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달웅 | 덕성교회 목사
구전으로 전해오는 몽고의 민담이다. ‘카리이프’라는 유능하고 후덕한 사냥꾼이 있었다.
이 사람은 뭇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는데 늘 자기가 잡은 사냥감을 배고픈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가하면 부지런히 자기의 일에 전념하는 성실함 때문이었다.
하루는 이 사람이 깊은 산속에서 사냥을 하다가 예쁜 꼬마 뱀이 솔개에게 채여 가는 것을 화살을 쏘아 생명을 구해주었는데 몇 날이 지나서 꼬마뱀이 나타나 자기는 왕의 딸이라고 하면서 은혜를 갚기 위해 아버지가 내준 온갖 보물을 다 보여주며 마음의 드는 것 하나를 골라 가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카리이프는 고민끝에 용왕의 입안에 있었다던 구슬 하나를 골랐다. 꼬마뱀은 그 구슬은 세상 만물의 소리를 전부 알아들을 수 있으나 단 한 가지 그 비밀을 입 밖에 내면 바위로 변한다고 했다.
카리이프는 꼬마 뱀이 말한 대로 용왕의 입 안에 있던 구슬을 얻어 온갖 짐승들의 소리를 다 들을 수 있었다. 몇 년 후의 일이다.
“얘들아 빨리 이곳을 떠나자. 얼마 후엔 폭우가 내려 이 땅이 모두 물에 잠기고 말거야.”라고 새들이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동네로 달려가 빨리 고지대로 피하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대로 죽음을 당할 것이 뻔했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용왕의 구슬을 내보이면서 자기의 비밀을 전부 말해 주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었고 생명을 구했다. 그러나 카리이프는 한 덩이 바위로 변하고 말았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마음이 이래야 하지 않겠는가? 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하여 우리 또한 살신성인의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용인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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