이 등을 돌리자 놀란 애공이 급히 공자를 불러 묻는다.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따릅니까.何爲則民服 공자가 답한다. 마음이 곧은 자를 들어 굽은 자 위에 놓으면 백성이 따를 것이며, 마음이 굽은 자를 들어 곧은 자 위에 놓으면 백성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擧直錯諸枉則民服 擧枉錯諸直則民不服) 나라를 다스림은 사복(私腹) 채움이 아니다. 선거에서 이기는 그 순간 국민들을 먹여 살릴 묘수를 짜내야한다. 그 첫 번째가 말빚 즉 공약을 지키는
우농의 세설 밤의 대통령 김태촌의 명복을. 사람이 있는 곳에는 강호(江湖)가 있고, 강호가 있는 곳에는 이권 다툼이 있고 이권다툼이 있는 곳에는 주먹이 있다. 예의가 무너지고 정치판이 패권다툼으로 요동치고 종교가 사회를 정화시키지 못할 때면 등장하는 것이 그들이다. 목숨보다 의리와 주먹 하나로 국가의 법을 깡그리 무시했으며 금지된 일을 해냈다. 이긴 자가 왕이 되는 것이 그들의 불문율이다. 이를 일러 밤의 대통령이라 불렀다. 한비자는 오두라 하여 이를 싫어했지만 사마천은 그의 역사책에 의협이라는 이름으로 기록 한다. 그중 하나가 곽해(郭解)라는 협객이다. 곽해는 오척 단구로 물러설 줄을 모른다. 물러서지 않는 이가 또 있으니 북한 인민무력부장 오백룡이다. 구(舊) 소련 군사학교 훈련 때 뒤돌아가! 하면 군인은 뒤돌아가는 법이 없다며 앞으로만 갔다. 이로 인해 명령불복종으로 갖은 욕을 당했지만 패장이나 뒤돌아가는 법이라며 끝까지 버틴 사내다. 이 오백룡이가 젊은 시절에 시라소니 윗대의 주먹들과 어울렸다한다. 이른바 낭만파 주먹의 시작이다. 낭만파 주먹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하나 있다. 동네 깡패에서 살인자로 장군으로 신(神)의 반열에 오른 사내. 누상 촌
서민은 큰 걸 바라지 않는다. 자고 나면 가야할 직장이 있고, 밥 배불리 먹고, 등 따 순 것, 서민이 바라는 것은 그것이 전부다. 이 바램을 해주겠다고 나선 사내가 있었으니 1960년 5월 16일 새벽 4시 250명의 장교와 3500명의 군인을 이끌고 한강을 건넌 검은 나이방의 사내가 그다. 역사는 이를 일러 풍운아 박정희라 한다. 그 에게는 걸출한 여식이 하나 있다. 의학 지식 면에선 안철수만 못하고 체력적으로는 문재인만 못하고 말하는 기술면에서는 이정희만 못하지만 그런 그가 지난달 19일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제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것도 아버지의 5.16 혁명숫자와 똑같은 51.6프로의 국민 지지율로 당선된 것이다. 이와 똑 같은 사건이 기원전 513년 계손 맹손 숙손씨의 삼환의 난이다. 삼십 중반을 넘긴 공자는 난을 피해 제나라로 가니 경공이 환대하며 나라 다스리는 도를 묻자 공자는 군군신신부부자자논어 안연 11즉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하라고 말한다. 이것은 명제이지만 또한 질문이다. 각자 자기 분수에 맞게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신분주의(身分主義)에서 직분주의(職分主義)로의 전환
아버지! 불초 소녀 이제 왔습니다. 졸지에 부모를 총탄에 여의고 빼앗긴 이름을 되찾고자 가마떼기 같은 작은방에서 서리서리 맺힌 한을 숫돌에 갈아가며, 33년 동안 어린 두 동생을 부둥켜 앉고 버텨왔다. 맹자는 그녀를 향해 이렇게 기록한다. 하늘은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맡기기 위해 엄청난 시련을 준다고. 한때 예수의 재가 제자 사도 바울은 맹자의 이 말을 하나님은 감당할 시험을 주지만 또한 피할 길도 준다 라고 짧게 주석을 단다. 그러나 그녀는 피해 가지 않고 공자의 제자 담대멸명처럼 정면 돌파를 한다. 내공 20년의 박근혜. 진목공은 19년의 유리걸식을 하고 나서야 천하의 패자가 됐다. 월왕 구천은 죽음보다 더한 삶 23년을 견딘 다음 날 아침 천하의 패자가 됐다. 후광 김대중은 45년의 사선을 넘고서야 5년간 대통령이 됐다. 낚시꾼들 사이에 강태공으로 통하는 태공망여상은 60나이에 마누라에게 버림받는다. 버림받는 사유가 무능한 남자라는 이유다. 태공망 여상은 쌀알 400개로 일주일을 버티면서 20년을 곧은 낚시로 살았다. 그리고 20년 다음 날 아침 천하를 잡았다. 그의 나이 80세다. 박근혜. 그녀는 와신(臥薪)과 상담(嘗膽)을 일용할 양식처럼 먹
