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은 몰랐을 리 없지만 사는 게 어렵다보니 아이들의 돌까지 챙길 여력이 없다.
이주 여성들은 낯선 한국 땅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도 어려운데 돌까지 챙길 생각은 하지 못한다. 이곳으로 이주해 오기 전까진 돌잔치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해 다문화사랑회에서는 일본, 태국, 필리핀, 조선족 여성들에게 우리의 가정과 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펼치고 있다.
회장 김은주씨를 비롯해 함께 활동하고 있는 7명의 회원들은 모두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이주 여성들을 위해 서북부장애인복지관에서 펼치는 강의는 강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닌 대화가 주가 되는 소통의 시간이다.
김 회장은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남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며 “강의에 가장 주된 목적은 이주로 인해 혹 잃기 쉬운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대화를 통해 소통의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한달에 한번 있는 강의지만 이주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꼭 필요한 덕목들이 요리조리 들어있다. ‘남편과의 올바른 관계 유지법’, ‘임신, 출산, 육아 정보 나누기’, ‘시댁과 올바른 관계, 사랑의 표현’, ‘자년 보호 및 자녀 지원, 자녀와의 대화 방법’, ‘자긍심과 인간관계’ 등 등.
실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사례들도 강사로 나선 회원들의 구수한 입담과 더불어 풀어낸다.
김 회장은 “이주 여성들은 적게는 20년 많게는 30여년을 다른 문화에서 자라 한국의 문화를 받아드리는게 쉽지 않다”며 “문화가 다르면 생각도 달라 그들에게 우리의 것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시키기 위한 과정으로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문화사랑회는 서북부장애인복지관에서 실시하는 강의 뿐 아니라 찾아가는 청소년상담도 이어가고 있다.
김 회장은 “청소년 상담을 하다보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다른 외모 등 여러가지 이유로 따돌림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에게도 고민도 상담하고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들은 한국 문화를 접하면서 자란 한국인들이지만 수십년을 다른 곳에서 자란 어머니들은 한국 사람이지만 몸에 배어 있는 문화를 하루아침에 잊기란 어렵죠. 그래서 인지 아이들과 남편, 시댁과 이해관계가 엉키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나하나 풀지 않으면 쌓이고 쌓여서 마음에 문을 닫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 그런 것들을 이해 시키고 잘 풀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사랑회 회원들은 이주 여성들의 한글 선생님 이자 문화를 알려주는 문화 해설사 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사소한 부부 사이의 일도 이제는 회원들에게 털어 놓기도 하는 등 한국에서 잘 적응하며 한국의 아줌마로 살아가는 이주 여성들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며 “앞으로도 이들에게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봉사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