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각박해진 세상살이와 대통령 선거

  • 등록 2007.0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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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본지 취재기자 한명이 교통사고를 냈다고 연락이 왔다. 차량 정체 상황에서 잠시의 부주의로 앞차의 정차를 확인하지 못하고 추돌했다는 것. 현행 교통법규에 따르면 차량이 선행차량의 후미를 추돌할 경우 90%이상 추돌차량의 과실이 된다. 즉 낮은 속도의 추돌이라 할지라도 선행차량 탑승자가 아프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보상해야 하는 것이다.

이날 본지 기자와 사고 당사자는 차량파손에 대해서만 보상하는 조건으로 현장에서 사태를 마무리 졌다.
이날 저녁 식사자리에서 이 같은 일들을 이야기 하자 지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누구인지 운 좋았다”며 각자의 경험담을 꺼내 놓았다.

차량범퍼도 파손되지 않았음에도 입원해 보상을 요구하는 사람부터 상대 운전자의 약점을 이용해 수천만 원을 뜯어내는 경우까지 다양했다.

또 다른 지인은 지난해 교통사고를 내고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정차된 차량을 추돌한 사고였는데 상대방 운전자는 공교롭게 다리 수술을 받은 환자였던 것. 결국 이 운전자는 사고 후 3개월 간 통원치료를 하고 치료비를 청구했다고 했다.

얼마 전 한 음식점에서는 음식에서 담배꽁초가 나왔다며 환불과 배상을 요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 음식점 주인은 이 손님을 오히려 고소한다며 한바탕 싸움을 치렀다.

결국 이물질이 나왔다며 우기던 손님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 주인에게 어찌된 영문인지 물었더니 뚝배기로 끓이는 국물에 담배꽁초가 들어가 함께 끓여지면 국물색깔은 물론 꽁초 색깔도 변한다고 했다.

주인은 “이 같은 주장으로 돈을 뜯으려는 사람이 많아지자 직접 실험을 해봤다”고 했다. 순간 “오죽 살기 힘들고 돈벌기 힘들었으면 저런 일을 하며 살까”라는 생각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렸으면 직접 실험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공존했다.

왜 이리 각박해 졌을까. 연초부터 아파트 값, 분양가 공개 등으로 전국이 시끄럽다. 그러나 정작 살기 힘든 소시민들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걱정이다. 올해 12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의 화두는 경제라고들 한다. 차기 대통령은 국가원수가 바뀌면 삶이 나아지라 희망하는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사람이 되길 바래본다.
김미숙 기자 kiss1204h@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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