허유9許由)는 은자(隱者)로서 하남성 기산(箕山)아래에 살면서 반듯한 의자에만 앉았다한다. 음식을 먹을 때는 가지런히 자르지 않은 음식은 눈으로 보는 것조차도 허락지 않았으며, 날 파리나 먼지가 나는 것만 봐도 밥숟가락을 놨다한다. 허유에 대한 소문이 강호에 자자하자 구중궁궐에 사는 요임금이 허유의 소문을 들었다. 그러던 어느 한날 아침에 요(堯)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물려주고자 하였다. 당시 요임금의 덕이란 것이 고작해야 관불솔 정도의 덕에 불과했지만 허유의 덕은 낮의 태양과 같고 밤에 달과 같았다. 이런 허유에게 나는 천하를 다스릴 재목이 못된다하여 천하구주(天下九州)중국 온 천하를 맡아달라고 청했다. 허유는 천하가 이미 공명정대(公明正大)와 (事必歸正)의 세상이 되었는데 나 따위가 왕의 자리를 욕심을 낸다면 이는 단순한 명예를 떠나 탐욕이 됨이다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일언지하에 거절 했다. 그러고는 들어서는 안 되는 것을 들었다며 즉시로 영수(潁水)로 달려가 더러운 소리를 들은 귀를 씻었다. 마침 계곡에서 말에게 물을 먹이던 친구, 소부(巢夫)가 귀만 씻고 있는 허유가 이상하여 이유를 물으니 허유가 전후 사정을 모두 말하자 소부는 물을 먹고 있는 말에게
자식 앞세운 부모 흉사가 제일이고, 시어미보다 며느리가 먼저 집을 나간 흉사가 그 두 번째요, 형제간에 재산 송사가 말째다. 범부 가정은 이중 하나만 당해도 쑥밭이 된다. 그런데 이 흉사가 모두 해당되는 집이 있으니 삼성그룹 오너 이건희 회장의 경우다. 과년한 딸의 죽음, 자부의 이혼, 노년 형제간 송사, 나름 곡절 유하나 애사(哀史)가 분명하다. 앞에 오는 범은 속여도 뒤따라오는 팔자는 못 속인다더니 영락 그 꼴이다. 아마도 그의 체상(體相)인 연고라. 죽림의 현인은 그의 상을 일러 금와파파(金蛙派派)상이라고 했다. 금개구리가 물결을 가르며 유영(遊泳)하는 상이다. 얼굴은 와상, 등은 거북이, 눈은 부엉이. 결코 흔치 않은 상이다. 귀한 상임에도 노년의 악재가 겹치는 것은 지나치게 큰 키(?)와 잃어버린 웃음이 무관치 않다. 이런 상은 키가 작으면서 입 언저리엔 미소가 머물러 있어야 한다. 흔한 말로 오척 단구가 그것이다. 오척 단구란 몸에 꼭 필요한 것만 있는 신(神)이 내린 체구(體軀)다. 중국의 등소평, 한글학자 일석 이희승 박사, 목회자 쉐마크리닉 현용수 박사, 새에덴 교회 소강석 목사가 이에 해당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항상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는
아담과 하와가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후 인류는 원죄의 멍에를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게 된다. 그 멍에는 심안(心眼)을 앗아갔고 욕심을 잉태한다. 욕심은 죄를 낳고 죄는 장성하여 사망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자범죄가 발아됐고 원죄 위에 자범죄(自犯罪)까지 가중된 인류는 마침내 길을 잃는다. 훗날 예수가 이 땅에 와서 내가 길(요14:6)이라고 외친 단초다. 하나님은 이러한 인류를 불쌍히 여겨 각 시대마다 인물을 두어 인류를 이끌게 한다. 아브라함 노아 모세 사무엘 다윗 등등 이 그들이다. 그런데 구약성서 말라기 선지자를 끝으로 마태복음 1장 1절 이전까지의 대략 500년의 기간 동안 하나님은 인류에 대해 사전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침묵한다. 교회사는 이를 하나님의 침묵 시대라 한다. 이 기간 동안 두 명의 특무상사 즉 공자와 석가를 통해 여전히 섭리의 수레바퀴를 굴린다. 하나님은 왜 위험부담을 안아가면서 공자와 석가를 통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려야 했을까? 공자와 석가로 인한 장차 되어 질 일을 몰랐다면 이건 하나님의 직무 유기다. 원죄와 자범죄로 뒤범벅이 된 인류는 종전의 인물로는 더 이상 통제 불능이다. 이쯤에서 하나님은 거물이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