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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익은 살코기의 육즙이 마블링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몇 번 씹지 않고도 금세 혀끝에서 사라져 아쉬움을 남긴다. 여기에 겨울철 추위를 한번에 녹일 수 있는 뜨끈한 설렁탕까지 토담의 겨울은 구수함과 고소함으로 그득하다.
토담 설렁탕은 기흥구 신갈 오거리에서 민속촌 방향으로 가다보면 커다란 가마솥이 한눈에 들어오는 집이다.
이곳은 값 비싼 횡성 한우만을 고집한다. 이런 이유에서 일까 개업한지 2개월이 채 안되었지만 벌써부터 인근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탔다. 이 자리에 개업을 했을 뿐 이집 주인(김은곤·43)은 15년간 설렁탕과 한우 요리집을 운영해온 베테랑이다. 물론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주방장 또한 요리 경력 40여년의 달인으로 토담의 맛을 책임지고 있다.
토담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집채만한 크기의 가마솥이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의 구수한 냄새마저도 지나가는 이의 입맛을 확 잡아당긴다. 커다란 가마솥 안에서는 농가에서 직접 잡아온 한우의 고기와 뽀얀 빛깔의 뼈가 밤 낮 없이 고아진다.
적어도 48시간을 푹 끊여야 전통 설렁탕의 맛이 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진한 국물의 설렁탕은 한우 외엔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아 그릇에 담아 식히면 묵처럼 된다”며 “좋은 맛은 좋은 재료와 정성에서 온다”고 말한다.
이 집은 다른 집처럼 손바닥만한 등심이 1인분씩 나오지 않는다. 인심 좋은 주인의 첫 인상처럼 고기 또한 푸짐하다 한우등심 500g이 5만8000원 4인이 먹을 수 있을 만큼 푸짐하다. 메뉴도 단촐하다. 설렁탕(6000원), 수육(600g 4만원) 그리고 불고기1인 1만원), 여기에 고기를 먹고 난 후 개운함을 위해 평양냉면(5000원)을 준비한 것이 다다. 인공적인 조리 방법도 쓰지 않는다. 다만 재료의 맛을 충분히 살려주는 우리 전통의 요리법만을 고집해 맛을 살린다.
투박한 불판을 달궈 비곗살로 기름칠을 한 뒤 구워먹는 한우 등심이 무척 부드럽다.
이 곳에서는 고기를 구워 먹을 때 빼놓지 않고 나오는 게 있다 바로 부추무침이다. 큰 비결은 없지만 양념이 고루 배일 수 있도록 충분히 무친 후 상에 올린다. 매콤 달콤 향긋한 게 별미인 부추무침을 윤기 있게 구원 진 등심에 얹어 먹으면 누구나 “바로 이맛이야~”라며 혀를 내두른다.
음식집의 평판은 김치에서 좌우된다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고기의 맛으로 유명한 이 곳 토담은 고기보다도 더 유명한 것이 바로 설렁탕이다. 그런데 설렁탕의 맛보다도 더 유명한 것이 이 집의 김치 맛이다. 설렁탕에 커다란 깍두기의 시원함이 더해져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묶는다.
가마솥에서 고아진 진한 국물 맛이 포만감과 구수함, 개운함을 동시에 만족시켜 줄때쯤 커다란 깍두기를 성큼 썰어 입에 넣으면 그 시원함에 반해버리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살얼음 동동 띠운 동치미 국물 한사발 떠 먹으면 춥디추운 지금 더 이상의 별미가 없다.
토담은 넓은 주차장과 25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2층 홀도 마련되어 있어 한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각종 모임에도 안성 맞춤이다. (예약문의 031-283-2897~8)
<사진/김호경 기자>