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달살이

  • 등록 2024.05.13 09: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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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 3년 전에 찍은 필름을 현상했다. 잊고 있던 기억들을 발견한 기분이다.

 

제주에 한달살이를 갔던 때다. 부푼 꿈을 안고 간 것과 달리 중산간 마을 생활은 심심하기만 했다.

 

차도 없는 우리는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일어나서 운동하고, 밥 차려 먹고 나면 하루가 다 갔다. 심심하다 못해 무료해지는 날이면 마을을 산책하러 나갔다.

 

챙겨간 그림 도구는 거의 쓰지도 못했으며 가져간 사진기에도 고작 몇 장의 사진을 찍었을 뿐이었다.

 

너무 심심한 나머지 나는 제주에서 운전면허를 따기로 했다. 한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서 운전 연습을 하고 오면 저녁이었다. 처음 운전은 무섭고 어려워서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주행시험 날은 앞사람이 길을 잘못 든 바람에 바로 탈락하는 것을 보고 긴장이 두 배.

 

제주 한달살이를 끝낸 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찍힌 면허를 가진 사람이 되었다.

장진하 기자 yonginnews@yongi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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