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피곤하다.

  • 등록 2020.12.14 09: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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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공숙좌는 상앙<공손앙>을 양혜왕梁惠王에게 추천하면서 안설을 단다. “왕께서 상앙을 등용하지 않으시려거든 반드시 그를 죽여 국경을 넘지 못하게 하셔야 합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재상 공숙좌가 노환으로 몸져 누워 조정에 등청을 못한 어느 날쯤 양혜왕은 문무백관이 모인 자리에서 말한다.

 

“공숙좌의 병이 깊어 판단이 흐려진 것이 매우 슬프오. 며칠 전에는 과인보고 자신이 데리고 있는 가신 상앙에게 나라를 맡기고 상의하여 처리하라는 말까지 했다오. 이 어찌 황당하지 않겠소.”라며, 공숙좌의 말을 정신없는 늙은이의 넋두리쯤으로 폄하했던 것이다.

 

양혜왕과 조정문무백관이 그러고 있는 사이에 상앙은 진秦나라로 건너가서 20세에 권좌에 오른 진효공秦孝公 영거량赢渠梁을 도와 진나라를 강대국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진효공 영거량으로부터 7대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때 이르러 마침내 진나라는 천하제일국이 된다.

 

여기에 일등 공신은 초楚나라 상채上蔡사람 이사李斯다. 그는 약관에 하급관리로 있다가 불현듯 깨닫고 순자 문하에 들어가 공부했고, 위衛나라 출신 여불위가 진나라 재상으로 있을 때 그의 가신으로 들어가 가짜 환관 노애嫪毐를 추천해 여불위의 눈에 들어 정계에 진출한 인물이다. 문제는 나라를 초강대국으로 일군 상앙과 이사 두 사람의 말로에 방점이 찍힌다. 상앙은 사지가 찢겨 죽었고 이사는 아들과 함께 저잣거리에서 허리가 잘려 죽었다.

 

두 사람에 대한 사마천의 평은 요즘 날씨만큼이나 차다. 상앙은 타고난 성품이 잔인하고 덕이 없는 사람으로 이사에 대해서는 세상 사람 더러는 이사를 동정하기도 하지만 꼭 그렇다고 가엾게만 볼 수도 없는 일이다. 이 말의 저의는 곧 정치적 책임을 져라는 말이다. 논어양화陽貨17-15문장은 이렇다. 비속 한 사람과 함께 임금을 섬길 수 있겠는가. 벼슬을 얻기 전에는 그것을 얻지 못할까를 염려하며 얻고 나서는 잃을까를 근심한다. 진실로 잃을까를 근심한다면 못 할 짓도 안 할 짓도 없게 될 것이다.

 

법을 다루는 사람의 말로가 왜 이럴까 저들은 늘 입만 열었다 하면 법과 원칙이라는 말을 전가의 보도처럼 말하던 자들인데. 인문학적 소양인 통섭이 부족하다고 볼 수밖에….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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